발효 후 수입차값 400만원 하락
발효 후 수입차값 400만원 하락
한국과 EU(유럽연합)의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이 5월 4일 국회를 통과했다. 유럽의회는 2월에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협정은 7월 1일 발효된다. 2007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FTA 발효는 소비자에겐 반가운 얘기다. 관세가 철폐되면 제품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배기량 1500㏄가 넘는 중대형 승용차는 3년 안에, 1500㏄ 이하 소형차는 5년 안에 관세가 철폐된다. 현재 BMW·폭스바겐 등 유럽 차에는 8%의 관세가 붙어 한국에 들어온다. 메르세데스벤츠 E 300 EL은 현재 6970만원이다. 관세가 사라지면 6500만원(이하 모두 판매가 기준 관세율 적용) 이하로 떨어진다. 폭스바겐의 골프 2.0TDI는 관세가 철폐될 경우 3140만원이 된다. 현재 가격은 3390만원.
와인은 FTA가 발효되자마자 관세가 폐지된다. 프랑스 보르도 브랜드 와인 ‘무통 카데’는 대형 할인점에서 3만6000원에 팔리고 있다. 관세가 없어지면 3만1000원대로 내려간다. 20% 관세가 붙는 위스키도 3년 안에 관세가 사라진다. 보드카와 브랜디의 관세도 5년 안에 없어져 좀 더 싼 가격에 접할 수 있다. 의류 역시 7월부터 무관세다. 현재 의류에는 8~13%의 관세가 붙는다.
농산물처럼 민감한 품목은 개방 대상에서 빠졌거나 10년 이상 지나야 관세가 사라진다. 쌀 관련 제품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됐다. 냉동·냉장 삼겹살과 냉장 돼지 기타 부위, 낙농제품은 관세 철폐 기간이 10년이다. 현재 유럽에서 들어오는 돼지고기의 관세율은 25%다. 이게 사라질 경우 국내 삼겹살 수입국 중 4, 5위권인 벨기에와 프랑스산 돼지고기의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5월 6일 현재 이마트몰에서 100g당 1240원에 팔리는 헝가리산 대패 삼겹살은 관세를 뺄 경우 가격이 1000원 미만까지 내려간다.
관세가 10% 내렸다고 가격이 10% 하락하는 건 아니다. 부가세와 통관 비용 등이 들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서진교 연구위원은 “환율 상승이나 복잡한 유통구조에 따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하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샤넬·루이뷔통·버버리·아르마니 등 명품 역시 3년 안에 관세가 철폐되지만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인식이 있는 명품의 가격이 내려갈지는 미지수다.
한·미 FTA 역시 소비자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가 예정대로 2012년 1월 1일 발효되면 전체 상품의 90% 이상이 3년 안에 관세를 철폐한다. 이마트 마장원 대리는 “요즘도 오렌지 매출이 늘고 있는데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과일 가격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현재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캘리포니아산 오렌지 1개(200g 내외) 가격은 800원이었다. 오렌지는 관세율이 50%나 되기 때문에 관세가 철폐된다면 530원까지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골퍼에게도 한·미 FTA 발효는 희소식이다. 캘러웨이·타이틀리스트 같은 미국산 골프클럽에 부과되는 관세 8%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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