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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절벽 현실화…1금융 비대면‧2금융도 조인다

[가계대출 비상등]① 
은행들 비대면 대출 셧다운
2금융권 풍선효과에 화들짝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같은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비대면 판매를 속속 중단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1금융권 대출을 틀어막자, 대출자들이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발생했다. 당국은 2금융권을 향한 가계대출 관리에도 나서, 금융권 전반에 대출한파가 불고 있다.

10월 가계대출 6.6조원 늘어…은행 비대면도 ‘셧다운’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 9월에는 증가규모가 5조3000억원으로 다소 둔화되는 듯 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는 5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1금융권의 적극적인 관리를 바탕으로 증가 규모는 전월 6조8000억원에서 꺾였다. 은행권의 주담대만 놓고 보면 지난 9월 6조1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은행권은 지속해서 주담대와 같은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비대면 판매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비대면 판매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선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영업점 창구를 직접 방문해야만 한다.

앞서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 또한 선제적으로 대출 중단에 나섰다. 앞서 우리은행은 이달 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비대면 방식의 주담대, 전세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기업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주력 주담대 상품인 ‘i-ONE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i-ONE 전세대출’, 신용대출 ‘i-ONE 직장인스마트론’의 비대면 판매를 중단했다. 주력 가계대출 상품의 판매를 사실상 전면 중단한 셈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11일 15일부터 비대면 전용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판매가 중단되는 상품은 하나원큐아파트론, 원큐주택신보전세대출, 하나원큐신용대출 등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말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가계대출 취급 자체를 중단한 이유는 가계대출을 줄이지 않으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연초에 보고한 경영계획 목표치보다 연말까지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면 내년 영업에 패널티를 주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21일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폭은 경영계획 목표치를 52~376%씩 상회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집단대출 수요 등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이 3조원대로 추산되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 주공 재건축단지) 잔금대출을 속속 시작하고 있어서다.

지난 6일 KB국민은행에 이어 하나·우리·NH농협은행도 27일부터 잔금대출을 취급한다.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취급하기로 했다. 이들 5대 은행이 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 예정자 잔금대출로 설정한 한도 금액은 총 9500억원 수준이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장은 “이달 말 입주를 시작해 내년 3월까지 입주 기간이 분산될 것”이라며 “가계대출의 전반적인 흐름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담대 조이자 신용대출 늘고 2금융권 ‘풍선효과’
은행들이 주담대 총량 관리에 성공했더라도 긴장을 풀긴 아직 이르다. 이젠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 대출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9월 은행권의 기타 대출은 5000억원 감소했지만, 10월 들어 3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WON 갈아타기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같은 조치는 다른 1금융 시중은행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 

게다가 10월 들어 2금융권 가계대출이 2조7000억원 늘어난 점도 우려할 지점이다. 이는 2021년 11월 3조원이 증가한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자 2금융권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로 이어졌다.

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불어나자, 금융당국은 밀착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2금융권에도 은행권처럼 가계대출 증가 계획을 받는 방안까지 논의하는 등 강력하게 대출 옥죄기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당국은 그간 은행권에서만 제출받아온 경영 계획 내 가계부채 관리 계획을 2금융권에도 요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새마을금고와 농협 등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금융 회사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취급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등을 살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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