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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CHT 마이애미 요트박람회 참관기

YACHT 마이애미 요트박람회 참관기


해양 레저스포츠의 황제 요트의 진화가 눈부시다. 외형은 물론 실내 편의시설이나 인테리어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11 마이애미 요트박람회장 전경.

지난 2월 17일부터 21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마이애미 요트박람회. 1만7000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관람객만 12만 명에 이르는 북미 최대 요트박람회로 꼽힌다. 독일 뒤셀도르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와 함께 세계 4대 보트쇼로 유명하다.

바깥 기온은 섭씨 25도를 넘나들었지만 박람회가 개최된 컨벤션 세트는 에어컨 바람으로 상쾌했다. 박람회장엔 주인을 기다리는 각종 요트가 거대한 선단을 이루고 있었다. 세상의 요트란 요트는 다 모아놓은 듯 저마다 빼어난 자태를 뽐냈다.

요트들의 화려한 인테리어와 각종 첨단 장비만큼이나 눈길을 끈 것은 요트를 사려는 사람들의 행렬이었다. 전시장 이곳저곳엔 쇼핑하러 온 가족들이 마음에 드는 요트에 들어가 소파에도 앉아보고 침대에도 누워보며 요모조모 살펴보고 있었다. 우리가 자동차를 살 때 온 가족이 출동해 이리저리 만져보며 좋아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박람회에 선보인 신개념 요트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요트 구매 시 총액의 80%를 저리로 대출해 준다’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부럽다 못해 은근히 질투가 날 정도였다. 우리는 언제쯤 요트 대중화 시대가 열릴까.

배는 자동차나 비행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만큼 사람들과 친숙하다. 배 중에서도 특히 바람을 동력으로 하는 범선과 요트는 남다른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최근 새로운 운송수단이 속속 등장하면서 요트는 이제 해양 레저스포츠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요트(Yacht)의 어원은 네덜란드어로 ‘쾌속선’이다. 과거 유럽은 잦은 전쟁으로 인해 전통적인 가로돛을 단 횡범선이 대부분이었다. 16세기 말께 세로 돛을 단 쾌속선이 등장하면서 이를 요트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요트는 국왕이나 귀족들의 물놀이 도구로 애용됐고, 요즘은 국가원수나 기업인, 연예인들의 은밀한 모임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쾌적하고 로맨틱한 분위기에다 외부인의 접근이 어렵다는 게 강점이다.



볼륨 있는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이번 마이애미 박람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선체 외형에서 프런트 데크 라인(Front Deck Line)의 변화였다. 예년에 비해 볼륨감이 더해지면서 럭셔리한 감각을 살렸다. 베이라이너(Bayliner)와 반더치(Van Dutch) 같은 회사 제품들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내부 인테리어에서도 공간 활용 극대화와 효율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겨냥한 새로운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사실 20피트(ft)급 요트에선 공간 확보가 최대 관건이다. 박람회에선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4인 가족 기준으로 3가구 정도 수용이 가능한 요트가 많았다. 20피트급 저렴한 요트는 1억~3억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박람회가 열린 마이애미 마리나.

아지무트(Azimut), 선시커(Sunseeker) 등 호화 명품 브랜드의 신제품들도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특히 라자라(Lazzara)의 LSX 시리즈는 날렵한 스포츠 스타일의 요트로 물 위의 스포츠카를 연상하게 했다. 선체의 테라스를 확장 설계해 사용자를 한층 더 배려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색상 변화도 두드러졌다. 지금까지 요트의 대표 색상은 화이트(은색 포함) 계열의 밝은 톤과 블루 계열의 어두운 톤이 주류였다. 그리고 포인트로 들어간 색상이 전부였다. 이번 전시회에선 각 제조사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색깔들이 눈길을 끌었다. 컬러 혁명이 도래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특히 럭셔리 세단 스타일에서 느껴지는 고감도 감성 구현을 위해 투톤(two-tone)이나 펄(pear)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시도가 늘었다. 여기에 나무, 금속, 섬유 등 천연소재(real material)를 적용하는 감각도 돋보였다.

실내에 전시된 요트를 구경한 후 마이애미의 마리나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그곳엔 대서양의 작열하는 태양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그림 같은 요트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몇 집 건너 한 대씩 요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자료 설명을 보며 앞으로 요트의 대중화가 선진국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한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TV 드라마에도 상류사회를 묘사하는 장면에선 요트가 종종 등장한다. 특히 재벌가의 화려한 생활을 보여줄 땐 요트가 빠지지 않는다. 아직 우리에게 낯익은 모습은 아니지만 요트가 그만큼 호사와 호기심의 대상이 된 것은 틀림없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예부터 어업이 발달했다. 그러나 근래 기후변화 영향으로 생태계가 바뀌면서 어족 자원이 옛날처럼 풍족하지 않다. 거기다 새로운 생활수단의 발달로 바다는 더 이상 물고기를 잡는 1차 산업의 공간으로만 인식되지 않는다. 이제 바다는 생활의 터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해양 레저스포츠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주 5일 근무와 소득 증대로 우리도 레저 생활에 대한 욕구가 폭발하고 있다. 수상레저 장비 특소세 폐지, 고속철도 개통과 전국 도로망 확충으로 해안이나 호수 접근성이 좋아졌다. 마리나와 피셔리나의 건설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도 고무적이다. 바다를 즐기려는 인구가 늘어나면 요트의 대중화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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