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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평판 좋은 기업 <유한양행> - 직원이 끌고 재단이 민다

대한민국의 평판 좋은 기업 <유한양행> - 직원이 끌고 재단이 민다

유한양행은 종업원 중심의 내실 있는 복리후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유한양행 품질보증팀 사원들.

유한양행은 창립 이후 꾸준히 이어온 사회사업과 남다른 직원복지 덕분에 사회공헌 부문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3.31점)를 받았다. 총 점수는 44.61점으로 9위에 올랐다. 유한양행의 명성이 높은 데 대해 창업자의 유지를 이어 사회에 이바지하고 직원을 아끼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기업체 담당자들은 ‘창업자의 독특한 신념을 바탕으로 오래 전부터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이어서 생명력이 길고 높은 명성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이었다. 기자 설문 결과로는 ‘사원복지 프로그램’ ‘인간중심 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많았다. 일반인은 유한양행을 ‘투명경영’ ‘전문 경영인 고용’ ‘창업자 정신계승’ ‘사회봉사 활동’ 등의 의견을 냈다.

2010년 유한양행 창립기념 체육대회 때 모습.(위)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이름을 딴 유일한 상 시상식.
유한양행의 최대 주주는 유한재단이다. 지분이 15%다. 학교법인 유한학원까지 포함하면 23%가 넘는다. 유한양행은 배당을 통해 이윤을 사회사업과 교육사업에 간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유한재단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2000여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지급액은 60억원이 넘는다. 이밖에 청소년 글짓기 대회, 유일한 상, 유재라 봉사상 등을 개최한다. 또한 재단은 독거노인 지원, 소외가정 지원, 외국인 근로자 의료봉사, 장애인 재활봉사 등 여러 봉사단체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런 밑바탕에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노력이 숨어 있다. 유 박사는 공익사업이 목적인 유한재단과 육영사업이 목적인 유한학원을 세워 자신이 유한양행 주식을 모두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에 기부했다. 건전한 기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의 일정 부분을 배당과 기부 등의 방법으로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에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공익법인이 사회사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든 것이다.



최대 주주인 유한재단 2000여 명에 장학금유한양행은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제약회사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의약품을 소외계층에 지원하고 학술 지원과 보건후원 사업도 하고 있다. 건강정보를 담은 사보 ‘건강의 벗’을 제작해 무료로 나눠준다. 직원들 역시 나눔에 적극적이다. ‘한마음 사랑회’, ‘유천사’, 꽃동네회’, ‘라자로회’, ‘버들회’ 등 크고 작은 사내 동호회를 통해 정기적으로 기부와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 위치한 영업지점 직원들도 해당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해 급여 일부를 기부하고 정기적인 방문 봉사 활동을 활발히 펼친다.

유한양행에는 ‘오너’가 없다. 이 회사의 최대 주주는 재단이지만 주인은 직원이다. 1936년 유한양행이 주식회사로 출발할 당시부터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었다. 당시 주식회사로 발족하면서 우수 직원에게 주식을 나눠줬다. 국내 첫 종업원 지주제 도입이었다. 유한양행은 1993년 국내 최초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 제도를 실시했다. 대표이사도 직원 가운데서 선발한다. 유일한 박사는 족벌체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일찍이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했던 유일한 박사 타계 후 전문 경영인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현재 19대 전문 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 직원이 주인이기 때문에 유한양행은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노사분규가 일어난 적이 없다. 유한양행에서는 ‘노사 관계’가 아닌 ‘노노 관계’라는 말을 쓴다. 회사 경영인도 같은 근로자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직원에 의한, 직원을 위한회사는 ‘주인’인 직원을 위해 여러 실질적 지원을 한다. 유한양행은 자녀 장학금 제도를 1966년에 도입했다.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입학금과 등록금을 전액 지급한다. 두 자녀까지만 지원하던 장학금은 출산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2008년부터 지원 자녀 수 제한을 없앴다. 지난해부터는 의약학·치의학 전문대학원까지 지급 범위를 넓혔다. 임직원 자기계발 지원제도를 운영해 스스로 교육목표 및 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직원의 건강을 위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해마다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기본 검진항목 이외에 복부 초음파, 위내시경 등 정밀 검진과 여성암 관련 항목을 추가했다. 사내 체력단련실은 물론 임직원과 가족이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외부 스포츠센터와 약정을 맺어 지원을 하고 있다. 출산 때 육아지원장려금 지급, 미취학 자녀 학자금 지원, 경조사 지원, 동호회 지원 등의 제도가 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를 실시해 정년을 55세에서 57세로 연장했다. HMC증권 최종경 선임연구원은 “창업주 때부터 사회 환원과 사회공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회사라 좋은 이미지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한양행은 경영성과 부문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실적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2008년 5957억원이던 매출은 2009년 6303억원, 지난해 6493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도 2008년 691억에서 지난해 780억원으로 증가했다. 유한양행 측은 “대기업 등과 규모 등에서 차이가 나지만 대표적인 장수기업으로 모범적 선례를 많이 남겼다”며 “모든 부문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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