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tions retirement] 전직 대통령의 삶이 더 아름답다
[options retirement] 전직 대통령의 삶이 더 아름답다
속단의 위험은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버락 오바마는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아주 괜찮을 듯하다.
오바마가 4년 임기만 끝내고 그만둬야 마땅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단지 이런 생각이 시기상조가 아니라는 얘기다(only that this line of thinking isn’t premature). 미국 경제가 불확실하고 실업자가 더욱 늘어나는 상황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 뒤집어 말해 바로 13개월 뒤 지상에서 가장 호화로운 은퇴자 클럽(the most exclusive retirement club on earth)에 합류할 가능성이 동전 던지기 정도의 확률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이런 생각이 들 만하다. 그의 인생 다음 막은 어떨까(what would his next act look like)? 만약 내년 선거에서 패한다면 오바마는 51세의 나이로 한 세기 만에 가장 젊은 전직 대통령이 된다. 테디(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유일하게 그보다 더 젊은 나이에 백악관을 떠났다(1909년 퇴임 시 그의 나이 50세였다). 오마바는 건장하고 명민하며 돈벌이 수단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역사상 가장 멋진 전직 대통령 생활을 보여줄 충분한 시간과 기술이 있다. 역사를 근거로 추정해 보면 오바마는 최고통수권자로서 잘 못할수록 전직 최고통수권자로서 더 빛날지 모른다.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이다(It may sound whimsical, but it’s true)”라고 사학자 리처드 노턴 스미스는 말했다. 그는 형편 없이 임기를 마친 행정부는 명예를 회복하려는 열의도 그만큼 높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지미 카터다. 땅콩농부 출신인 카터는 스태그플레이션과 국민 불만으로 점철된 4년의 임기 후 재선에 실패한 뒤 전직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그는 세계적 원로 지도자로서 국제외교에 뛰어들어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다. 리처드 닉슨은 불명예 하야 후 외교정책 저서를 여러 권 펴내 사학자들의 존경을 받는다. 지난 100년 동안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전직 대통령은 허버트 후버다. 대공황을 부른 장본인이었지만 나중에는 명예로운 정치가(an honored statesman)로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을 굶기지 않으려고 발벗고 나섰다. “단임 대통령들은 놀랍게도 유사한 점이 있다(There are striking parallels between one-term presidents)”고 사학자 스미스가 말했다. “대개 그들은 재임 시 인기도 형편 없었고 퇴임 후 정치적으로도 빛을 보진 못했지만 비정치적인 일에 열정을 바쳐 숭배에 가까운 대중의 존경을 받았다.”
재선에 실패하면 당연히 뼈아프다. ‘오바마의 심리를 분석한다(Obama on the Couch: Inside the Mind of the President)’라는 책을 쓴 정신분석가 저스틴 프랭크는 이렇게 말했다. “선거에서 지면 끔찍한 자아도취적 상처를 입는다. 버림 받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오바마는 미국의 첫 아프리카계(흑인) 대통령으로서 이미 역사책에서 중요한 자리를 확보했다(a place in the history books is already assured). 그에 더해 획기적인 건강보험 개혁법과 9·11 테러의 주모자로 지명수배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함으로써 그 입지를 더욱 다졌다. 따라서 선거 패배의 실의를 일단 극복하면 후버가 ‘초호화판 노조(that most exclusive trade union)’라고 부른 전직 대통령 그룹에 속하게 된 게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질 듯하다.
우선 수입이 어마어마하다. 전직 대통령으로 매년 받는 연금 19만1300달러는 강연료에 비하면 푼돈이다. 빌 클린턴은 백악관을 떠난 뒤 강연료로 7500만 달러를 벌었다고 알려졌다. 오바마는 재능 있는 웅변가(gifted orator)이기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연사 활동이 가능하다. 그는 저술가로서도 일가견이 있다. 따라서 책을 써서 수백 만 달러의 수입을 추가할 수 있다. 대통령 도서관·박물관 건설도 오바마가 언제든 퇴임하면 핵심 사업이 된다. 아울러 외국 지도자의 장례식 참석 같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의무도 수행하게 된다. 유권자들의 전면적인 거부만 없다면 그의 특정 후보 지지(endorsement)는 민주당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미셸 오바마는 어떨까? 전직 퍼스트레이디로서 상당한 자유를 누리며 새로운 여성 정치가가 될 잠재력을 가질 듯하다. 어쩌면 처음으로 남편보다 더 부각되는 기회가 올지 모른다. 뉴욕타임스 기자이며 곧 발간될 ‘오바마 일가(The Obamas)’의 저자인 조디 캔터는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는 퇴임 후의 삶을 아내에게 보답하는 시간으로 보낼지 모른다. 빌 클린턴처럼 아내가 선두에 서도록 도와주는 시간 말이다(As Bill Clinton has—a time to let her take the lead). 그녀가 방송인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I can absolutely imagine her as a TV personality). 여러모로 정치보다는 그쪽이 그녀에게 더 잘 어울린다”
그렇다면… 버락 오바마가 전업주부(主夫)가 될까? 모든 가능성을 감안해 백안관을 떠난 후 그의 삶을 다양하게 그려본다.
1. 미다스의 입
유료 연사 활동은 가상 현금인출기(ATM)인 셈이다. 오바마가 하고 싶은 다른 모든 일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2008년 유세 연설로 미국을 열광시켰다. 따라서 그가 퇴임 후 그 웅변의 마술을 계속 살려나가리라는 점은 기정사실(a foregone conclusion)인 듯하다. 먼저 에이전시부터 구해야 한다. “워싱턴 연사협회와 뉴욕의 해리워커 에이전시가 사상 최대의 입찰 경쟁에 돌입할 듯하다(they’re all going to get into the biggest bidding war ever)”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낸 아리 플라이셔가 말했다. 현재 대통령 연봉은 40만 달러다. 대학, 기업 컨퍼런스, 엘리트 모임에 민간인 연사로 초청되면 그는 단 한시간에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초고액의 강연료는 정치적으로 위험할지 모른다. 로널드 레이건은 1989년 일본에서 두 차례 연설로 200만 달러를 받아 심한 비난을 샀다.
빌 클린턴은 퇴임 후 첫 강연으로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모건스탠리 컨퍼런스에서 10만 달러 이상을 받은 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자신의 대통령 도서관 건립 기금으로 거액을 기부한 마크 리치(탈세 등 수십 가지 혐의로 종신형을 받을 위기에 처하자 스위스로 도피했다)를 퇴임 당일 사면해 논란이 일던 와중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바마는 강연료로 천문학적 액수를 벌 수 있지만 그의 명망과 언변을 고려하면 신중을 기하는 게 안전하다고 빌 리는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리뷰로는 80년 이상 전통의 유료 연사 에이전트로 유명하다. “워싱턴을 떠나는 사람들은 ‘당장 내몫을 챙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식은 수입이나 평판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 많은 돈으로 오바마는 무엇을 할까? 하와이에 별장단지를 지을까? 그가 열성팬인 프로농구팀 시카고 불스 구단을 사들일까? 그러나 생각이 깊은 오바마에게 더 어울리는 사업이 있다. 교육 재단을 세우는 일이다.
연간 수입 : 1000만 달러 이상 / 가능성 : 아주 높음
2. 오바마 대학
사학자 마이클 베슐로스는 “오바마는 성인 기간의 대부분을 학생으로서 또는 외래 법학 교수로서 도시 대학에서 보냈다”고 말했다. “따라서 퇴임 후 어떤 식으로든 교단에 서지 않는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다(Thus it is hard to imagine an ex-president Obama who is not, in some sense, teaching).”
오바마가 대학을 운영하고 싶진 않을까? 브라운대를 포함해 여러 유수한 대학의 총장 자리가 빈 상태다. 그러나 오바마에게 더 대담한 계획은 자신의 대통령 도서관에 독자적인 교육 포럼을 설립하는 사업일지 모른다. 이런 시설은 새로운 대통령이 퇴임할 때마다 규모가 커졌다. 조지 W 부시는 도서관 건립 자금으로 이미 3억 달러 이상을 모았다. 오바마가 과거에 화려함을 반드시 마다하지 않았다(2008년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을 돌이켜 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도서관에 오바마 대학 별관을 포함시킬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생각해 볼 만한 학술대회 주제는 ‘타협을 위한 변론(In Defense of Compromise)’ ‘2001~08 경제붕괴의 뿌리(Roots of the Economic Meltdown, 2001–08)’ 등이다.
아무튼 오바마는 전임자들과 다른 도서관을 만들 듯하다. “인터넷 홍보와 인터넷 세대를 통합해야 한다”고 워싱턴의 언론 박물관 뉴지엄의 캐시 트로스트가 말했다. “‘참여’가 열쇠다( ‘Participatory’ is key). 뉴스 사업이 언론인의 정의를 넓히듯이 박물관도 큐레이터의 정의를 넓혀가는 중이다.” 오바마의 제2 고향이며 학문 중심지인 시카고가 적합할 듯하다.
연간 수입 : 0달러 / 가능성 : 글쎄
3. 기업 이사회 회장
오래 전부터 백악관 출신들은 그들의 후광을 이용하려는 기업체의 유혹에 잘 넘어갔다. 딱딱한 회의에 몇 차례 참석하고 CEO들이 파티에서 자신의 이름을 언급하도록 허용하는 대가로 저명 정치인들은 ‘이사’ 직함(“director” title)으로 거액을 벌 수 있다. 제럴드 포드는 1999년 전미증권업협회의 회장에 선출됐고, 앨 고어 전 부통령은 2010년 한 해에만 애플에서 120만 달러를 받았다.
오바마 같은 불황 시기의 대통령으로서는 기업과의 관계는 조심하는 편이 좋다. 경제전문가 폴 케드로스키는 안티월스트리트 정서(anti–Wall Street sentiment)를 촉발하는 사모펀드회사(private-equity firms)와 다국적 대기업(multinational conglomerates)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실리콘밸리쪽 사람들과 어울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케드로스키는 말했다. “성장 지향형 기술 업체들은 더 젊고 최신 사정에 밝은 전직 대통령이 자신의 브랜드를 빛내주기 원한다.” 대기업인 애플과 구글도 가능성이 있지만 고향 기업을 찾는다면 급성장하는 그루폰이 시카고에 있다. 또 페이스북이 100억 달러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기 때문에 마크 저커버그가 오바마의 문을 두드릴지도 모른다.
연간 수입 : 120만 달러 / 가능성 : 별로 크지 않음
4. 빌 클린턴 2.0
전직 대통령은 수익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이 수입의 일부를 의미 있는 자선사업(meaningful philanthropic projects)에 돌리기를 기대한다. “우리 대다수는 백악관에 있을 때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의제를 추구한다”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말했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은 자선사업을 통해 재임 시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클린턴 행정부는 르완다와 소말리아의 집단학살과 기아를 무시했다. 그러다 퇴임후 클린턴 재단은 그 지역에 수십억 달러를 원조했다.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linton Global Initiative)의 경우 세계를 구호하는 인지도 높은 사업(지금까지 투입한 자금이 약 700억 달러로 추정된다)으로 때로는 유엔을 무색하게 한다.
만약 오바마가 재선에 실패한다면 그는 비틀거리는 미국 경제를 살려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게 확실하다. 오바마가 예를 들어 ‘예스 위 캔 재단(Yes We Can Foundation)’ 같은 단체를 만들면 미국인이 그와 달리 기억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어떤 방향을 취할지는 불확실하다. 그의 개인적 열정을 정확히 집어내기는 어렵다(His personal passions are hard to pinpoint). 임기의 대부분을 ‘불을 끄는 데’ 할애했기 때문인 듯하다. 예를 들어 부채한도(debt-ceiling) 증액 실패 등을 말한다. 그가 어떤 의제에 관심을 가질지도 대다수 관측통은 추측만 할 뿐이다. 카터는 오바마가 미국과 아시아의 관계 증진에 초점을 맞출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베슐로스는 좀 더 국내적인 의제를 예상한다. 그는 “의료 문제를 다루는 재단이나 연구소를 시작하는 모습이 쉽게 상상된다”고 말했다.
연간 수입 : 0달러 / 가능성 : 높음(추진하고 싶은 의제를 가질 경우)
5. 2016년 대선 출마
단임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재도전한 사람은 네 명이었다. 물론 가능성을 검토한 사람은 더 많다(more have tested the waters). 그중 재선에 성공한 사람은 1892년의 그로버 클리블랜드 뿐이었다. 오바마도 다시 출마할까? 오바마는 1961년 생이기 때문에 2016년만이 아니라 이론적으로는 2030년대까지 어떤 선거에도 출마할 수 있다. “나이가 아니라 패배한 득표 차이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It’s less driven by his age, and more by the margin of defeat)”고 플라이셔가 말했다. 2012년 11월 큰 득표차로 패한다면 재출마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될 것이다. 플라이셔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만약 근소한 차이로 진다면(But if it’s a close loss) 버락 오바마는 ‘출마하나요?’ ‘출마를 배제할 건가요?’ ‘아직 출마 완전포기를 선언하지 않았나요?’ 같은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완전히 가정이지만 만약 오바마가 2016년 다시 출마하게 된다면 주요 전투는 이미 잘 알려진 상대와 치러질 듯하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출마 배제를 계속 부인했다. 그는 최근 NBC 기자에게 “무엇이든 배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늘 존재한다. 지난 10월 그녀는 대선에 다시 나설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 빌 클린턴은 걸핏하면 추측을 부채질한다. “그녀에게 물어보라”고 그는 몇 달 전 말했다. “집에 들어앉기를 원한다면 나는 행복하다. 공직을 원한다고 해도 나는 행복하다. 하지만 그건 그녀가 결정할 문제다.” 2016년 11월이면 힐러리 클린턴은 69세, 조 바이든은 73세가 된다. 오바마는? 겨우 55세다.
연간 수입 : 40만 달러 / 가능성 : 거의 없음
6. 대법관 오바마
2008년 선거전 초기에 시사 평론가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에 선출되면 호감 가는 일리노이 출신의 젊은 흑인인 오바마를 대법관으로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정치나 문화 문제를 두고 토론을 좋아하는 엘리트층(the chattering classes)에서는 늘 이런 생각이 나돌았다. 시카고대에서 헌법을 10년 이상 가르친 오바마에겐 기질적으로 행정부보다는 사법부가 더 적합하다는 이야기였다. 매사에 깐깐하고 미묘한 차이를 깊이 생각하며 가끔씩 정치에 경멸을 드러내기도 하는 사람으로서 오바마는 영향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당쟁에서 벗어나려면 판사직이 안성맞춤일지 모른다. 또 글솜씨를 고려하면 그의 서면 견해는 곧바로 법대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모른다. 그렇다면 대법원이 언젠가 오바마 대법관을 환영할까?
“터무니없는 생각이 아니다(It’s not a crazy idea)”고 ‘베일 뒤의 대법원(The Nine: Inside the Secret World of the Supreme Court)’을 쓴 제프리 투빈이 말했다. “오랫동안 선출된 고위 공직자가 대법관이 되곤 했다. 오바마 자신도 그 전통의 부활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전례도 있다.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전 대통령은 퇴임하고 한참 뒤 9년 동안 대법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오바마의 정치 경력을 감안하면 인준이 보장되리라는 법은 없다(doesn’t make confirmation a sure bet). “당쟁이 심한 부분이며 오바마는 전통적인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공화당이 결사 반대할 게 뻔하다”고 투빈이 말했다. 물론 오바마는 다른 민주당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기다려야 후보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2017년까지 기다린다고 해도 오바마는 여전히 수십 년을 대법원에서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젊다. 최근 담배도 끊었다.
연간 수입 : 21만3900달러 / 가능성 : 희박함
7. 베스트셀러 작가
출판사가 가장 탐내는(most coveted) 미국 작가 목록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순위는 어느 정도에 들까? “최고”라고 사이먼 앤 슈스터 출판사의 조나선 카프 대표가 말했다. “깊이 생각해 봤지만 그외 다른 사람은 없다.” 오바마는 대통령 취임 전에 회고록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Dreams from My Father)’, 그 다음엔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올랐다. 그는 퇴임 후 다른 논픽션 책을 쓰기로 이미 크라운 출판사와 계약했다(계약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출판계에서는 오바마의 계약금이 어느 정도일지 공개적으로 추측하기를 혐오한다. 그러나 그의 검증된 호소력(his proven appeal)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책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빌 클린턴이 자서전 ‘나의 인생(My Life)’으로 받았다고 알려진 1500만 달러나 조지 W 부시가 회고록 ‘결정의 순간(Decision Points)’으로 받았다고 알려진 700만 달러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다.
홍보를 극대화하려면 오바마는 앨 고어처럼 여러 매체를 동시에 활용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고어는 자신의 책을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패드 앱, 인터넷 바이러스성 홍보로 한데 묶는다. 아울러 오바마의 경우는 집필 가능 분야가 회고록, 서신 모음, 어린이 책 같은 전직 대통령의 단골 메뉴에 국한되지 않는다. 저술 능력을 고려하면 오바마는 법부터 문화 문제, 농구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낼 수 있다. 카프는 “예를 들어 그가 ‘담대한 농구’를 쓰면 그 책을 맨 먼저 사려고 밤새 줄을 서겠다(I can assure you that I would stand on line overnight to buy the first copy of The Audacity of Hoop)”고 말했다.
예상 수입 : 1500만 달러 이상 / 가능성 : 아주 높음
8. 전업주부
단 4년 만에 백악관을 떠나는 상황만큼 충격적인 일도 없을지 모른다. 빌 클린턴은 2008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한 아내를 위한 지지 연설을 하면서 대통령의 특권에 관해 농담했다. 늘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행사장에 입장할 때마다 ‘대통령 찬가(Hail to the Chief)’를 들었는데 그런 특전이 퇴임과 동시에 사라져 매우 심란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을 떠난 뒤 아무도 그 노래를 연주해 주지 않아 2주 동안 어쩔 줄 몰랐다.”
카터는 1981년 자신의 퇴임 당시를 이렇게 돌이켰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빚이 100만 달러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에게는 농장 장비 판매 회사를 매각하고 대통령 도서관 건립에 필요한 2500만 달러를 모으는 일이 시급한 과제였다.
“누구에게나 백악관에 들어가는 데도 상당한 적응이 필요하지만 떠나는 일 역시 아주 힘든 적응노력이 필요하다(For anybody, coming into the White House is a huge adjustment, and leaving is a huge adjustment, too)”고 로라 부시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로라의 민간인 생활 적응을 도운 애니타 맥브라이드가 말했다. “아마도 퍼스트레이디보다 대통령에게 더 어려운 일일 듯하다. 늘 국가의 중대사에 쌓여 지내다가 갑자기 그런 쪽으로 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오바마가 재선에 실패한다면 하루 24시간 계속 일이 있지도 않고 핵운용 장비가 든 블랙박스를 수갑으로 채워 들고 늘 곁에 따라다니던 군사 보좌관이 없는 삶에 적응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느긋하게 쉬면서 사샤, 말리아, 그리고 애견 보와 단란한 시간을 보낼 기회가 생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서 살까? 캔터는 이렇게 말했다. “갑자기 인기를 얻고 급부상해서 2008년 대통령에 선출됐기 때문에 그들 삶의 거의 모든 면이 변했다. 백악관 이전 생활로 되돌아갈 길은 없다(there’s no hitting the rewind button on that). 과거 시카고의 생활 중 많은 부분이 지금은 불가능하다. 과거의 흔적일 뿐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삶이다. 시카고로 돌아갈 순 있지만 다시 그 시절의 그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연간 수입 : 0달러 / 가능성 : 상당히 높음(단기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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