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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아모레퍼시픽의 특별한 나눔

[Company] 아모레퍼시픽의 특별한 나눔


다문화 여성 모임 10곳에 특별 활동 지원…공연 무대도 마련
인타클럽이 흥겨운 난타 공연으로 페스티벌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12월 10일 서울 이화여대 ECC홀에서 무대의 막이 올랐다. 10개의 다문화 여성 커뮤니티가 준비한 공연과 발표였다. 6개의 문화팀은 인형극과 합창, 전통춤을 선보였다. 4개의 역량강화팀은 자신들이 만든 한국·몽골 문화연구자료집, 다문화 이주 여성 상담센터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어는 서툴렀고, 춤과 노래는 어설펐다. 무대에 오른 다문화 여성은 긴장한 듯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무대를 지켜보는 200여명의 사람들은 그럴 때마다 더 큰 박수로 그들을 격려했다. 2시간 가까운 공연 내내 가족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어설퍼서 더 감동적인 무대이 무대는 아모레퍼시픽이 준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국여성재단과 더불어 7월부터 ‘BB(Bi cultural, Bi lingual) 희망날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총 10개의 다문화 여성 커뮤니티를 선정해 활동을 도왔다. 한국에 이주해 어렵게 살아가는 여성들이 스스로 역량을 개발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팀별로 500만원씩 지원하고, 전문 강사를 초빙하고 다양한 형태의 컨설팅도 지원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지원한 금액만 1억원이 넘는다.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팀 김세원 사원은 “힘들게 정착해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기획하려고 애를 썼다”며 “최초로 팀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오늘 무대가 열리기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려운 일이 많았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여성이 많아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았다. 형편이 좀 낫다고 해도 남편이나 가족이 활동을 반대하는 사례도 더러 있었다. 틈틈이 무대 연습을 했지만 최종 페스티벌에는 아쉽게 참석하지 못한 여성도 팀별로 한두 명씩은 있었다. 지방에 사는 여성이 서울에 오는 일 자체가 힘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어려움을 딛고 펼쳐진 무대였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이날 무대는 5개월간의 활동을 총정리하는 의미에서 꾸몄다. 무대의 이름은 ‘윙크 페스티벌’. 희망날개(윙·Wing)가 더욱 성장(크다)하는 모습을 공유하고 즐기자는 취지에서다. 다문화 이주여성은 물론이고, 그들의 가족과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까지 200여명이 참석했다. 남다른 의미를 담아 객석의 관심을 끈 공연도 있었다. 베트남 이주 여성들의 모임인 ‘신짜오 수증인형극단’의 인형극 ‘악어오리 구지구지’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오리 가족 사이에 태어난 악어 구지구지가 우여곡절 끝에 자신과 다른 오리 가족과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언어와 피부색을 가진 이주 여성들의 상황을 적절하게 묘사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라북도 김제시의 지평선어울림합창단이 만든 화음도 감동을 전달했다. 중국, 베트남, 필리핀에서 이주해온 20명의 여성이 카니발의 ‘거위의 꿈’을 합창했다. ‘난 꿈이 있어요.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란 가사를 노래할 땐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었다. 한국어 발음은 부정확해도 그 뜻과 마음은 고스란히 전달했다.

지평선어울림합창단은 커뮤니티를 만들 때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주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아모레퍼시픽이 특별히 공을 들인 팀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 홍보팀의 권성혜씨는 “팀을 선정할 때도 이 팀만은 꼭 도와주자는 회사의 의지가 강했다”며 “오늘 이렇게 당당하게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아시아 자매들의 영상모임’이 다문화 여성들의 삶을 담은 영상물, ‘주한공몰이주여성회’는 한국·몽골 문화 자료집을 발표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피날레를 장식한 ‘인타클럽(International Nanta Club)’의 난타 공연이 이어질 때는 모든 사람들이 박자를 맞춰 박수를 치며 흥겨운 축제를 즐겼다.



끝이 아니라 시작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페스티벌이 5개월간의 사업을 정리하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더 많은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활동하길 바란다는 뜻에서다.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이윤 이사장은 “페스티벌을 꾸민 이주 여성들이 우리 사회 다문화 여성들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며 “무조건적 도움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 발전된 프로그램을 개발해 앞으로도 비슷한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행사에 참석한 이주여성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몽골과 중국인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인 ‘생각나무BB센터’의 중국 이주여성 김령(26)씨는 “BB 희망날개를 통해 다시 태어난 것 같다”며 “그동안 너무 외로웠는데 없던 친정이 새로 생긴 기분”이라고 말했다. 2005년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의 이수빈(24·웬디 후 엔)씨는 “6년 전에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무서워서 혼자 병원도 못 갔다”며 “최근에는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덕에 한국 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한국 거주 8년 차인 주한몽골이주여성회의 토야(51)씨는 “다문화 여성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에 이주한 여성들 가운데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많지만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토야씨만 해도 몽골에서는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을 지냈다. 교직에 몸을 담기전에는 몽골 지역신문 기자로 8년간 활동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몽골 문화를 알리는 자료집 발간에 힘을 보탰다. 그는 “재능은 많은데 발휘할 기회가 턱없이 부족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선 이런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다음 프로젝트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날 페스티벌 한 시간 전에는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커뮤니티 관계자들이 모여 사업 간담회를 진행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나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여성’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화장품을 주로 사용하는 고객층이 여성인 만큼 ‘여성에게 받은 사랑을 여성에게 돌려주자’는 의미에서다. 여성들의 유방자가진단을 돕는 ‘핑크리본 캠페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 암환자들을 방문해 화장을 하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메이크 업 유어 라이프’는 벌써 4년째다.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창업을 돕는 ‘희망가게’는 올해 100호점을 돌파했다. 화장품과 사회공헌사업. 아모레퍼시픽을 통해 아름다워지는 여성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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