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Fund Review] 아직도 일본펀드에 미련이 있으십니까
[Weekly Fund Review] 아직도 일본펀드에 미련이 있으십니까
일본펀드는 그동안 증권가에서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았다. 연 초마다 주가 바닥론과 더불어 수익률 회복론이 나오면서 기대가 컸지만 연말에 성적표를 보면 글로벌 증시에서 꼴찌에 머물 때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지금까지는 일본펀드의 수익률이 괜찮은 편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월 22일 기준으로 일본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25%다. 일본증시는 1월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2월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니케이 지수는 9000포인트를 돌파했고, 토픽스 지수 역시 6개월 만에 800선을 회복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풀린 돈의 힘이 컸다. 또 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여지도 커졌다.
연초에만 반짝 상승 되풀이그러나 장기 수익률은 여전히 부진하다. 최근 2년 수익률은 -4.14%로 아직 마이너스 상태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05%다. 기간을 3년으로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일본펀드의 수익률은 6.76%로 중국 본토 펀드와 더불어 꼴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인 58.37%에 크게 못 미친다. 일본펀드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도 될까. 아니면 올해 이 정도 수익이라도 챙기고 빨리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할까.
2007년에 최고의 인기를 끈 해외펀드 중 하나가 바로 일본펀드였다. 2006년에 급등한 중국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한 선진시장, 그중에서도 특히 기초 체력이 탄탄한 일본을 선택했다. 그러나 일본 증시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면서 2007년 7월에 2조2600억원에 이른 일본펀드의 설정액은 현재 435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개별 펀드로는 프랭클린템플턴재팬펀드가 설정액 1200억원 안팎으로 규모가 가장 크며, 이외에는 100억원 안팎의 소규모 펀드가 대부분이다. 일본 상장지수펀드(ETF)로 삼성KODEX JAPAN ETF가 2008년 상장돼 거래되고 있지만 설정액 33억원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재팬글로벌리딩펀드가 15%로 수익률이 가장 높고, 한국투자재팬펀드와 피델리티재팬펀드가 각각 14.82%, 13.86%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을 때가 토픽스 지수 기준으로 1700~1800선 안팎임을 감안하면 대다수 투자자는 원금의 절반도 건지지 못하고 일본펀드를 팔았거나 아직도 환매하지 못하고 쥐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7년에 투자했다면 최악이다. 5년 수익률이 가장 좋은 프랭클린템플턴재팬펀드(UH)가 -31.19%에 그치고 있다. 그것도 운용을 잘했다기보다는 헤지를 하지 않는 상품이라 환율 덕을 많이 봤다. 이를 제외하고는 수익률은 모두 -50%를 밑돈다. ING파워재팬펀드가 -72.73%로 수익률이 가장 낮다.
일본 증시를 전망할 때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엔화 가치다. 일본증시에서 IT·자동차업종의 비중이 25%를 웃도는 만큼 환율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최근 일본펀드 수익률이 다소 호전된 것도 엔화 대비 원화값이 1월의 1508.45원에서 1400원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는 긍정적이지만 전문가들은 일본펀드를 여전히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엔화 약세로 기업의 이익이 일시적으로 늘 순 있겠지만 소비 등 전체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아서다. 일본펀드를 그대로 들고 있기 보다는 국내 펀드나 신흥국 펀드로 갈아타는 게 원금을 회복하는데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임동민 KB증권 연구원은 “1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5%, 핵심 CPI는 -1.1%로 내수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고,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최상목 “야당 일방적 감액예산…결국 국민 피해로”
2日유니클로 회장 솔직 발언에…中서 불매운동 조짐
3최태원은 ‘한국의 젠슨 황’…AI 물결 탄 SK하이닉스 “우연 아닌 선택”
4서울지하철 MZ노조도 내달 6일 파업 예고…“임금 인상·신규 채용해 달라”
5인천시 “태어나는 모든 아동에게 1억 준다”…출생아 증가율 1위 등극
6경기둔화 우려에 ‘금리 인하’ 효과 ‘반짝’…반도체 제재 우려↑
7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기준금리 인하에도 한동안 ‘겨울바람’ 전망
8연간 1000억? 영풍 환경개선 투자비 논란 커져
9 야당, '예산 감액안' 예결위 예산소위서 강행 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