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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상가시장은 겨울잠 깨고 기지개

[Real Estate] 상가시장은 겨울잠 깨고 기지개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냉기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상가시장에는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식지 않으면서 상가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가장 인기를 끄는 상품은 아파트단지 내 상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연초 신규 공급한 단지 내 상가 33호에 81억원이 몰렸다. 3월 19~20일 입찰된 경기도 평택 소사벌지구 일부 상가는 낙찰가율 345%를 기록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연초 공급된 새 단지 내 상가는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 A2블록(8호), 대전 선화지구(8호), 평택 소사벌 A-1블록(10호), 평택 소사벌 A-2블록(9호) 등 총 35호다. 이 중 대전 선화단지 2호만 유찰됐고 나머지 33호 상가가 모두 주인을 찾았다.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 A2블록에만 30억7343만8190원이 몰렸다. 평택 소사벌지구에는 A-1블록에 24억3001만5150원, A-2블록에 21억386만6000원이 유입됐다. 상가정보연구소의 박대원 소장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고 안정적인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가구 수 대비 점포 수 따져봐야단지 내 상가는 해당 단지의 아파트에 입주한 입주민이 고정 수요층을 형성하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상권 형성이 빠르고 안정적인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단지 내 상가에 투자할 때는 가구 수 대비 상가 점포 수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가구 수가 많더라도 상가 비율이 높으면 자칫 공실이 생길 수 있고 임대료가 낮게 책정돼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해당 단지에서 걸어서, 혹은 자동차로 10분 이내에 대형마트가 있다면 투자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지 내 상가에 입점할 수 있는 업종은 생활밀착형 업종으로 제한된다. 대개 수퍼마켓·제과점·부동산중개업소·문구점인데 인근에 대형마트가 있다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단지 내 상가라면 중심 상권과의 거리를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 새로 상권이 조성되는 이들 지역은 중심 상권에서 멀수록 단지 내 상가 의존률이 높아 투자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해당 단지의 아파트 크기는 작을수록 좋다. 입주민이 단지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상권 형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점포라인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 입주민은 자동차를 타고 나가 외부 상권을 이용하는 횟수가 많고 주택 크기가 작을수록 단지 내 상가 이용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입주율이나 업종, 입주민 동선 등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박대원 소장은 “인근에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임대료를 조사해 본 후 예상 수익률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수도권은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는 공공택지가 많다. 김포 한강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 남양주 별내지구 등이다. 한강신도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은 래미안 한강신도시 1차 579가구가 집들이를 하고 있다. 지상 1~2층 7개 점포가 분양 중이다. 단지 주출입구에 자리 잡은 것이 특징이다. 광교신도시는 호반건설이 호반베르디움5(55가구) 단지 내 상가를 공급한다. 지상 2층 22개 점포다. 전용률이 65~80%로 높은 편이다. 별내지구는 쌍용예가(652가구) 단지 내 상가가 분양 중이다. 단지 주출입구의 도로변이라 눈에 잘 띈다. 쌍용건설은 15개 점포를 내놓았다. 입주가 한창인 파주 운정신도시 가람마을 4단지 한양수자인 단지(780가구)도 지상 1층 9개 점포를 분양 중이다. 이외에도 수원 호매실지구, 용인 서천지구, 의왕 포일지구에서 LH 단지 내 상가가 주인을 찾고 있다.

공실 걱정을 덜 수 있는 선임대 상가도 눈에 띈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공통적인 걱정은 공실이다. 공실이 발생하면 예상보다 투자수익률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대출을 받은 경우 되레 손실을 볼 수 있다. 선임대 상가는 분양업체가 이미 세를 놓아 세입자가 해당 점포에 입점해 있다. 공실의 위험이 없는 것이다. 당장 세입자가 없더라도 일정기간 임대료를 대신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확정수익률 보장’이다. 하지만 이미 세입자가 있는 선임대 상가도 조심해야 한다. ‘가짜’ 세입자를 내세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선임대 상가를 분양하고 있는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서 건물은 지었는데 경기 침체로 산다는 사람이 없으니 편법도 나타나고 있다”며 “가짜 세입자를 고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가짜 세입자를 고용해 장사를 하고 있는 것처럼 꾸며 해당 점포를 팔고 나면 1~2달 만에 세입자가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낭패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 반드시 세입자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라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가게에 손님은 있는지, 음식점이라면 배달 주문 전화는 오는지 등을 살피라는 것이다. 관련 등록증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음식점이라면 음식점 사업자등록증, 미용실은 미용자격증을 확인해야 한다. 보다 확실한 방법은 매출 전표를 살펴보면 된다.



선임대 상가 가짜 세입자 주의해야주변 상가보다 턱 없이 높은 임대료를 제시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사장은 “아무리 장사가 잘 되더라도 신규 상가는 같은 건물 내 점포의 임대료 차이가 크기는 어렵다”며 “같은 조건인데 월세가 50만원 이상 차이가 나면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지형 근린상가도 최근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품이다. 단지 내 상가는 아니지만 인근에 아파트가 모여 있어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의 특징을 두루 갖춘 상가를 말한다. 배후수요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유동인구도 흡수할 수 있어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입점 업종이 다양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인근에 오피스가 모여 있다면 투자가치가 더 높아진다”고 말한다.

어떤 상가든 눈에 잘 띄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건물 출입구라도 주출입구인지 부출입구인지 구분해서 접근성과 가시성을 따져봐야 한다. 대개 주출입구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같은 출입구라도 부출입구쪽 상가는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역세권 상가라도 유동인구에 따라 가치가 다르다. 이용객이 적으면 역세권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또 폐쇄적인 구조로 설계됐다면 가시성이 떨어져 유동인구가 많아도 공실이 생길 수 있다. 대출 비중은 전체 분양가의 30% 이상 받지 않아야 안전하다. 임대료가 떨어지거나 공실이 발생했을 때 자금압박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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