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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orism AL QAEDA] 후계자를 색출하라

[terrorism AL QAEDA] 후계자를 색출하라


오사마 빈 라덴이 숨진 지 1년이 지났지만 그의 후임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 파키스탄과 미국의 관계 악화도 테러단 제거에 걸림돌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죽은 지 1년이 지났다. 이제 미국의 특수작전 요원들은 그의 후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사진)를 겨냥한다. 이집트 군의관 출신으로 미국 등 서방을 표적으로 한 주요 공격의 주모자(mastermind)로 널리 간주되는 인물이다. 자와히리에 충성하는 세력[그들은 자와히리의 트레이드마크인 커다란 안경 때문에 그를 ‘안경(Glasses)’이라고 부른다]은 그들의 지도자를 보호하기로 작심했다.

믿을 만한 탈레반 소식통에 따르면 6개월 전 북와지리스탄에서 고위 알카에다 간부들과 몇몇 무장대원이 참석한 만찬 회의가 열렸다. 당시의 주요 화제는 자와히리의 안전이었다(Zawahiri’s safety was the main subject of conversation). 유명한 탈레반 가문 출신인 만찬 주최자는 아랍인 손님들을 위해 양을 잡았다(The host of the dinner, from a prominent Taliban family, had a sheep slaughtered in honor of his Arab guests). 양고기 케밥과 필라우(육반, 볶은 쌀에 고기, 후춧가루를 섞은 요리)를 먹으면서 그들은 빈 라덴의 끔찍한 종말을 애도하며 자와히리의 신변 안전을 우려했다. 그들에 따르면 자와히리의 참모들과 그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부족 지도자들은 그에게 “새로운 곳으로 거처를 옮기라”고 강권했다.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말고, 오디오와 비디오 선전 테이프를 줄여 노출을 제한하고, 심부름꾼(couriers)을 다룰 때 특히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그가 최소한 10년은 미국 측에 붙잡히지 않기 바란다”고 그 소식통은 말했다. 미란 샤 외곽에서 열린 그 만찬에 참석한 알카에다 간부 중 한 명은 자와히리가 아프가니스탄에 머물고 싶다면 아프간 탈레반이 그에게 은신처를 제공할 용의가 있는지 물었다. 그 소식통에 따르면 아프간인은 언질을 주지 않았다(the Afghan was noncommittal).

자와히리를 만난 적이 있는 탈레반과 알카에다 간부들은 그가 사고가와 행동가로서 무장대원들 사이에서 높이 존경 받는다(he is highly respected in militant circles, both as a thinker and a doer)고 말했다. 물론 카리스마는 빈 라덴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어떤 면에서는 자와히리가 더 중요하다. 빈 라덴은 테러의 얼굴이었지만 자와히리는 머리다(Bin Laden was the face of terror, but Zawahiri is the mind). 작전 사령관인 동시에 중요한 이념가다(an important ideologue as well as an operational commander).

지금 자와히리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 대규모 테러를 일으키라는 압력을 받는다. 전 CIA 간부 브루스 라이델은 “자와히리는 빈 라덴의 장기적인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지려면 테러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Zawahiri needs to terrorize in order to really cement his position as bin Laden’s long-term successor)”고 말했다(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테러대응 정책에 자문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새로운 알카에다 지도자는 현재 딜레마에 봉착했다. 테러 기획과 선전에 더 많이 개입할수록 노출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the more involved he gets in planning and propaganda, the more exposed he becomes). 그가 죽으면 테러 작전은커녕 알카에다 재기의 상징도 될 수 없다(much less serve as a symbol of al Qaeda resilience).

미국이 가진 그의 정보는 개략적이다(American intelligence on him is sketchy). 미국 요원들이 작전 수행이 가능한 그의 소재 정보를 마지막으로 입수했던 때는 2006년 1월이었다. 당시 그들은 자와히리가 아프가니스탄 국경 지대의 파키스탄 쪽에서 이슬람 명절 만찬에 초청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무인항공기(drone) 프레데터가 그곳에 헬파이어 미사일을 퍼부어 약 18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 알카에다 간부들이 여럿 포함됐지만 자와히리는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보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의 몇몇 인물이 자와히리를 보호하는 듯하다(There are indicators that some elements of the Pakistani government may be protecting Zawahiri). 그가 카라치에서 짧은 나들이를 한다는 보고가 있다(We have reports that he’s been hanging out in Karachi for brief periods). 많은 사람이 모르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We just don’t think he’s going to be doing that without a lot of people knowing about it).”

그러나 현재 미국 특수작전 요원들이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오지인 부족 지역에서도 공격을 수행하는데는 정치적인 위험이 크다. 파키스탄의 정치와 군 지도자들은 빈 라덴 습격 등의 중요한 임무에 관해 미국이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굴욕감을 느끼고 분개했다(Pakistan’s political and military leaders were humiliated and furious that Washington kept them in the dark about the bin Laden raid and other missions). 그래서 그들은 자국 영토 안에서 미국의 무인항공기 공격을 금했다. 미국 측은 현재로서는 “열기를 식히려는(lower the temperature)” 목적에서 파키스탄의 주장을 존중한다고 한 고위 행정부 관리가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뉴스위크에 궁극적으로 무인항공기 작전은 파키스탄의 승인이 있든 없든(with or without Pakistan’s approval)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란 샤 부근의 만찬장에 모인 무장대원들은 그때까지도 여전히 빈 라덴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들은 그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들을 돌이켰다. 빈 라덴의 신임 받는 참모이자 심부름꾼인 아부 아메드 알-쿠와이티는 빈 라덴이 파키스탄 안에서 안전한 은신처를 옮겨 다니도록 기발한 방법을 짜냈다(had devised ingenious ways to move his leader from one safe house to another in Pakistan). 알-쿠와이티는 호화로운 색을 칠한 파키스탄의 트럭 바닥에 맞춰 짠 커다란 박스 속에 빈 라덴을 숨겼다. 그 박스 위에 시멘트, 밀가루, 쌀자루를 놓았고 때로는 심지어 시끄럽게 울어대는 염소, 양, 닭도 실었다.

무장대원들은 빈 라덴의 죽음을 그 심부름꾼 탓으로 돌렸다. 그는 파키스탄의 파슈툰 족으로 한동안 쿠웨이트에 살았던 적이 있다. “알카에다 조사에서 알-쿠와이티의 부주의함 때문에 빈 라덴의 거처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우리의 적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탈레반 간부가 말했다. “그가 배신을 하진 않았지만 그의 실수가 빈 라덴의 죽음을 가져왔다(He was not a traitor, but his mistakes led to the great sheik’s death).” 그는 파키스탄 군기지 도시 아보타바드 내부의 숙소에 갈 때 늘 같은 차를 몰았고, 도청되기 쉬운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한다.

만찬에 참석한 무장대원들은 자와히리가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들은 알카에다의 지도부에 무장 무인항공기가 가한 심한 인명피해를 통탄했다. 그들 모두는 참모들이 하나 둘씩 죽어가자 빈 라덴이 갈수록 우울해지고 무심해졌다(had become increasingly depressed and detached as the death toll of his lieutenants mounted)는 이야기를 들었다. “빈 라덴의 마지막 나날들은 고통스러웠다”고 우리의 소식통이 말했다. “남아 있는 알카에다 지도자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계속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의 마지막 해는 처참했다.”

자와히리는 빈 라덴보다 일상적인 작전에 더 깊이 개입한다. 예를 들어 그는 2005년 런던 지하철 폭탄테러와 2007년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총리 암살에 연루됐다. 또 2009년 아프가니스탄 코스트의 CIA 지부에서 발생한 요르단 이중첩자의 폭탄테러에서도 일익을 담당한 듯하다. 그곳에서 숨진 CIA 요원들은 그에게서 자와히리의 소재에 관한 중요한 첩보를 얻을 것이라고 믿었다가 당했다. 라이델은 “그 공격으로 자와히리는 테러 기획가로서 명성이 크게 높아졌다(That attack gave a big boost to Zawahiri’s credentials as a terror planner)”고 말했다.

자와히리는 알카에다의 핵심 지휘부에 대한 압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예멘, 소말리아, 북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제휴 테러단들이 생겨났다는 사실에서 용기를 얻을 수 있다(Zawahiri can take heart). 그러나 빈 라덴처럼 자와히리도 이제 중요한 상징이 됐다. 세계적 성전(聖戰, jihad)의 성공이든 실패든 간에 말이다.

만약 미국이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다면 자와히리와 그의 측근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작전을 펴기가 훨씬 쉬울 듯하다. 알카에다의 고위 간부들은 파키스탄의 여러 도시에서 사살되거나 체포됐지만 자와히리는 지금도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부족 지역에 은거할 가능성이 크다. 무인항공기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국경의 부족 지역은 매우 넓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입수하는 정보[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ce]가 필수적이다. 파키스탄인들이 그런 정보를 입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협력에는 양측 모두의 신뢰가 필요하다(cooperation requires trust—on both sides).

현재로선 미국과 파키스탄 간의 신뢰가 전혀 없다. 주미 파키스탄 대사를 지낸 마무드 알리 두라니 퇴역소장은 “지금이 양국 관계에서 최악의 상황(This time it’s the lowest it has ever gone)”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 모두를 탓한다. “우리는 우리가 미국 편이며 무장 세력의 제거를 원한다는 사실을 미국 측에 확신시켜주지 못했다”고 두라니가 말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미국이 파키스탄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으며 마치 파키스탄을 속국처럼 대한다(treats it like a vassal state)고 생각한다.

빈 라덴 습격 후 양국의 불신은 악화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보 유출을 우려해 파키스탄에 작전을 통보하지 말도록 지시했다(President Obama, fearing a leak, ordered that Pakistan be kept in the dark). 사실 미국은 네이비실이 현장에서 파키스탄 정보부의 알카에다 공모 증거를 가져오리라 기대했다. 뉴스위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네이비실이 빈 라덴의 은신처를 습격한 직후 미국 연방 검사들은 파키스탄 정부 인사든 다른 누구든 간에 빈 라덴을 도왔다고 의심되는 인물들에 대한 비밀 기소를 준비했다. 법집행 당국의 소식통에 따르면 “도피 중인 테러리스트를 숨겨준 혐의(harboring a fugitive terrorist)”를 적용하려 했다.

네이비실은 현장에서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휴대용 드라이브, DVD, 서류 수천 장을 수거했다. 9·11 이후 알카에다 작전과 수법에 대한 가장 큰 정보 증거였다. 빈 라덴의 개인 메모장, 예비 공격 계획의 윤곽, 휴대전화 번호, 알카에다 협력자들의 연락처 정보 등 정보량이 3.4테라바이트(1테라바이트는 1024기가바이트)에 이르렀다. 그러나 확실한 파키스탄 공모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No smoking gun on Pakistani complicity was found). 결국 기소는 무산됐다.

빈 라덴 습격 외 다른 사건들도 미국-파키스탄 관계의 악화에 일조했다. 2011년 1월 CIA 계약 요원 레이먼드 데이비스가 파키스탄 라호르 거리에서 강도로 간주되는 현지인 두 명을 사살했다. 지난 11월에는 미군 전투기가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공습하면서 파키스탄군 24명이 숨졌다. 미국 측의 조사는 양측 모두의 실수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파키스탄군은 그런 결론을 거부하며 미군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공격했으며 다분히 고의적이었다고 말했다(saying the attack was unprovoked and deliberate).

파키스탄은 보복 조치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는 NATO의 중요한 병참선을 폐쇄했고, 파키스탄 공군기지에서 미군과 무인항공기를 추방했다. 대다수 파키스탄인은 무인항공기 작전을 주권 침해로 생각하며(Most Pakistanis see the drone operations as a violation of sovereignty) 때때로 빚어지는 민간인 희생을 비난한다. 파키스탄의 일반인만이 아니라 정보 요원과 테러대응 요원들도 종종 미국을 적으로 간주한다. “지금도 우리는 미국 대사관에서 일하는 미국인과 파키스탄인, 그리고 그들이 접촉하는 사람 모두의 자료를 수집한다”고 익명을 요구한 파키스탄 테레대응 요원이 말했다.

지난주 미국과 파키스탄 사이의 관계 ‘재설정(reset)’을 위한 대화가 시작됐다. 무인항공기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미국 정부 안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무인항공기의 표적 범위를 제한하고 파키스탄 측에 자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스스로 제어한다는 느낌을 더 많이 갖도록 해주는 방향으로 파키스탄을 달래고 싶어한다. 그러나 일부는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거 너무도 빈번히 파키스탄의 정보국(ISI)이 미사일 발사 전에 표적에게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CIA의 브리핑을 받은 전 오바마 행정부 관리에 따르면 2007년의 한 기간에는 7차례의 잇단 무인항공기 공격에서 표적이 교묘히 탈출했다.

미국 관리들은 ISI의 양다리 걸치기(double-dealing) 증거를 들이대며 파키스탄측에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전혀 변화가 없었다. 한번은 미국이 국경 너머 아프가니스탄의 텔레반 하카니파에게 운송되는 무기를 파키스탄군이 통과시키는 사진을 제시했다. 빈 라덴 습격 몇 주 뒤에는 미군이 파키스탄 측에 자국 내부의 폭탄제조 공장에 관한 정보를 두 차례나 제공했다. 하지만 두 번 다 무장대원들은 무기 공장이 공격당하기 전에 도망쳤다. “파키스탄은 테러에 관대한 환경이라는 게 현실(The reality is that Pakistan remains a permissive environment for terrorism)”이라고 한 미국 관리가 말했다. “알카에다가 파키스탄인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는데도 그렇다.”

만약 미국이 자와히리의 행방을 안다면 그를 제거하려는 작전은 파키스탄 모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정보가 새나갈 위험 때문이다. 자와히리는 가능한 한 파키스탄 깊숙이 숨는 게(to hide as deep inside Pakistani territory as he can get) 가장 안전할지 모른다. 라이델은 자와히리가 이미 그곳에 있다고 믿는다. “CIA는 아보타바드(빈 라덴이 최후를 맞은 도시)와 흡사한 곳을 찾고 있을 듯하다. 군 기지와 가까운 도시 지역의 안가를 말한다(A safe house in an urban area near a military base). 제거되거나 붙잡힌 알카에다 고위 간부 거의 전부가 그랬다.”

그러나 자와히리에게 불리한 점은 “CIA가 암호 해독 능력을 입증했다(the CIA has demonstrated that it can break the code)”는 사실이라고 라이델이 말했다. “빈 라덴은 실제로 보안에 상당히 철저했지만 자와히리는 보안에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Zawahiri has to take it up a notch). 우리는 반드시 그를 찾을 것이다. 10년까지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파키스탄은 또 다시 사후에 그 작전을 알게 될지 모른다(Once again, Pakistan may learn about it only after the fact).



번역 이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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