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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 투자 적기, 삼성전자·기아차·녹십자 유망

7월이 투자 적기, 삼성전자·기아차·녹십자 유망

올해로 세 번째인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Thomson Reutersㆍ JoongAng Ilbo Analyst Awards)가 발표됐다. ‘투자 추천’ 분야에서 모두 43명의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뽑혔다. 전체 증권사 1위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 증권사 이준재 리서치센터장에게 하반기 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이준재(46) 리서치센터장은 2010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의 리서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 역시 과거 은행과 카드부문에서 손꼽는 베스트 애널리스트였다. 1996년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에서 기업 분석을 시작했다. 시장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03년 카드 사태를 전후해서다.

당시 이 센터장은 카드사 부실 문제를 지적했고 과감히 ‘매도 보고서’를 내놨다. 매도 보고서가 흔치 않던 시기인데다 그의 예측대로 카드 사태가 불거지면서 금융업계에서 실력을 인정 받았다.그가 보는 시장은 어떨까. 이 센터장은 3분기를 전후로 바닥을 형성한 후 연말로 갈수록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때 조건이 있다. 주식 시장이 상승하려면 올해 여름을 잘 넘겨야 한다. 즉 올 여름 유럽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다행인 건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구제금융을 지지하는 신민당이 승리했다는 점이다.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우려는 한풀 꺽였다. 그는 유로존 국가들이 단일 통화인 유로화를 지켜내기 위해 6월말 정상회담과 7월 중순 ECB(유럽중앙은행)에서 강력한 금융안정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유럽금융 안정을 위해 핵심적인 ESM(유럽안정화기구)의 권한을 확대하거나 ECB의 보다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을 예상했다.

현재 세계 시장이 조정을 받는 것은 선진국 금융 시스템의 디레버리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6월 말까지 유럽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합니다. 대출보다 예금을 확보하는데 노력할 거예요. 이로 인해 전세계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디레버리징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통화정책에 따라 일시적으로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겁니다.”

세계 경제를 긴장 상태로 몰고 있는 곳은 역시 유럽이다. 그리스와 스페인 사태를 계기로 유로존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리스 발 재정 위기를 시작으로 스페인의 구제금융,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 임박설, 그리스·스페인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등이 원인이다.

이 센터장은 유럽 경제의 침체는 장기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 경제가 은행 구조조정과 기업 부실처리를 단기에 마무리 짓지 못해 신용 창출이 부진했고 결국 잃어버린 20년을 맞게 됐습니다. 마찬가지로 유럽 경제가 단기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유럽 경제 침체는 장기화될 것입니다.”

유럽 경제가 회복하려면 경상흑자국인 독일이 소비를 늘리고, 경상적자국인 스페인이 수출을 늘려야 한다. 다시 말해 불균형의 해소가 필요하다. 이 과정이 단기간에 이뤄질 순 없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부분은 하이퍼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던 독일이 최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용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볼프강 쇼이블레(Wolfgang Schauble)독일 재무장관은 유럽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독일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중국과 미국 경제는 어떨까. 그는 중국이 지난 2008년 리먼 사태처럼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은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권교체기로 적극적인 부양 정책이 도입되기 어려운 시점이다. 게다가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면 과잉투자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 센터장은 중국 정부는 과거처럼 경제성장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보다 8% 초 중반의 안정적인 성장을 택할 것으로 예상한다.올해 중국 GDP성장률은 8% 수준으로 작년 9.2%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급격히 경기가 위축될 때는 즉시 중국 정부가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경제에 대해선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얘기했다. “최근 미국 제조업이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중국으로 갔던 생산기지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귀환(Re-shoring) 현상을 나타내고 있고요.

GE가 최근 10억 달러 규모의 신규 가전 공장을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에 짓기로 한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또 에너지 비용이 크게 감소하고 있어요. 셰일가스(진흙퇴적암층에 흩어져 있는 천연가스) 등장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미국 화학회사들은 다른 국가에 비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압도적인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작은 변화지만 한 국가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나타내는 제조업이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봅니다.”세계 경제 흐름에 민감한 국내 경제는 변동성이 높아졌다. 5월 수출은 472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대비 0.59% 감소했다. 5월 수출 데이터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미국은 호조, 중국은 부진, 유럽은 침체로 정리할 수 있다.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산업은 양호하고 중국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수출은 부진했다. 내수 상황도 썩 좋지 않다. 백화점 등 소매매출이 부진해서다. 요즘 백화점마다 줄줄이 세일에 나서는 이유기도 하다.

이 센터장은 시장 저점은 12개월 예상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 1배 수준인 1780으로 봤다. “PBR 1배 밑으로 주가가 하락한 적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때였습니다. 스페인의 금융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시 1배 밑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는 6월29일 EU 정상회담이 마무리되고, 7월5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 회의에서 강력한 대책이 나와줄 경우 세계 주식시장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로존 재정 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이 쏟아질 7월을 투자 적기로 본다. 하반기 유망업종으로는 자동차와 IT를 꼽았다. 여전히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기 때문에 화학처럼 경기에 민감한 업종보다 실적위주의 우량주가 안전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산가들이 자녀에게 물려 줄 유망 종목을 추천 받았다. 그는 삼성전자·기아차·현대모비스·CJ제일제당·녹십자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임에도 매출 성장률이 20%를 넘나든다. 스마트폰 등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이 빠른데다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여전히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봤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비슷한 이유로 꼽았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브랜드 가치는 물론 매출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의 주력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도 덩달아 수익이 증가했다.

안정적으로 매출이 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장기투자관점에서 매력적인 종목으로 추천했다. 국민연금이 매수 한도인 10% 가깝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백신이나 혈액제재와 같은 특수 의약품 시장에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R&D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특수 의약품 시장에서 글로벌 톱5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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