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노리는 민주당의 잠룡들
2016년을 노리는 민주당의 잠룡들
오바마 대통령은 뛰어난 선거운동가일지 모른다. 하지만 일부 민주당원은 그를 향해 볼멘소리를 한다. 그가 대통령 자리를 지키려고 싸울 동안 자신들을 위해 한 일이 별로 없다는 푸념이다. 대통령이 당을 위해 정치 자금을 모금하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여전히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remains somewhat aloof). 2016년 대선 후계자도 키우지 않았다. 그는 가끔씩 조 바이든 부통령을 두고 울화통을 터뜨린다. 2016년에는 바이든의 나이가 74세가 된다. 오바마의 치열한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며 다시는 백악관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그 결과 오바마 이후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 워싱턴의 정치판에 오염되지 않은 야심적인 주지사 두 명이 그 공백을 메우려 조용히 움직인다.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지난해 여름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면서 선두로 치고 나섰다. 동성결혼은 민주당의 새로운 시금석이다.
마틴 오말리 메릴랜드 주지사는 그동안 그 문제를 수용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마침내 받아들였다. “그들은 서로를 견제한다”고 민주당 전략가 조 트리피가 말했다. “둘 중 한 명이 득점하는 순간 상대방도 바로 점수를 올린다.” 오말리가 결혼 문제를 수용한 이유는 “쿠오모가 동성결혼 문제를 지지함에 따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그 계층의 지지를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메릴랜드주의 알렉스 무니 공화당 의장이 말했다.
49세의 오말리는 전 볼티모어 시장이자 록밴드의 기타주자이며 HBO 시리즈 ‘더 와이어(The Wire)’에 등장하는 야심적인 정치가 토미 카세티의 모델이다. 대통령 출마설에 관해 묻자 그는 말을 멈추고 소리 내 웃더니 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주지사로서 내게 도움이 되는 건 우리가 이룬 발전을 사람들이 알아주는 일이다.
우리 메릴랜드 사람들은 너무 겸손해 탈이다.” 오말리를 향해 겸손하다고 탓할 사람은 없겠지만 말이다. 54세의 쿠오모는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전 뉴욕 주지사의 후광(그리고 독특한 뉴욕퀸스 지역의 억양) 효과를 누린다. 대단히 절도 있는 쿠오모는 2016년 대선 출마설을 두고 “기분은 좋지만 뜬금 없는 소리(totally distracting)”라고 말한다. 뉴욕 주지사 도전자들만 들뜨게 할 뿐이라고 믿는다.
쿠오모는 내심 그런 소문이 자신의 운세가 다시 트인다는 증거라고 본다. 10년 전 그는 패색이 짙은 주지사 선거운동에서 사퇴하고 케리 케네디와의 결혼이 파경에 이르면서 타블로이드의 가십거리가 됐다. “그가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민주당 전략가 행크 셰인코프가 말했다. “이탈리아계 가톨릭 신도가 미국 대통령이 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것이 중요한 이슈가 될 듯하다.”
공무원 노조에 제동을 걸었던 쿠오모는 뉴욕의 1% 부자 대상의 세금을 인상했다.오말리는 메릴랜드 공립학교들이 4년 연속 교육주간 신문(Education Week)이 선정하는 우수 학교의 상위 랭킹을 차지하도록 지원했다. 그는 10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세금인상을 밀어붙이려 지난 5월 특별회의를 소집했다. 하지만 둘 다 정부의 한계를 인정한다. “민주당은 공공 프로그램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실패했다”고 오말리가 말했다.
오말리와 쿠오모 모두 거창한 이상의 전도사라기보다 꾸밈없이 말하는 실용주의자들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그들은 공화당과 협력해 성과를 이끌어냈다. 버락 오바마정부가 이끄는 워싱턴의 고질적인 기능마비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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