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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빙 자제하고 카드수 줄여라

리볼빙 자제하고 카드수 줄여라



#1. 아르바이트포털 알바천국이 전국 대학생 남녀 2246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카드 사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5명 중 1명(21%)꼴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카드사용액은 월평균 1인당 36만6000원이었다. 이 중 33.7%는 카드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2.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575명을 대상으로 힘든 직장생활을 버틸 수 있는 이유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더니 41.7% 직장인이 ‘가족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업무강도가 높지 않아서(24.5%)’라는 답변에 이어 ‘카드대금이 무서워서(24%)’가 3위를 차지했다는 것. 특히 여성 직장인의 경우는 34.6%가 카드대금 때문에 직장에서 버틴다고 응답했다.



혜택 하나로 모은 통합형 카드 인기카드대금에 관해 최근 발표된 두 개의 통계다. 각종 할인혜택과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덕분에 신용카드 사용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2011년 신용카드 사용액은 5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카드대란’이 일어난 2002년의 약 620조에 이어 역대 2번째 규모다. 신용카드 결제율도 2003년 이후 처음으로 60%대를 넘어서 올 1분기 63.3%를 기록했다. 국내 소비와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카드 사용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사용액이 늘수록 부담도 커지는 게 사실이다. 무분별하게 사용하다 보면 언제 어떻게 썼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카드를 쓸 일 자체를 줄이면 제일 좋겠지만 마냥 쓰지 않고 살 수 없다면 정확히 알고 쓰는 게 중요하다.

일단 신용카드의 사용 심리에 대해 약간의 이해가 필요하다. 신용카드 사용은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손실회피성향과 관계가 깊은데 이는 사람들이 자신이 얻을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를 말한다. 할부가 대표적이다. 지갑에 있는 현금을 꺼내 지불하는 것은 당장의 손실이지만 신용카드는 최소 1~2개월 후에 다가올 미래시점에서의 손실이다.

그런데 이 결제 금액을 12개월이나 24개월로 나눠낼 수 있다고 하면 소비자의 체감손실액 역시 작아진다. 하지만 손실이 적다고 생각하는 순간 경제적인 소비가 어려워진다. 당연히 할인을 받는 것보다 불필요한 곳에 쓰지 않는 게 더 경제적인 소비 생활이라는 얘기다. ‘50% 창고 정리’ 광고를 보면‘50%를 절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 물건을 안 사면 100% 절약할 수 있다.

카드사들은 이러한 손실회피성향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은연 중에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게만드는데 포인트나 할인 등 부가서비스를 최대한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1인당 카드 개수는 평균 4개를 넘는다. 카드 하나를 사용하면서 한 달 청구액이 150만원인 것과 3~4개의 카드를 사용한 총액이 150만원인 것은 부담 측면에서 다를 게 없다. 하지만 각각의 지출금액이 낮을수록 전체 지출을 덜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 역시 손실회피 심리의 일종이다. 커지는 부담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카드를 여러 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우선 카드 결제일을 통일시켜야 그나마 관리가 편하다. 최대 할인액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예를 들어 A카드가 전월 실적이 2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아파트관리비 5% 할인 혜택을 주고, 실적이 50만원 일 때 10% 할인 혜택을 준다고 하자. 보통 카드에는 최대 할인액이 정해져 있다.

A카드의 최대 할인액이 월 만원이라면 굳이 10% 할인을 받겠다고 50만원을 채울 필요가 없다. 아파트 관리비가 20만원 이상이면 5%만으로도 만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대부분 할인폭만 생각하고 최대 할인액을 간과하기 쉬운데 나머지 30만원을 다른 카드로 쓰고 그 카드에서 주는 다른 할인 혜택을 받는 게 훨씬 이득이다. 포인트 역시 적립률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 카드, 저 카드 발급 받기 시작하면 전반적으로 관리가어려워진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일단 사용하는 카드의 개수를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여러 카드를 쓰다 보면 오히려 카드사가 광고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보통 카드의 할인이나 부가 혜택은 전월 사용실적을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이 금액이 적지 않다. 30만~60만원 정도를 써야 공시된 할인 혜택을 받을수 있는데 여러 카드를 나눠 쓰다 보면 이 실적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주유·쇼핑 등 성격에 맞는 카드를 발급받고 다양한 혜택을 받는 게 알뜰한 소비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처럼 쉬운 일이아니다. 카드마다 실적도 다르고 혜택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해 실적을 채우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그래서 최근에는 다양한 혜택을 카드 하나에 모은 통합형 원(ONE) 카드가 인기다.

하나SK카드가 5월 출시한 ‘클럽SK카드’는 두 달 만에 30만장 발급을 넘어섰다. 하나SK카드와 SK그룹 계열사가 손잡고 내놓은 클럽SK카드는 통신·주유·마트·대중교통 등 생활 전 분야에 걸친 할인혜택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영수증에 할인 내역이 바로 찍히는 할인형 카드라 인기가 더 높다. 최근 클럽SK카드를 발급한 김종한(29) 씨는 “주유소에서 5만원어치 기름을 넣었더니 현장에서 바로 3750원을 할인해줬다”며 “포인트는 쌓여도 얼만큼 쌓이는지 어디에 쓰는지 잘 모르는데 현장에서 할인을 바로 해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월 선보인 ‘KB국민 혜담카드’ 역시 출시 5개월 만에 약 20만명의 고객을 모았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실속형 생활서비스와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12가지 추가 서비스를 조합해 최적화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생활 패턴이 바뀌면 기존에 선택했던 서비스를 빼고 다른 서비스를 추가할 수도 있다. 외환은행의 ‘2X카드’는 생애 단계(Life Time)에 따라 세가지 타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카드다. 세대에 따라 알파·감마·베타 카드로 나뉘는데 소비형태에 맞는 카드를 고르면 된다. 6개월 이상 사용하면 할인혜택이2배 커진다.



누적 사용액 알림 서비스 반드시 이용불필요하게 지갑만 채우는 카드를 없애고 본인에 맞는 카드를 골랐다면 다음은 청구비용 관리가 중요하다. 우선 자신이 카드를 얼마나 썼는지 총액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각 카드사가 제공하는 누적 사용금액 문자 알림서비스는 반드시 이용하자. 매번 이용명세서를 확인하지 않아도 전체 소비 규모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기때문에 필수다. 카드 사용액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해 카드사들이 쉬쉬하는 서비스다. 그래서 보통은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조차 잘 알려주지 않는다. 귀찮더라도 직접 카드사에 연락해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카드 사용액을 통합 관리해 주는 앱이나 통신사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스마트폰 마켓에는 각종 가계부 앱이 다수 출시돼 있다. 무료앱 중에도 필수서비스를 다 갖춘 것이 많기 때문에 굳이 유료앱을 다운로드 할 필요가 없다. 가계부 앱을 이용하면 전체 사용액이 그래프로 나타난다. 여러 개의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특정 카드의 사용액이 기준을 넘어서면 다른 카드로 전환하도록 알려주기도 한다.

할부액 역시 그 달의 사용액에 애초부터 포함되기 때문에 숨은 돈도 꼼꼼히 관리할 수 있다. KT는 카드 사용시 문자메시지로 받는 승인 내역을 자동으로 취합해 누적 사용액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부가서비스 ‘올레카드매니저’를 출시했다. 여러 개의 카드를 사용하거나 배우자나 자녀의 카드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목표 사용금액을 설정하면 현재까지 얼마나 썼는지도 알려준다.

결제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연체하지 않는 것이 이득이다. 특히 최근 사용자가 늘고 있는 리볼빙 서비스는 제대로 알고 사용해야 한다. 카드사가 고객에게 그냥 돈을 빌려줄 리 만무하다. 카드사들은 높은 수수료율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최근 몇 년간 대대적인 리볼빙 마케팅을 해왔다.

덕분에 이용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리볼빙은 카드 사용자가 이용 대금의 일부분만 결제할 경우 나머지 금액은 대출로 자동 전환되는 서비스다. 이 경우 대출된 금액은 다음달 카드값으로 청구된다. 카드 사용자가 일시적으로 큰 돈을 상환해야하는 경우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문제는 대출 이자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포인트에 목숨 걸지 말자현재 시중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금리는 보통 10~20% 수준이다.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달리 적용되지만 여신금융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의 경우 리볼빙 서비스 사용자의 50% 이상이 연 24%가 넘는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급할 때 사용하기는 좋지만 한달 후에 돌아올 결제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면 애초부터 이용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하고 수수료가 비싸 도중에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한꺼번에 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금감원 측은 “자신이 사용한 금액 가운데 일부를 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뒤로 미루는 상환의 연장일 뿐, 감액이나 감면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며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쌓인 포인트를 내버려두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카드사 별로 서로 자신들이 더 많은 포인트를 제공한다고 홍보하지만 정작 쓰는 사람은 어떤 카드에 포인트가 얼마나 쌓였는지, 어떻게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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