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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서 중소형주 펀드 선방

하락장에서 중소형주 펀드 선방



중소형주 펀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연초만 해도 외국인 유동성장세에 힘입어 대형주 중심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중소형주 펀드는 찬밥 신세였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 우려가 재점화 되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았던 대형주들이 급락세를 면치 못한 반면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적은 중소형주는 조정장에서 선전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 중소형주는 악순환이라고 할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증시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전차군단을 앞세운 코스피 지수중심으로 상승하면서 기관 매도가 중소형주에 집중됐고, 그러다 보니 주가가 하락해 다시 또 로스컷(손절매) 물량이 나왔다. 연초 이후로만 20~30% 하락한 종목이 수두룩하고, 창립 이래 사상 최저주가를 기록했다고 하소연하는 곳들도 넘쳐났다.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지금만큼 중소형주 소외현상이 심하지는 않았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5월 들어서다. 5월 한달간 코스피 지수는 대형주 중심으로 7%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하락률은 2%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금융시장은 경기침체나 금융위기등과 같은 구조적인 리스크가 발생하면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형주들이 선전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코스닥 지수는 70% 하락해 코스피 지수(-57%)보다 하락폭이 컸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유로존 관련 리스크는 이미 어느 정도 시장에 노출된 악재인데다 당장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크진 않다. 주가는 충분히 싸졌다. 개인은 물론 기관도 중소형주에 다시 관심을 가질 만하단 얘기다.중소형주의 실적도 뒷받침된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를 기준으로 대형주 중에서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전주 대비 0.07% 상향 조정된 반면 중형주는 이보다 높은 0.40% 상향됐다. 소형주의 경우는 2주연속 순이익 추정치가 0.64%나 상향 조정되면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이익 모멘텀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급과 실적이 모두 받쳐주는 만큼 중소형주의 선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연구원은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심리 개선을 감안할 경우 중소형주 내에서 상대적으로낙폭이 컸고, 최근 빠르게 주가가 회복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당분간 중소형주 강세 전망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소형주 펀드의 최근 한달간 수익률은 -3.77%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7.57%)을 웃돈다. 펀드별로는 모두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보다는 좋은 성과를 냈으며,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펀드가 최근 한달간 -1.01%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중소형FOCUS펀드와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펀드가 각각 -1.11%, -1.50%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두 펀드는 장기 수익률도 뛰어나다. 3년 수익률이 삼성중소형FOCUS펀드71.05%,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펀드 77.74%로 국내주식형펀드평균인 28.41%를 2배 이상 웃돈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펀드는 2005년에 설정됐으며, 시가총액이 5000억 미만 또는 자본금이 200억 미만인 중소형주에 투자한다. 주요 보유 종목은 진성티이씨와 비에이치, 엔씨소프트, 하이록코리아, GS글로벌 등이다. 교보악사위대한 중소형밸류펀드의 편입 상위 종목은 후성, 롯데삼강, 한샘, 하이록코리아, 유니드, 한섬 등이다. 삼성중소형FOCUS펀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우량 중소형 주식에 주로 투자하되 시장의 변화에 대응이 필요한 경우 대형주도 편입하는 등 유동적으로 운용된다.

2007년 처음 설정된 이후 수익률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가 최근 재개됐다. 그러나 이것도 3500억원까지만 추가판매가 되며, 3500억원 이상 판매가 되면 사전고지 후 신규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신규 판매는 중단되더라도 기존계좌와 적립식 불입에 따른 추가설정은 가능하다.


2분기 실적도 괜찮을 듯연초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KB중소형주포커스펀드가 단연 눈에 띈다. 무려 18.60%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은 -0.23%다. 지난해말에 설정됐으니 운용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새내기 펀드인데 성과가 좋다. 이 펀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강소기업에 투자해 장기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소형주 가운데 성장성 있는 가치주와 강소기업 등을 투자대상으로 놓고, 70개 안팎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한다. KB금융그룹이 선정한 기술력 및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증견기업인 KB Hidden Star 500을 투자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특징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반적인 가치투자가 수동적인 매매로 적정수익을 낸다면 이 펀드는 신속하고 적극적인 매매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성과가 좋다 보니 돈도 몰리고 있다. 3월말 307억원이었던 설정액은 현재 855억원 규모도 배 이상 늘었다.수익률이 좋지 않은 중소형주 펀드도 있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펀드는 장단기 수익률 모두 부진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편입비율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시나리오 국면별로 중소형주의 편입비율을 조절해 업종 대표주를 편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투자중소형주펀드와 NH-CA대한민국No.1중소형주펀드, LS KOSDAQ Value펀드, 키움작은거인펀드 등은 모두 설정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수익률을 논하기는 어렵다.

5월 한달간 중소형주가 선전했다고는 하지만 주가는 여전히 싼 편이다. 펀드 등을 통한 간접 투자뿐 아니라 직접 투자도 고려해볼만하다. 정규봉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황이 당장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지금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동안은 가

격이 높아 바스켓에 담고 싶었지만 망설여졌다. 지금은 백화점 바겐세일처럼 부담 없는 가격대로 내려온 주식이 부지기수”라고 강조했

다. 유망 중소형주로는 성우전자, 하이비젼시스템, 신흥기계 등 3개 종목을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 2분기 실적분석을 기반으로

8개 중소형주를 추천했다.

다우기술과 오스템임플란트, 수산중공업, 인터로조, 비에이치 등은 양호한 1분기 실적에 이어 2분기 실적도 탄탄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이다. 서흥캅셀과 포스코켐텍, 엘엠에스 등은 1분기는 다소 부진했지만 2분기 실적전환이 예상된다.유진투자증권은 모바일 관련주로 대덕GDS와 비에이치, 와이솔,일진디스플레이를 유망주로 꼽았으며, 테라세미콘과 아이테스트,하나마이크론, MDS테크, 유비벨록스, KMH 등에 대해 호평했다.NH농협증권은 일진디스플레이와 하이록코리아, 리노공업, 휴스틸, 케이피에프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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