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inar - 제철소 부산물 활용 시멘트 ‘누이 좋고 매부 좋고’
Seminar - 제철소 부산물 활용 시멘트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서해대교 주탑, 마창대교, 거금도 연도교, 인천대교, 가덕대교의 공통점은 다성분계 시멘트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다성분계 시멘트는 제철소 부산물인 고로슬래그 등을 이용해 만든 시멘트를 말한다. 이산화탄소 저감이 시대적 과제가 되면서 다성분계 시멘트처럼 공정부산물을 이용해 자원을 재활용하고 온실가스도 줄이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회환경포럼과 한국산업환경융합연구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공정부산물의 자원순환촉진 및 제도개선을 위한 세미나’는 공정부산물 활용을 촉진하고 관련 법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특강에 나선 녹색성장위원회 정동희 국장은 녹색성장 정책추진성과와 향후 과제를 발표하면서 “향후 60년은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녹색성장으로서의 국가발전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식경제부·국토해양부, 환경부 실무자들이 참석해 자원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무기성 자원인 제강슬래그와 석탄회 등의 자원순환 촉진을 위한 선진국의 제도와 사례, 국내 공정부산물의 자원순환 및 기술개발 동향, 재활용 시멘트의 기술개발 및 제도현황 등울 발표했다. 특히 시멘트업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다성분계 혼합 시멘트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아이디어와 정책 제안이 이어졌다.
이날 종합토론에 나선 현대건설 기술연구소 공민호 박사는 “3성분계 혼합시멘트는 이미 다양한 건축 및 토목공사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국가 표준규격이 없다 보니 감리 등에 의해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면서 공정부산물의 사용 촉진을 위해서는 규격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사 시공시에 표준규격이 없어 감리 등에 의해 사용하는데 애로점이 있으며, 이 때문에 사용 촉진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명대 토목공학과 최영왕 교수는 “공정부산물의 잉여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수요량은 정체돼 있다”며 “탄소저감형 시멘트 사용촉진을 통해 건설재료부문의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멘트업계 스스로 공정부산물의 자원순환 촉진을 통해 산업경쟁력 제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환경포럼 조길영 박사는 “시멘트재료는 토목 및 건축산업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기초소재”라며 “공정부산물의 자원순환 촉진을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라ENCOM 기술연구소 박영신 팀장은 “콘크리트는 최근의 건설 트랜드의 변화에 부응하여 이산화탄소 발생 원인인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의 사용 비율을 감소시키고 고로슬래그, 플라이애시 등의 공정부산물 활용을 증대하는 추세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이승헌 군산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 “공정부산물 활용은 시대적 요구”시멘트 업계가 이산화탄소 배출하는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지난해 우리나라 시멘트 생산량은 4825만t으로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약 3760만t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 정도다. 시멘트산업은 제조공정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여건 아래서 시멘트업체는 국가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관리업체로 지정돼 매년 감축목표를 설정하여 이행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8.5% 이상을 감축해야 할 의무할당량을 받았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감축수단은 시멘트 제조시 온실가스를 90% 이상 배출하는 소성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시멘트 클링커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각종 공정부산물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도 시멘트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시멘트 클링커 대신에 산업부산물을 치환해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첫 번째로 시도되는 것이 포틀랜드 시멘트에 고로슬래그와 같은 산업부산물의 치환량을 현행 5%에서 10%로 상향시키는 것으로 약 140만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시킬 수가 있다. 두 번째로는 고로슬래그가 40∼50% 정도 치환된 혼합시멘트의 사용량을 현재 약 20% 수준에서 28% 정도로 확대 사용하는 것으로 약 120만t 정도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부산물 재활용 제품 활성화를 위한 평가기관이 필요한가.
“현재 고로슬래그, 플라이 애시 등의 공정부산물 사용은 한국산업규격(KS)에 의거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산업부산물의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일부 현장에서는 부산물을 혼입한 콘크리트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 없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일부에서는 부산물을 사용함으로써 강도 및 내구성 등 콘크리트의 모든 성능을 올릴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오히려 잘못 사용하면 부산물의 사용이 콘크리트 구조물의 중성화나 건조수축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산물을 다량 사용한 콘크리트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철강슬래그 등의 공정부산물을 이용한 혼합재료 활용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이에 따른 신속한 규격 제정이 필요하다는 학계와 건설업계의 요청이 있다.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 2008년도 세계 9위에서 지난해에는 5억9000만t을 배출해 세계 7위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그 중 건설교통 분야 비중이 42.3%를 차지하고 있어, 콘크리트 재료측면에서도 친환경, 저탄소 재료를 개발하여 온실가스를 줄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제철소 부산물인 고로슬래그가 약 1000만t, 화력발전소 부산물인 플라이 애시는 약 500만t 정도로 국토 면적과 인구에 비해 발생량이 많다. 따라서 부산물을 다량 수용할 수 있는 시멘트·콘크리트에 사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명분하에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구조물의 수명을 단축시켜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키고 사회적 비용 또한 증대될 수도 있다.
따라서 부산물이 건설재료로서 신뢰성 있게 사용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 그 중하나가 현재 콘크리트 결합재로서 레미콘 업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고로슬래그, 플라이 애시가 복합으로 혼합된 3성분계 혼합시멘트의 국가 표준규격을 제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공정부산물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고 실질적인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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