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유통·화학 두 날개 날갯짓 멈칫
CEO - 유통·화학 두 날개 날갯짓 멈칫
불황·규제에 영업이익 크게 줄어…M&A, 해외사업 확대로 돌파구 모색 유통업계의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 오너가 실적 악화로 동병상련의 심정이다. 그룹 전체 덩치나 사업 범위를 보면 롯데와 신세계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유통업만 놓고 보면 그렇다. 둘 다 불황과 규제로 고민에 빠졌다. 해법도 비슷하다. 새로운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해외 사업도 더 키우고 있다.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비상경영 선포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호남석유화학의 3분기 실적도 말이 아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4조1777억원이지만 영업 이익은 49.8% 줄어 197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그보다도 51.1% 감소한 1633억원이다. 여기에 롯데건설도 얼어붙은 건설경기 탓에 타격을 입었다.
보통 화학이 나쁘면 유통이 받쳐주거나 하는 식의 부문별 상쇄가 있게 마련인데 대표 축이 동시에 안 좋다 보니 롯데그룹 신동빈(57)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다. 신 회장이 6월 사장단 회의에서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어 12월 5일 개최한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 준비된 경영을 해줄 것”을 재차 주문했다. 특히 불황기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비상 경영이라고 연구비, 제품 개발비 같은 미래성 비용을 아끼는 것은 기업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지름길”이라며 “불황일수록 고정관념을 버리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강점을 적극 활용하는 경영행보를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롯데의 업종과 관련된 좋은 M&A 물건이 나왔을 때는 반드시 성사시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이런 행보를 보면 올해는 ‘다지고 가기, 하지만 좋은 M&A 기회는 반드시 잡아채기’라는 화두가 선명해진다. 비상경영체제 와중에서도 7월 가전전문점 ‘하이마트’를 1조2480억원에 전격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행보에는 위기 때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 재미를 본 2008년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롯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3900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계 대형마트인 마크로 점포 19개를 인수했다. 국제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라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그 당시 인수가 바탕이 돼 롯데마트의 해외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신 회장은 또 2008년 롯데계열사인 케이피케미칼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PTA사업이 국내 화섬산업 사양화 추세와 공급과잉으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해외 시장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위기로 적자에 허덕이던 ‘파키스탄 PTA’를 이듬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인 1200만 달러에 인수했다.
파키스탄PTA는 롯데가 인수한 그 해에 바로 투자액의 4~5배에 달하는 경상이익을 기록하는 등 대규모 흑자를 실현했다. 또 KP케미칼이 파키스탄에 진출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현지의 정보를 통해 롯데제과가 2010년 현지 선두권 제과업체인 ‘콜손’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롯데그룹은 2009년 초 5030억원을 투자해 두산주류BG(현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를 샀고, 중국 타임스, 말레이시아 타이탄, 국내의 바이더웨이와 AK면세점, GS리테일 백화점과 마트부문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절한 사업 기회가 보일 때면 과감히 인수해나가는 행보를 계속했다. 당시 타이탄의 M&A로 호남석유화학은 국내 1위, 아시아 2위의 에틸렌 생산업체로 도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올해까지 20여 건이 넘는 M&A를 성사시켰다.
신 회장은 “아시아 톱10의 비전을 이루기위해서 해외사업 확장은 반드시 성공시켜야하는 사명”이라고 강조한다. 12월 5일 사장단 회의에서도 “해외 사업을 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기에 진출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해외 사업을 신 회장이 직접 챙김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는 기간도 늘어났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관계자는 “신 회장이 올 한해 약 3분의 1 정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해외에 진출할 때도 복합단지건설을 통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현지에 ‘글로벌 롯데’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전략을 쓴다. 그는 “브랜드 가치 상승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정말 중요한 성공 요소”라며 “러시아 롯데호텔과 베트남 롯데센터 하노이 덕에 롯데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 자연스럽게 계열사들의 성장을 이끌어 낸 것을 대표적 성공사례로 제시했다.
중국 동북부 교통 요지인 선양에는 연면적 1백30만㎡ 규모의 초대형 복합 단지를 개발하는 선양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총 16억 달러를 투자해 선양 북역 북출구 일대에 테마파크, 쇼핑몰, 호텔, 오피스, 주거단지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를 건설한다. 2017
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 짓고 있는 ‘롯데센터 하노이’는 총 4억 달러가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14년까지 지상 65층, 지하 65층, 높이 267m, 연면적 25만㎡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완공되면 기존에 진출해 있는 계열사뿐 아니라 신규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들도 롯데의 인지도 상승에 따른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그간 공을 들였던 VRICs(베트남·러시아·인도네시아·중국)뿐 아니라, 동유럽 등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신규 시장 진출도 다양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고 전했다.
비슷한 계열사들을 잇따라 묶어 합병하고 조직의 간소화를 꾀하는 것은 경기 침체의 와중에 ‘다지고 가기’의 일환이다. 롯데쇼핑과 롯데미도파가 합병한데 이어 롯데삼강을 중심으로 식품 계열사 통합 작업을 하고 있다. 롯데리아도 롯데KKD(크리스피크림도넛) 합병에 이어 나뚜루를 차례로 합병했다. 롯데케미칼(전 호남석유화학) 역시 최근 케이피케이칼을 합병했다.
롯데백화점 중국 1호점 2013년 초 정리해외사업도 지지부진하거나 가능성이 안 보이는 것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 번화가 왕푸징에 있던 롯데백화점 중국 1호 베이징점은 매각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과 50대 50 합작 형태라 롯데만의 경영 노하우를 발휘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베이징점은 개점 초부터 적자 행진을 계속해 왔다. 손실 규모는 첫해인 2008년 172억원, 2009년 345억원, 2010년 336억원, 2011년 281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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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만 보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이마트 인수에 따른 매출 증가분을 포함하면 올해도 과거 10년 간의 연 평균 성장률(17%)에 근접한 수치를 달성할 수 있을 듯하다. 재계 5위 롯데그룹 얘기다.
속사정은 녹록하지 않다. 그룹의 성장을 쌍끌이로 견인하던 화학 계열 호남석유화학(12월 13일 롯데케미칼로 이름을 바꿨다)과 롯데쇼핑의 실적이 대내외적 요인으로 모두 주춤하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 롯데쇼핑의 3분기 매출은 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60억원으로 19.5%나 줄어 들었다. 소비심리 악화로 백화점 신장률이 꺼지고, 대형마트 규제로 롯데마트 부문도 타격을 입어서다.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비상경영 선포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호남석유화학의 3분기 실적도 말이 아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4조1777억원이지만 영업 이익은 49.8% 줄어 197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그보다도 51.1% 감소한 1633억원이다. 여기에 롯데건설도 얼어붙은 건설경기 탓에 타격을 입었다.
보통 화학이 나쁘면 유통이 받쳐주거나 하는 식의 부문별 상쇄가 있게 마련인데 대표 축이 동시에 안 좋다 보니 롯데그룹 신동빈(57)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다. 신 회장이 6월 사장단 회의에서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비상경영을 선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어 12월 5일 개최한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 준비된 경영을 해줄 것”을 재차 주문했다. 특히 불황기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비상 경영이라고 연구비, 제품 개발비 같은 미래성 비용을 아끼는 것은 기업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지름길”이라며 “불황일수록 고정관념을 버리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강점을 적극 활용하는 경영행보를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롯데의 업종과 관련된 좋은 M&A 물건이 나왔을 때는 반드시 성사시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 회장의 이런 행보를 보면 올해는 ‘다지고 가기, 하지만 좋은 M&A 기회는 반드시 잡아채기’라는 화두가 선명해진다. 비상경영체제 와중에서도 7월 가전전문점 ‘하이마트’를 1조2480억원에 전격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행보에는 위기 때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 재미를 본 2008년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롯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3900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계 대형마트인 마크로 점포 19개를 인수했다. 국제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라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그 당시 인수가 바탕이 돼 롯데마트의 해외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신 회장은 또 2008년 롯데계열사인 케이피케미칼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PTA사업이 국내 화섬산업 사양화 추세와 공급과잉으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해외 시장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위기로 적자에 허덕이던 ‘파키스탄 PTA’를 이듬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인 1200만 달러에 인수했다.
파키스탄PTA는 롯데가 인수한 그 해에 바로 투자액의 4~5배에 달하는 경상이익을 기록하는 등 대규모 흑자를 실현했다. 또 KP케미칼이 파키스탄에 진출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현지의 정보를 통해 롯데제과가 2010년 현지 선두권 제과업체인 ‘콜손’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롯데그룹은 2009년 초 5030억원을 투자해 두산주류BG(현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를 샀고, 중국 타임스, 말레이시아 타이탄, 국내의 바이더웨이와 AK면세점, GS리테일 백화점과 마트부문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절한 사업 기회가 보일 때면 과감히 인수해나가는 행보를 계속했다. 당시 타이탄의 M&A로 호남석유화학은 국내 1위, 아시아 2위의 에틸렌 생산업체로 도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올해까지 20여 건이 넘는 M&A를 성사시켰다.
신 회장은 “아시아 톱10의 비전을 이루기위해서 해외사업 확장은 반드시 성공시켜야하는 사명”이라고 강조한다. 12월 5일 사장단 회의에서도 “해외 사업을 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기에 진출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해외 사업을 신 회장이 직접 챙김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는 기간도 늘어났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관계자는 “신 회장이 올 한해 약 3분의 1 정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해외에 진출할 때도 복합단지건설을 통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현지에 ‘글로벌 롯데’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전략을 쓴다. 그는 “브랜드 가치 상승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정말 중요한 성공 요소”라며 “러시아 롯데호텔과 베트남 롯데센터 하노이 덕에 롯데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 자연스럽게 계열사들의 성장을 이끌어 낸 것을 대표적 성공사례로 제시했다.
중국 동북부 교통 요지인 선양에는 연면적 1백30만㎡ 규모의 초대형 복합 단지를 개발하는 선양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총 16억 달러를 투자해 선양 북역 북출구 일대에 테마파크, 쇼핑몰, 호텔, 오피스, 주거단지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를 건설한다. 2017
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 짓고 있는 ‘롯데센터 하노이’는 총 4억 달러가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14년까지 지상 65층, 지하 65층, 높이 267m, 연면적 25만㎡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완공되면 기존에 진출해 있는 계열사뿐 아니라 신규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들도 롯데의 인지도 상승에 따른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그간 공을 들였던 VRICs(베트남·러시아·인도네시아·중국)뿐 아니라, 동유럽 등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신규 시장 진출도 다양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고 전했다.
비슷한 계열사들을 잇따라 묶어 합병하고 조직의 간소화를 꾀하는 것은 경기 침체의 와중에 ‘다지고 가기’의 일환이다. 롯데쇼핑과 롯데미도파가 합병한데 이어 롯데삼강을 중심으로 식품 계열사 통합 작업을 하고 있다. 롯데리아도 롯데KKD(크리스피크림도넛) 합병에 이어 나뚜루를 차례로 합병했다. 롯데케미칼(전 호남석유화학) 역시 최근 케이피케이칼을 합병했다.
롯데백화점 중국 1호점 2013년 초 정리해외사업도 지지부진하거나 가능성이 안 보이는 것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 번화가 왕푸징에 있던 롯데백화점 중국 1호 베이징점은 매각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과 50대 50 합작 형태라 롯데만의 경영 노하우를 발휘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베이징점은 개점 초부터 적자 행진을 계속해 왔다. 손실 규모는 첫해인 2008년 172억원, 2009년 345억원, 2010년 336억원, 2011년 281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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