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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pectives TERROR - 해적 길들이기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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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소말리아 현지인들을 훈련시켜 해적들을 잡는 방식의 위험성을 보여줘



4월 말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에 출품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The Project)’는 미래 테러 전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영화는 최근 몇 년 사이 소말리아 해역에 출몰한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한 펀틀랜드해상경찰대(PMPF)의 창설을 기록한다.

그러나 그 과업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벌였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직도 진행 중인 대규모 반란진압 작전과 대단히 유사하다. 현지인들을 훈련시켜 악당들을 대적하게 해서 서방 사람들이 싸울 필요가 없게 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이라크 군대와 아프간 치안군 훈련 프로그램에는 한창 때 수만 명의 미국인이 필요했다. 반면 PMPF에는 아랍에미리트의 자금지원을 받는 남아공 특수작전 장교 출신 수십 명이 전부였다.

다큐멘터리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로저 카르텐스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반란 진압 고문을 지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15만 명 이상의 군인들에게 이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음을 깨달았다고 영화에서 말한다. 그는 소말리아로 건너가 수백 명만을 대상으로 할 때는 이 같은 과업이 가능한지 알아보기로 했다.

영화는 인도인들과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그들은 로얄그레이스호와 스미르니호를 타고 가다가 소말리아 해변을 배회하던 해적들에게 납치된 친구와 친척들을 찾는다. 인터뷰는 심금을 울린다. 한 젊은 여성은 아버지를 보지 못하게 될까봐 두렵다고 울음을 터뜨린다. 또 다른 젊은 남성은 친구가 정말 보고 싶다고 말한다. PMPF는 이들 잊혀진 해적 피해자들을 구해내는 기사 역할을 맡은 셈이다. 유엔과 인도정부 모두 실패한 일이다.

그러나 PMPF의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베이스 캠프를 벗어나 진행되던 한 훈련에서 화면이 먹통이 된다. 대부분 백인인 교관들은 폭동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의심한다. 영화는 특히 하루 중의 진행상황을 전달하는 카르텐스를 포착한다. 갑자기 총성이 들려온다. 소말리아 병사들이 카메라를 끄라고 카르텐스에게 고함치기 시작한다. 화면이 깜깜해진다. 다시 전원이 켜졌을 때는 ‘RSM’으로 불리던 한 남아공 교관이 죽음을 당한 뒤였다.

PMPF는 원래 에릭 프린스의 아이디어였다. 군사보안업체 블랙워터의 창업자이자 초대 대표다. 영화에서 프린스는 해적행위를 집 안에 들끓는 해충에 비유한다. “마당에 말벌들이 날아다닌다고 살충제 스프레이를 들고 쫓아다니지 않는다”고 그가 말했다. 바다에서 그들의 배를 잡으려 애쓰기보다 육상에 있는 해적들의 소굴을 지상군으로 소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프린스가 이 같은 아디이어를 내놓은 최초의 군사 하청업자는 아니다. ‘소말리아의 해적들(The Pirates of Somalia)’에서 저자 제이 바하두르는 전 펀틀랜드 사장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영국 보안 하청업체 하트 시큐리티에 군대의 창설을 맡겼다. 불법 조업으로부터 현지 해역을 보호하려는 목적이었다. 하트 시큐리티는 2002년 신생 업체 솜캔에 계약을 빼앗겼다. 솜캔은 2005년 해체됐다.

해안경찰로 훈련받은 소말리아인 일부는 일자리를 잃고 범죄자로 전락했다고 전해졌다. 영국 싱크탱크 채덤하우스의 2008년 보고서는 납치당한 러시아 예인선 선장의 말을 인용했다. 납치범 중 여러 명이 하트와 솜캔으로부터 훈련받은 부대원 출신이라는 내용이었다.

PMPF도 2013년 같은 운명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기지에 극소수 기간요원들이 남아 있지만 2012년 남아공 교관 RSM의 살해 이후 아랍에미리트가 자금지원을 중단한 뒤 대부분의 병력이 해체됐다.

영화는 낙관적인 메시지로 끝을 맺지 않는다. 해적들로부터 빼앗은 소형보트, 그리고 대전차로켓포와 소총으로 무장한 소규모 병력으로 PMPF는 아이스버그호 승무원들을 납치한 해적들을 상대한다. 아이스버그호 승무원들은 2012년 3월 29일 처음 인질로 잡혔다. PMPF는 11일 간의 총격전 끝에 2012년 12월 말 그들을 구조했다. 그 전투 장면이 영화 카메라에 담겼다. 물에 흠뻑 젖고 기진맥진한 채 구조된 승무원들이 해변에선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프로젝트’는 소말리아에서 해적들과의 싸움을 다룬 흥미진진한 스토리다. 미군 철수 이후 반란진압 작전이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실마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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