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압도적 1위 자리 지킨다
M&A로 압도적 1위 자리 지킨다
1960년 설립된 세아그룹은 철강 불모지인 한국에 강관 제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주력 계열사인 세아제강은 국내 강관 업계 1위다. 이 회사는 연간 130만t의 강관을 생산해 절반 가량을 해외로 수출해 2조원 넘는 매출을 올린다. 포항·군산·창원과 미국·중국·베트남·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국내외에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세아제강이 재계 50위권 반열에 오르고, 관련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다진 건 창업주(고 이종덕 명예회장)의 외손자 이휘령(51) 세아제강 사장의 공이 컸다.
2009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이휘령 사장은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2조4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734억원으로 21.8% 늘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설비 재배치 등 대규모 투자로 전기저항용접강관(ERW) 위주에서 아크용접강관(SAW)까지 만들어 생산품목을 늘릴 계획을 밝혔다.
이 사장은 “지난해엔 경기 부진 속에서 역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올해는 포항공장의 명품 공장화 추진을 비롯해 국내 공장들의 전문성과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고 말했다. 세아제강은 지속 성장을 위해 지난해 SPP그룹 계열사인 SPP강관 지분과 동국R&S 자산을 인수했다.
당시 SSP강관 인수와 관련해 그는 “2004년 기아특수강(현 세아베스틸) 인수 이후 오랜 만의 인수합병(M&A)”이라며 “앞으로 강관과 관련된 전·후방산업 분야에서 압도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매물이 나올 경우엔 주저 없이 M&A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전남 순천공장은 대구경 강관과 스테인리스 강관 생산 거점으로 거듭났다. 경북 포항공장에는 열처리 설비인 QT설비를 설치해 향후 핵심 경쟁력인 후육관(JCOE·LNG선박·해양플랜트 분야에 사용되는 파이프) 설비를 가동할 예정이다. 시운행 중이며 JCOE 공장 정상 가동은 5월부터다. 세아제강은 후육관 진출에 따른 수출 시장 확대를 위해 최근 수출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후육관 수출과 내수 영업망 강화를 위해서다.
지난해 완공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공장에서는 API용 익스펜더(확관기) 설비 설치와 함께 스파이럴과 스테인리스 강관 조관 설비를 추가 증설해 중동·북아프리카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앞서 2009년에는 세아스틸 비나를 설립해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포스코·US스틸과 합작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피츠버그에 가스·석유 수송용 스파이럴 강관 공장을 준공했다. 이로써 세아제강은 ‘북미-동남아-중동’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산망을 구축했다.
세아제강은 소재업체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고부가제품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와 에너지용 강관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미국 유정용 강관 시장을 겨냥한 열처리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대학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장은 “창사 이후 반세기 넘게 국내 강관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최근 업체가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국내외 설비 확대와 생산 경쟁력을 키워 압도적 1위 업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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