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찍고 세계로 나간다
중국 찍고 세계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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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목표는 국내 1위가 아닙니다. 2015년까지 글로벌 10대 기업에 드는 회사로 도약하는 겁니다.” 서경배(50)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마흔 살 때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창업자인 고 서성환 회장의 뒤를 이어 1997년 당시 태평양 사장에 취임한 그의 꿈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사장에 오른 지 16년 만인 올 1월 1일 아모레퍼시픽 회장에 취임했다. 그의 비전은 2020년 세계 7대 화장품 회사가 되는 것이다.
10년 전 세계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25위 밖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말 세계 17위 화장품 회사로 도약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점유율 40% 안팎을 차지하는 절대 강자다. 그가 처음 사장에 오른 1997년 69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조8395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3643억원이다. 기업이 어느 정도 크면 성장 속도는 느려지게 마련인데, 최근 5년간 매출이 50% 넘게 증가했다. 비결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서경배 회장은 금융·전자·스포츠 등 24개에 달하던 계열사를 아모레퍼시픽·에뛰드·이니스프리 등 9개로 줄이고 주력 사업인 화장품에 투자를 집중했다. 2006년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사업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을 분할시키고 화장품·생활용품·건강제품 등 ‘미(美)’와 ‘건강’을 모토로 핵심사업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화장품 부문 매출 2조원을 넘겼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2008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입점을 시작으로 홍콩·중국 등 아시아 9개국 59개 매장에 진출했다. 진출 브랜드는 라네즈와 설화수 2종이다. 2012년 화장품 해외 매출은 4428억원으로 2011년보다 35% 늘었다. 중국 매출은 38% 늘었다. SK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일본의 시세이도처럼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기초화장품 중심으로 명품 반열에 오를 잠재력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2020년까지 세계 7대 화장품 회사로 성장한다는 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약 4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5000억원 매출 이상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 10개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핵심 공략지는 중국이다.
설화수·리리코스 등 럭셔리 브랜드와 이니스프리·라네즈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넓혀 2020년까지 중국에서 매출 3조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2002년 9월부터 상하이의 백화점을 비롯해 중국의 290여 개 백화점에서 ‘라네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를 아시아 브랜드로 굳힐 계획이다.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고민은 있다. 지난해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3% 증가에 그쳤다. 또 지난해 110만원대를 넘었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년 동안 26% 떨어졌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중심의 신흥시장 마케팅과 프랑스 법인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이익 성장률이 둔화됐다”며 “견고한 매출 성장과 해외 사업 확대로 앞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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