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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삼성 가세해 음원시장 지각변동 조짐

Special Report - 삼성 가세해 음원시장 지각변동 조짐

‘삼성뮤직’ 6월 1일 서비스 … 구글·애플도 국내 진출 가능성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에 변화 바람이 거세다. 삼성전자의 6월 음원시장 진출,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매각, 정부의 저작권 징수규정 개정 같은 변수가 줄을 이어서다. 구글 뮤직, 애플 아이튠즈도 국내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스트리밍 가격 종량제 논란도 거세다. ‘저작권자 권익 강화’ 방침에 소비자는 뒷전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6월 1일 ‘삼성뮤직’이란 이름으로 음악 서비스를 시작한다. 갤럭시S4부터 기본으로 들어간 자체 콘텐트 장터 ‘삼성허브’를 통해서다. 삼성은 3월 갤럭시S4 공개 행사에서 음악·동영상·전자책·게임·e러닝 다섯 가지 콘텐트를 한 곳에서 소비할 수 있는 삼성허브를 선보였다. 당시 음악은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서비스되지 않았다. 국내 음악시장 규모가 작은데다 음원 저작권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탓이었다.

삼성전자는 ‘올레뮤직’을 운영하는 KT뮤직과 손을 잡으면서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다. 저작권 단체들과 일대일로 계약하지 않고 KT뮤직을 통해 음원을 제공받는 것이다. 국내 음원시장에서 점유율이 9%대에 불과한 KT뮤직과 음악 콘텐트가 필요한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멜론’(점유율 59%·로엔엔터테인먼트)·‘엠넷닷컴’(18%·CJ E&M)·‘벅스’(10%·네오위즈인터넷)·‘KT뮤직’(9%·올레뮤직)·‘소리바다’(4%·소리바다) 순으로 고착된 음원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KT 손 잡아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내놓은 ‘뮤직허브’로 이미 15개국에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운로드, 스트리밍(실시간 감상), 스캔 앤드 매치, 개인라디오 등의 형태로 2000만곡 이상 들려준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음원을 보유한 멜론이 280만곡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방대한 해외 음원을 갖춘 삼성이 국내 음원시장에 진출하면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이 콘텐트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하드웨어만으로 제품을 차별화하기 어려워진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삼성 제품만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애플이 아이튠즈와 앱스토어 생태계로 이용자를 끌어들인 것처럼 삼성도 장기적으로는 하드웨어와 콘텐트 경쟁력을 겸비할 전략이다.

삼성의 콘텐트 사업을 주도하는 홍원표 삼성 미디어솔루션센터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 수량은 세계 1위지만 이용시간은 아직 1위가 아니다”며 “우리 목표는 이용시간으로도 압도적 세계 1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세계 스트리밍 음악시장은 지난해 8억900만 달러에서 2015년 22억1900만 달러로 연 평균 44%씩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뮤직은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모두 제공하지만 스트리밍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뮤직 이용료는 스트리밍 기준 월 6000원 안팎에서 정할 예정이다. 외국에선 2000만여곡의 스트리밍과 라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며 월 9.99달러를 받았다.

국내 음원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요인은 삼성뿐만 아니다. 5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전송사용료(저작권료) 징수규정 개정안’도 업체에 따라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개정안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음악이 재생되는 횟수만큼 음악 서비스 업체가 저작권자(가수·연주자·음원제작사 등)에 곡당 3.6원씩 저작권료를 주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금까지는 음악을 아무리 많이 듣더라도 미리 정한 저작권료만 주면 되는 방식이어서 음악 창작자가 받는 몫이 너무 적다는 저작권 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저작권 단체 관계자는 “그동안은 사용자들이 음악을 1000회를 듣든 2000회를 듣든 저작권자가 받는 몫은 일정했다”고 말했다.

한 곡을 듣는 대가(저작권료)를 3.6원으로 정한 것은 ‘월 6000원 요금제에 가입한 사람이 한 달 평균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횟수가 1000번 정도 된다’는 조사 결과에 따랐다. 무제한 스트리밍 월정액 요금 6000원의 60%(3600원)를 저작권자에 주고 나머지 40%를 음악 서비스 업체가 갖도록 배분한다는 취지다. 곡당 3.6원씩 내는 스트리밍 저작권료 합계액이 월정액 요금의 60%를 넘지 않으면 60%를 저작권자에 준다는 규정도 이런 계산에서 나왔다.

그러나 음악 서비스 업체마다 이용자들의 평균 스트리밍 횟수가 다르기 때문에 수익에 서로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월정액 6000원을 내는 가입자가 한 달에 1000회 스트리밍하면 음악 서비스 업체는 3600원만 저작권료로 부담하면 되지만 1500회 스트리밍을 이용하면 5400원, 2000회를 쓰면 7200원을 저작권료로 내야 한다. 가입자에게 받는 요금보다 더 많은 저작권료를 낼 수도 있다.



SK, 멜론 지분 파나 보유하나현재 1위 사업자인 멜론의 경우 가입자 월평균 스트리밍 이용 횟수가 1400회에 달한다. 이에 비해 시장점유율 2위 이하 사업자인 엠넷·벅스·소리바다 등은 가입자 당 월평균 스트리밍 이용 횟수가 1000회 안팎이다. 새 규정이 적용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들 업체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멜론에 유리한 ‘무제한 스트리밍 정액제’보다는 ‘스트리밍 횟수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종량제’를 선호한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매각 가능성도 음원시장의 변수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67.6%(1709만주)를 가진 SK플래닛이 이를 매각할 것이란 뉴스가 나오면서다. SK플래닛이 2011년 10월 1일 SK텔레콤에서 분할되면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주회사인 SK의 증손회사가 됐다. 100%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증손회사는 잔여 지분을 모아서 100%로 보유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유예기간은 2년이다. SK그룹은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9월 30일까지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100%를 보유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이에 대해 로엔 측은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시장점유율 59%인 멜론이 매각된다면 음원유통시장의 경쟁구도가 크게 달라진다.

구글 뮤직과 애플 아이튠즈 등 해외 음악 서비스의 국내 진출 가능성도 커졌다. 구글 뮤직과 애플 아이튠스 모두 아직 국내에서 서비스하지 않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폰,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어 유리한 위치에서 출발 할 수 있다. 엠넷닷컴 관계자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구글·애플도 스마트폰 단말기에 서비스를 기본 탑재할 수 있어 기존 음원시장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캔 앤드 매치(Scan and Match) 사용자가 클라우드에 올리려는 음원을 음원 서비스에서도 제공할 수 있을 때 자동으로 찾아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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