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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GLOBAL 2000 - ‘벤츠 게 섰거라’ 수입차 판매 2위 눈 앞에

2013 GLOBAL 2000 - ‘벤츠 게 섰거라’ 수입차 판매 2위 눈 앞에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은 한국에서도 질주하고 있다. 특히 대표 브랜드인 폴크스바겐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올해 좋은 성과를 기대하는 박동훈 폴크스바겐코리아 대표.



폴크스바겐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판매대수는 1만8395대로 전년 대비 48%나 증가했다. 아우디·BMW·메르세데스 벤츠를 포함한 독일 4개 브랜드 가운데 최고 성장률이다. 올해 역시 4월 말까지 지난해보다 44% 늘어난 7256대를 판매했다. 5월에는 1952대를 팔아 2위 벤츠(1995대)를 위협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한국 수입·마케팅을 총괄하는 박동훈(61) 폴크스바겐코리아 대표에게 무서운 성장세의 원동력을 물었다. 그는 2005년 한국 법인을 세울 때부터 회사를 맡아왔다.

높은 성장률의 요인이 뭔가.

답을 하려면 먼저 딜러 얘기부터 해야 한다. 고객과 실질적 접점은 딜러다. 이들의 능력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1만 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딜러들의 이익이 늘고 그 이익이 고객에게 돌아가는 선순환의 궤도에 올랐다.

딜러를 관리하는 특별한 전략이 있나.

수입사와 딜러는 별도 법인이다. 요즘 갑을 관계 문제가 자주 나오는데 우리는 파트너 관계다. 한국 자동차 업계에서 아직 딜러 시스템이 익숙지 않아 판매대행 정도로 여기는 곳이 많다. 제일 먼저 딜러들에게 자기 사업임을 강조했다. 폴크스바겐 딜러들은 차를 파는 것 못지 않게 판매한 차를 관리하는 것에 신경 쓴다. 차를 관리하는데 정비소가 가장 중요하다. 정비소 하나 세우는데 수십억원 든다. 딜러들이 미래를 위해 정비소에 투자하고 이것이 고객만족으로 이어진다. 폴크스바겐코리아만의 가격 정책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어떤 정책인가.

딜러가 흑자를 내게끔 마진율을 정해도 적자가 났다. 깎아주는 관행 때문이다. 많이 깎아주면 당장은 좋을 것 같지만 사실 고객도 손해다. 몇 년 후에 중고차 시장에 가보면 이미 정가보다 얼마 싸게 샀다는 정보가 돌아 제값을 못 받는다. 딜러의 이익도 줄어든다. 딜러가 적자를 내면 차량 관리에 투자를 줄여 그 피해가 고객에게 간다. 그래서 깎지 않아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했다.

수입사의 마진율을 대폭 줄이고 딜러 마진율도 다른 브랜드보다 낮게 책정했다. 대부분의 폴크스바겐 차는 독일보다 한국에서 싸게 판매된다. 폴로의 경우 수입사 마진율은 3% 정도다. 2490만원짜리 차를 팔면 80만원이 남는다. 마진율이 가장 높은 차도 10%가 안 된다. 독일 본사·수입사·딜러가 합의해 이룬 가격 정책이다.

본사의 가격 정책을 따르는 만큼 딜러에게 확실한 소속감을 부여한다는 것이 이 회사의 전략이다. 박 대표는 매년 초 판매사원은 물론 정비사, 딜러의 마케팅 담당자와 경리까지 1200여 명 직원을 한자리에 모아 한 해 계획을 공유한다. 이 자리에서 직급과 부서에 관계 없이 우수 직원을 뽑아 독일 본사를 둘러보게 한다.

또 딜러의 신입사원을 상대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의 트레이닝센터에서 매주 강연을 한다. 교육은 박 대표의 해외출장 기간을 제외한 1년 동안 계속된다. 이외에도 수시로 딜러를 방문해 주요 현안을 다룬다. 현재 교육을 강화하려고 경기도 평택에 새로운 트레이닝센터를 짓고 있다.

그 밖에 폴크스바겐의 강점은 뭘까.

현실적인 ‘드림 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사업가나 전문직 종사자가 아니라도 탈 수 있다. 다시 말해 일부 고소득층이 아니라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박 대표는 1989년 수입차 시장에 발을 들여 2008~2010년에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을 지낸 업계의 맏형이다. 그는 한국 수입차 시장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폴크스바겐의 경쟁력을 얘기했다. “보통 자동차 시장은 소형차가 하부, 대형차가 상부를 차지하는 피라미드 구조인데 한국 시장은 상부가 더 넓은 항아리 구조입니다. 2005년에는 대형 세단 중심의 역피라미드 모양에 가까웠어요. 중소형차가 주력 모델인 폴크스바겐에겐 힘든 출발이었습니다.”

지금은 2위를 위협하는 3위로 올라섰다.

골프를 들여오면서 해치백 시장을 열었고, 디젤 시장을 개척했다. 최근 중소형차 수요가 늘어 시장 구조가 바뀌면서 성장세가 돋보이는 것 같다.

한국 수입차 시장의 구조가 폴크스바겐에 유리한가.

굉장히 유리하다. 시장은 아래쪽으로 퍼지게 마련이다.

중소형차 중심의 제품이 약점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렇다고 대형차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대형 세단인 페이톤을 탄다. 또 소형 해치백 폴로는 한국에 같은 차종이 없다. 설사 나온다해도 물량을 따라 오지 못할 것이다. 준중형 해치백인 골프 역시 해당 차종에서 세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강력한 경쟁상대가 없다는 것이 어떻게 약점일 수 있나.

생각하는 경쟁 브랜드는 있을 것 아닌가.

현재 한국에는 없다. 경계할 만한 브랜드들은 폴크스바겐과 공략 대상이 다르다. 우리는 우리 길만 똑바로 가면 된다.

폴크스바겐은 ‘국민차’라는 뜻 때문에 수입 초기에 중저가 브랜드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다른 차종끼리 절대 가격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세계 시장에서 폴크스바겐은 고급차로 통한다”고 힘줘 말했다.

폴크스바겐 그룹에서 한국 법인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폴크스바겐 브랜드만 세계에서 연간 500만대가 팔린다. 규모로 보면 한국 시장이 크지 않다. 하지만 성장률이 높고 현대·기아자동차의 본고장에서 경쟁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인식된다.

올해 목표 판매대수를 2만3000대로 늘려 잡았다.

2만4000대도 문제 없을 거라 본다. 7월에 나오는 신형 골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폴로 역시 제몫을 할 것 같다. 오히려 물량이 달릴까 걱정이다. 티구안도 내놓기 무섭게 팔리고 있다. 파사트는 5월부터 새 모델을 판매했는데 공백기가 긴데다 디자인이 많이 바뀐 탓인지 주춤했다. 요즘 판매가 조금씩 느는 모습이다. 지난해 파사트의 부진에도 1만8000여 대를 팔았다. 올해 목표 달성을 자신하는 연유다.

박 대표는 “독일은 자국 브랜드가 발달했는데도 수입차 점유율이 40%에 가깝다”며 “자동차 생산 규모로 세계 5위, 시장 규모로 10위권인 한국에서 수입차 시장점유율 10%를 논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의 시장 점유율은 1.5%에 불과하지만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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