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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신용등급 전망까지 꼼꼼히 봐야

Money Tech - 신용등급 전망까지 꼼꼼히 봐야

부도 나면 원금 전부 잃을 수 있어 … 3년 이상 투자 때 분리 과세 혜택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오리온그룹과 대주주가 자금난을 겪는 동양그룹의 자금 지원 요청을 거절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 이에 따라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후순위채권 등에 투자한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후순위채권 등에 투자한 금액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만 3조원어치 발행현 시점에서 개인이 보유한 동양그룹 회사채나 CP를 손실 없이 환매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부도 위험이 부각된 상황에서 동양그룹 회사채를 사겠다는 투자자를 찾기 어렵고, 환매를 하더라도 회사채 가격이 하락한 만큼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후순위채권 투자자의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

후순위채권은 채권발행업체가 부도를 내거나 파산했을 때 채무 변제순위가 가장 늦은 채권이다. 만약 부도 처리 되면 후순위채권에 투자한 사람은 고스란히 원금을 날릴 가능성이 크다.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후순위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코스콤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23일까지 후순위채권은 7조5347억원어치 발행됐다. 9월 들어서만 2조9760억원어치 발행됐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후순위채권은 대개 신용도가 양호한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데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채권 발행이 늘었다”며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과 부실 기업 증가로 자기자본 확충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후순위채권 발행이 꽤 늘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올 3분기 후순위채권 발행 규모는 2조7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00억원)보다 32.8% 늘었다. 국민은행이 4000억원, 신한은행 5000억원, 하나은행이 2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9월 4일에 발행된 메리츠화재의 7년 만기 후순위채권 금리는 4.62%에 달했다. 메리츠화재 후순위채권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애초 계획한 2000억원보다 500억원 가까이 더 발행했다.

투자자들이 후순위채권을 찾는 건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최근 발행된 시중은행 후순위채권 10년물 발행금리는 평균 3.90~4.07%다. 현재 시중은행의 3년 만기 예금금리는 보통 2%대 후반, 적금금리는 3% 초반이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강남센터 부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장기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후순위채권이 인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장점은 역설적이게도 안전성이다. 국내에서 후순위채권을 많이 발행하는 금융회사의 신용등급은 대부분 높은 편이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그만큼 파산할 가능성이 작아 투자 원금을 떼일 우려가 적다. 보수적 투자 성향이 강한 거액 자산가들이 후순위채권에 꾸준히 투자하는 이유다. 저축은행이나 동양그룹 사태 같은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나름 안전하다는 것이다.

후순위채권은 주로 이표채 방식으로 발행된다. 이표채는 액면가로 채권을 발행해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윤태웅 신한은행 여의도PB센터장은 “3개월 이표채로 발행된 은행 후순위채권은 정기적으로 이자가 나오기 때문에 은퇴자들이 생활비 조달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자 수익으로 재투자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위험도 높아 만기는 되도록 짧게또한 절세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세법상 후순위채권을 3년 이상 보유하면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일례로 만기 10년, 발행금리 4%의 은행 후순위채권에 4억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3개월 이표채의 경우 매년 1600만원의 이자가 지급된다. 이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연간 금융소득 2000만원)보다 낮기 때문에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물론 후순위채권의 투자 위험은 만만치 않다. 주식 투자보다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윤태웅 센터장은 “후순위채권은 말 그대로 채권 상환 순위가 가장 늦기때문에 발행회사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면 이자는커녕 원금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은 예금이 아닌 만큼 원금과 이자 포함 5000만원의 예금자 보호 규정도 적용 받지 않는다. 실제로 2011년 부실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받으면서 수많은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년 2월 이후 영업정지 된 21개 저축은행 후순위채권에 투자해 피해를 본 투자자는 모두 2만2104명, 피해액은 7366억원에 달한다.

후순위채권에 투자할 때는 현재 신용등급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전망까지 살펴야 한다. 그동안 유동성 위기설이 나돌았던 동양그룹의 신용등급은 하향 추세였다. 덩달아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떨어졌다. 9월 초 나이스신용평가는 동양증권 후순위채권등급을 A-에서 BBB+로 내렸다. 등급이 하락하면 부도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또 후순위채권 만기는 대부분 7~10년으로 일반 회사채 만기에 비해 길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기간이 긴 만큼 앞으로 기업의 재무상태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투자에 앞서 기업의 회계장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간혹 투자자들이 후순위채권을 은행 정기예금처럼 100% 안전한 투자로 생각하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한다면 좀 더 지켜보거나 가능한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기업신용등급 신용평가회사가 국채·회사채 등을 갚지 못할 가능성을 평가해 기업 신용을 등급화한 것이다. 보통 ‘BBB’ 이상을 부도 가능성이 작은 ‘투자 적격 등급’, ‘BB’ 이하를 부도 가능성이 큰 ‘투자 부적격 등급’ ‘투기 등급’으로 분류한다.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두 곳 이상의 신용평가회사를 지정해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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