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은 DC(확정기여형), 청년층은 DB(확정급여형) 유리
중·장년층은 DC(확정기여형), 청년층은 DB(확정급여형) 유리
근로자를 둔 기업은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회사에 퇴직금 지급 재원을 적립했다가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퇴직연금 제도는 2005년 12월 도입됐다. 올 3월까지 전체 근로자의 43.9%인 466만명이 가입했다. 총 적립금은 64조원이다. 근로자는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금융회사로부터 적립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이 ‘노후를 위한 최선의 재테크’로 불리는 이유다.
퇴직연금은 펀드·보험·신탁 등 유형별로 수익률이 조금씩 다르다. 금융감독원이 운용하는 퇴직연금 종합안내 인터넷 홈페이지(http://pension.fss.or.kr)에 접속하면 은행·증권사·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별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다. 퇴직연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첫 단계다. 권성훈 금감원 연금감독팀 수석은 “처음에는 관련 용어나 개념이 다소 어렵더라도 알아두면 퇴직연금 활용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이 ‘KB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주식)C’ 등 4개 펀드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도 양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퇴직연금 펀드 순자산은 6조1211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8665억원)보다 60% 가까이 증가했다.
퇴직연금 펀드는 올 7월 기준 1년 수익률이 5.2%, 3년 수익률이 14.2%, 5년 수익률이 37.8%로 꾸준했다.
올 들어 주식·채권 시장의 난조로 수익률이 이전만 못했지만 일부 펀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플러스 수익을 냈다. ‘신영연금배당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주식)’으로 1년간 27.9%의 수익률(올 7월 기준)을 올린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대형주·민감주보다 중소형 가치주·배당주의 주가가 좋았던 시기에 성과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은 퇴직연금 펀드의 장기 수익률이 중요한 만큼 인기 있는 종목에 연연하기보다 저평가된 가치주에 주목한다.
퇴직연금 보험과 신탁 등을 분석한 결과 은행보다는 생명보험사·증권사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하는 48개 금융회사 중 2010년 1월~2013년 6월 수익률 상위 10위를 차지한 곳은 교보생명보험(DC·28%)·대우증권(DB·27.2%)·한국투자증권(DC·26.5%)·삼성화재손해보험(DB·26.2%)·삼성생명보험(DC·26.2%) 등이다. 모두 원리금 비보장, 즉 실적 배당 상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퇴직연금은 안정성에 비중을 둔 원리금보장 상품과 수익성에 비중을 둔 원리금비보장(실적 배당) 상품으로 나뉜다. 원리금 보장 상품을 90% 넘게 운용하는 은행권은 최근 3년 6개월간 수익률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같은 기간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는 신한금융투자증권(DC·20.5%)·하나대투증권(DB·20.4%) 등이 수익률이 높았다.
수익성은 펀드, 안전성은 은행퇴직연금을 이해하려면 DC(Defined Contr ibution)와 DB(Defined Benefit)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DB는 확정급여형이다. 회사가 금융회사를 결정해 적립금을 맡기면 근로자는 나중에 퇴직급여를 받게 된다. 이 퇴직급여는 퇴직 전의 임금이나 임금상승률 등으로 산정돼 근로자가 퇴직급여 규모를 미리 예상할 수 있다.
이때 퇴직연금 운용 손익은 근로자가 아닌 회사 몫이다.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DB를, 수익성을 중시한다면 DC를 주목할 만하다. 물론 근로자로선 재직한 회사가 DB만 도입했을 경우 DC에 가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 경우 회사 정책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DC는 확정기여형이다. 회사가 퇴직금을 근로자 계좌에 적립하면 근로자가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회사를 선택해 운용을 맡긴다. 운용 실적이 나아지면 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DC는 근로자 본인이 퇴직급여를 얼마나 받게 될지 다소 불투명한 반면 이직하더라도 계산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직이 많은 근로자, 자체적으로 퇴직연금을 설계하기 힘든 중소기업, 연봉제를 도입해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는 기업에 유리하다.
임금상승률 높으면 DB가 유리DB와 DC 중 선택이 가능하다면 어느 게 이득일까.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하면 DB가 낫다. 퇴직 때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지급액을 책정해서다. 향후 승진 기회가 많은 20~30대는 임금이 오를 일도 많으므로 DB가 유리할 수 있다. 반면 투자수익률이 더 높을 것을 기대하는 40~50대한테는 DC가 유리하다. 기본급이 적고 성과급 위주로 급여를 주는 직장 근로자 역시 DC를 고려할 만하다.
하지만 이보다는 원리금이 보장되느냐, 실적 배당이냐의 차이가 더 크다. 실제 올 2분기 기준 퇴직연금 수익률 상위 은행·증권사·보험사 상품은 수익률이 1% 내외로 모두 원리금 보장형이었다. 실적 배당형은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실적 배당형은 운용 능력에 따라 수익률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수익률이 높으면 좋지만 능사는 아니다.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은 “IRP(개인형퇴직연금)로 추가납입이 가능하긴 해도 퇴직연금은 ‘현재 소득’으로 볼 수 없다”며 “젊은 시절 연금저축 비중을 높여 노후 자금을 준비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의 차이는 퇴직금 자금의 운용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DB형은 회사가, DC형은 개인이 운용 책임을 진다. DB형은 회사가 투자하다 손실을 내도 직원의 퇴직 때 미리 계산된 퇴직금을 줘야 한다. 개인은 약속된 퇴직금을 받을 뿐 퇴직금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나 손실은 모두 회사가 안게 된다.
DC형은 회사가 퇴직금을 분기별 또는 매년 정해진 계좌에 넣어주면 개인이 운용해 자금을 불린다. 이 때 개인은 계좌를 튼 금융회사와 논의해 예금·ELS(주가연계증권)·펀드·국공채 등 분야별로 투자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 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 개인퇴직계좌)는 재직 기간 중 추가 납입이 불가능하지만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는 연 1200만원 내에서 가능하다.
DC·DB 가입자나 자영업자도 가입할 수 있다. DC·DB의 경우 가입 기간 10년 이상일 때만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IRP·IRA는 언제 가입해도 만 55세가 넘으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또 IRP 계좌에 퇴직금을 넣으면 세율이 5~10%인 퇴직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고정수수료는 내야 한다. 2017년부터 자영업자도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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