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노선 연장·신설 잇따라 … 교통 편해지고 편의시설도 몰려

도로·전철·지하철은 집값 형성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서울 목동 ‘한신 청구’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2009년 초 평균 매매가격이 5억5000만원이었다. 같은 해 7월에는 6억4000만원으로 6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7월에 지하철 9호선이 개통돼 인근에 신목동역이 들어선 것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올 8월 경기 용인에서 분양된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의 경우 중대형 위주로 구성됐는데도 대부분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신분당선 2단계 구간인 동천역(예정) 역세권이라는 점이 주요 성공 요인으로 지목됐다. 동천역이 개통하면 서울 강남까지 20분대면 이동할 수 있어 서울로 출퇴근하는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신규 공급 아파트 역세권에 몰려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하철·전철 인근의 역세권 아파트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나마 가격 하락폭이 적다. 교통편리성이 뒷받침된 때문이다. 기존 아파트뿐 아니라 신규 공급되는 주택 역시 지하철역과 가까운 단지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건설사들도 아직 개통되지 않은 지하철 노선을 마케팅 요소로 삼아 향후 주택가치 상승 가능성을 강조한다. 주택 수요자들도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전철이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다.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은 위례신도시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쳐 있는 위례신도시에서는 올해 공급된 아파트 6개 단지 중 네 곳이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2기 신도시 중 유일한 서울 강남권이라는 점이 인기 요소로 작용했다.

위례신도시로 서울지하철 8호선이 연장될 예정이어서 강남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흥행 요소로 작용했다. 신 교통수단인 트램(노면전차)이 지하철 역사와 아파트 단지를 연결하게 된다. 위례신도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경전철 위례신사선도 들어올 예정이다. 고속철도(KTX) 수서역과도 가까워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위례신도시에서는 11월에도 신규 분양이 이어진다. 현대건설이 C1-1블록에서 주상복합 아파트인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 490가구를 공급하고, 현대산업개발도 인접한 C1-2블록에 역시 주상복합인 ‘위례 2차 아이파크’ 495가구를 내놓는다. 경기도시공사와 삼성물산·대림산업은 A2-11블록에 ‘위례 자연& 래미안-e편한세상’ 1540가구를 분양한다. 우남역(가칭)에서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서울 강남과 여의도, 김포공항을 연결하는 서울지하철 9호선도 연장된다. 서울시는 2단계 사업인 신논현역~잠실 종합운동장역(4.5㎞) 선로 설치공사를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4단계 구간인 보훈병원~고덕강일1지구 구간(3.8㎞)에 고덕역 1개역을 포함해 총 4개 정거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강동·송파권역에서 강남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진다.

2020년 준공 예정이다. 9호선 연장의 최대 수혜는 강동구 고덕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받을 전망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연말께 고덕시영재건축 아파트를 분양한다. 전용 59~192㎡ 3658가구 중 943가구를 일반 분양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과 수도권을 잇는 ‘황금라인’인 분당선과 신분당선도 속속 연장되면서 수혜지역이 늘어난다. 지난해 10월 왕십리~선릉 구간이 개통된 분당선은 11월 중으로 망포역을 출발해 매탄역·수원시청역·매교역·수원역까지 이어지는 경기 남부 노선이 개통한다. SK건설이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일대에 공급하는 ‘영통 SK 뷰(710가구)’가 수혜단지로 꼽힌다. 분당선 망포역까지 도보로 접근할 수 있다.



KTX 개통은 전국 주택시장에 대형 호재현재 강남역에서 분당 정자역까지 운행 중인 신분당선은 정자~광교 구간이 2016년 개통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서울시가 강남~동빙고~광화문~은평뉴타운~삼송을 잇는 추가 연장 구간 건설 추진 계획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 안대로 진행될 경우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서 서울 강남권 및 수도권 남부 지역까지 교통 여건이 개선되기 때문에 신설 노선 인근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평뉴타운과 고양 삼송지구가 최대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송지구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삼송 아아파크(610가구)’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100·116㎡의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신안산선은 지하철 4호선 안산 중앙역과 시흥시청·광명·여의도·서울역을 복선 전철로 잇는다. 총 연장 46.9㎞로 17개 역이 건설된다. 1단계 구간(안산~서울 여의도) 사업이 2018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2단계 구간(여의도~서울역) 사업은 2022년 개통될 예정이다.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안산 중앙역∼서울역 구간은 37분, 시흥시청∼서울역 구간은 35분이 소요될 예정이어서 서울 도심으로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 금천·경기 시흥 등 서울 서남권 주택시장의 대형 호재다. 옛 육군도하부대 부지에 들어서는 복합개발단지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신안산선 시흥사거리역과 가까워 최대 수혜단지로 꼽힌다. 59~101㎡ 아파트 3200여 가구로 구성된다.

김포도시철도 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역까지 23.61km 구간에 정거장 9개소를 설치해 무인 경전철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현대로템이 2017년까지 23편성(46량)의 차량과 철도 전자기기를 주축으로 한 열차운행 시스템을 공급하게 된다. 특히 김포공항역이 서울지하철 5·9호선 환승이 가능해 서울 진출입이 한층 수월해진다. 서울 9호선 급행을 갈아타면 강남이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KTX는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KTX 광명역과 천안·아산역, 동대구역 주변 아파트 값이 올 들어 크게 올랐고 인근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도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전국 주요 도시를 2~3시간 만에 오갈 수 있는 역사 주변으로 대규모 복합단지가 조성되는 등 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주택 공급이 이어지고 투자도 크게 늘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2016년 준공을 목표로 올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며 경기 광명에서는 광명역세권 복합단지개발사업이 추진 중이다.

여기에 수도권 KTX 사업도 추진되고 있어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서울 수서에서 경기도 동탄·평택을 거쳐 기존 경부선 고속철도와 만나는 노선(61㎞)으로, 2010년 착공해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8년까지 환승센터와 역세권 개발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동탄역이 들어서는 화성시 동탄2신도시와 지제역이 신설되는 평택은 수도권 KTX의 혜택을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수서역 인근인 송파구 문정동과 세곡·내곡지구, 위례신도시도 KTX 신설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분양 시장이 호조를 띠고 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최근 부동산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과거처럼 가격 급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지하철이 연장되거나 KTX가 신설되는 지역은 개발 호재에다 생활 편리성이 더해지면서 집값이 하방 경직성을 갖는다”며 “개통 이후에는 주택가치 상승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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