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TIC TEST - 유전자 자가진단 장비는 의료기기 아니다
GENETIC TEST - 유전자 자가진단 장비는 의료기기 아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구글이 투자한 의료서비스업체 ‘23앤드미’에 유전자 자가진단 장비 판매를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FDA에 따르면 이 유전자 진단 장비는 간단한 타액 표본만으로 “254개 질병 및 질환 보고서, 질병 보균 현황, 건강 상 위험, 약물 반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중증 질병 예방의 첫 걸음”으로 안내한다고 약속한다.
FDA가 11월 22일자로 발행하고 25일 공개한 경고장은 이 장비가 “의료기기”를 표방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타액채집장비와 개인유전체서비스(PGS)는 의료기기로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기기라는 이름을 사용해선 안 된다.
구글을 공동설립한 세르게이 브린의 아내인 앤 워지츠키 23앤드미 CEO는 얼마 전 남편과 별거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이번에는 FDA의 공격을 받으면서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23앤드미의 유전자 자가진단 장비에 포함된 타액채집장비는 수 년 전부터 FDA의 분노를 샀다. 이번 경고장에 따르면 FDA와 23앤드미의 갈등은 200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FDA는 잔뜩 성난 논조로 그동안 자신들이 23앤드미와 함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유전자 자가진단 장비가 대부분의 의료기기들이 거치는 번거로운 승인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도록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심지어 “장비에 부착된 상품정보 수정”까지 제안했다고 한다.
경고장에 따르면 지난 4년 간 FDA는 23앤드미에 “14회 이상의 대면 및 전화 회의, 수백 건의 메일과 수십 건의 서류 교환”을 가졌으며 “연구 계획 및 승인 요구사항에 대해 우리측 의견을 전달하고 잠재적인 분류방식과 문제 조정 통로에 대해 기한까지 포함해 협의했으며 리스크 완화 전략까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FDA는 23앤드미가 이런 비판을 수용하는 대신 판촉에 박차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귀사가 TV광고를 포함한 새 판촉 활동을 개시하고 진단 가능한 증상 목록 또한 확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는 귀사가 FDA로부터 판촉 허가를 득하지 않은 채 PGS 사용을 확대하고 소비자 집단을 넓힐 계획임을 보여줬다.” 따라서 “23앤드미는 PGS 판촉을 즉시 중단해야만 하며…”
왜 FDA가 칼을 뽑아들기까지 4년이란 시간이 걸렸을까? 그리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 업체들은 왜 FDA의 공격을 받지 않는 걸까?
PGS 같은 진단 서비스에 대한 우려는 2004년부터 제기됐다. 당시 미 유전의학회(ACMG) 이사진은 유전자 진단이 “적절한 방식으로 인증받은 의료 전문가의 서비스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 성명은 유전자 자가진단이 “부적절한 진단 활용, 진단 결과 해석 오류, 필수적 후속조치 결여, 기타 부정적인 결과”를 일으킬 수 있어 “잠재적으로 해롭다”고 주장했다.
FDA는 자신들이 이 분야를 주의 깊게 지켜봐 왔으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우리가 주시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타 업체들은 우리와 협의를 시작하거나 아니면 사업을 중단했다”고 FDA 대변인이 뉴스위크에 말했다. 반면 23앤드미는 “수 년에 걸쳐 사태를 점점 악화시켰다.”
23앤드미는 일종의 사죄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그동안 의료기기 승인 절차와 관련된 기한과 의사소통 문제에서 FDA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FDA와의 관계는 우리에게 극히 중요하며, FDA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념하겠다.” 23앤드미측에 의견을 묻자 홍보담당자는 성명에 나와 있는 내용 외에 달리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23앤드미는 향후 15일 내에 문제를 해결하거나 FDA측에 언제 문제를 해결할지 명시한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그렇게하지 않으면 23앤드미는 “차압, 판매 금지명령, 벌금” 같은 처벌을 받는다.
마이클 왓슨 ACMG 상임이사는 FDA의 결정이 “합리적”이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가진단 장비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양측 유방절제술처럼 불필요하고 위험한 예방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왓슨은 말했다. 유전자 진단은 반드시 상담과 병행해야 진단 결과에 나타나지 않는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특정 유전자를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질병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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