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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 - S클래스의 2013년 대미 장식

CARS - S클래스의 2013년 대미 장식

메르세데스 벤츠 신형 S클래스가 8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외관과 성능은 스포티하고 정숙성은 더 훌륭해졌다. 최첨단 편의장치를 경험해보는 것도 S클래스가 주는 재미다.



2013년 대미를 장식할 수입차 모델이 등장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간판 S클래스다. 올해도 많은 수입 신차가 들어왔다. 올 초 전문가들은 가장 기대가 큰 모델로 폴크스바겐의 해치백 신형 골프와 메르세데스 벤츠 대형 세단 S클래스를 꼽았다. S클래스는 유독 많은 관심을 받았다. 출시 수개월 전부터 많은 자동차 전문지와 자동차 전문 블로그에 관련 글들이 올라왔다.

해외 시장에 첫 선을 보인 7월부터는 국내 출시일을 묻는 소비자가 많았다. 하지만 S클래스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지만 한국은 조용했다. 출시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슬슬 지쳐갈 무렵인 11월 27일 드디어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S클래스의 출시일이 늦춰진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S클래스에는 자동차의 안전과 관련된 최첨단 장치가 대거 탑재됐다. 안전장치의 경우 국가마다 기준이 달라 한국 기준에 맞는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너무 앞서나가는 기술은 인증 받기가 어려워 국내 출시 차량에서는 빼기도 한다.

신형 S클래스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100년이 넘는 역사의 모든 기술을 총망라한 작품인 만큼 많은 항목의 테스트를 거쳐야 했다. 다행히 대부분의 기능을 탑재한 S클래스가 국내에 들어오게 됐다. “시간은 걸렸지만 S클래스의 모든 기능을 국내 소비자도 경험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벤츠코리아 관계자의 말이다.

(위부터 시곗바늘 방향으로)넓고 고급스러운 S클래스의 내부. 움직이는 사무실 같은 뒷자석. 역동성을 강조한 뒷태.
전자장치 테스트와는 별개로 한국의 출시 시기를 놓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많은 고민을 했다. 한국은 최근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현대차의 홈그라운드다. 경쟁사인 BMW가 수년째 1위 브랜드로 위용을 떨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간판 모델인 S클래스의 성패가 브랜드 이미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을 기했다.

2005년 5세대 모델을 출시한 이후 8년만에 등장한 S클래스. 외관부터 남다르다. 전체적으로 물 흐르는 듯 부드러운 라인을 강조했다. C필러 이후 트렁크까지 떨어지는 라인이 날렵해 쿠페를 연상하게 한다. 대형 세단의 무거운 이미지보다는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뒷태만 보면 최근 부분변경 모델로 등장한 E클래스의 디자인 콘셉트와 닮았다.

하지만 E클래스를 뛰어넘는 품격이 느껴진다. 비밀은 두툼하면서 역동적인 앞부분에 있다. 보닛 위로 단단한 근육질 라인이 자리 잡았는데 둔해 보이지는 않는다. 전작에 비해 폭이 좁아진 4중 라디에이터 그릴과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보닛의 앞쪽 끝 중심에는 벤츠의 상징 ‘세 꼭지 별’ 로고가 클래식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는 라디에이터 그릴 위에 로고를 박은 스타일을 동시에 출시해 소비자가 선택하는 마케팅을 펼쳐왔다. 클래식 형태의 로고는 중장년층에게, 라디에이터에 장착한 로고는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S클래스에서는 클래식한 형태의 로고를 배치한 모델만 판매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면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다. “S클래스가 가진 최고급 세단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려 했다. 또 특별한 장치 없이 외관의 부드러운 선만으로 충분히 젊고 역동적인 감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국내에 출시되기 전인 7월 1~4일까지 3박 4일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신형 S클래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국내 출시된 가솔린 S500과 S350 블루텍을 시승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간판 모델인 만큼 부족함이 없는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했다.

배기량 4663㏄ 8기통 대형 엔진을 탑재한 S500은 최대출력 455마력, 최대토크 71.4㎏.m의 무시무시한 힘을 자랑한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4.8초다. 웬만한 슈퍼카 못지 않은 성능이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자 1800rpm(분당 엔진 회전수)부터 최대토크가 걸리며 차가 격렬히 반응했다.

무거운 대형 세단의 차체가 무리 없이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핸들링 또한 유연하고 날렵하다. S클래스는 외관만 스포티하게 바뀐 게 아니라 달리는 느낌도 훨씬 역동적으로 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정숙성이다. 시속 150㎞를 넘어도 차는 안정적으로 도로 위를 누볐다. 주행 중 발생하는 소음이나 진동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주변의 경관만 빠르게 스쳐갈 뿐이다.

S500보다 낮은 트림의 S350 블루텍은 어떨까. 가솔린 모델인 S500을 먼저 시승했다. 워낙 정숙성이 뛰어난 차라 디젤차인 S350 블루텍은 승차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소음이 거의 없는 디젤차’라는 메르세데스 벤츠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지만 S500에 익숙해진 몸은 S350의 승차감이 다소 거칠게 느꼈다. 대신 운전의 재미는 배가 됐다.

미묘한 진동이 운전자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했다. S500보다 더 낮은 1600rpm에서 63.2㎏.m의 최대토크가 걸리는데 디젤 특유의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이 인상적이다. S350 블루텍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연비다. ℓ당 18.2㎞를 달리는데 대형세단이라고 믿기 힘든 수치다. 실제 연비주행 테스트에서도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11월 27일 출시에서는 소개되지 않은 모델 중에선 S350 블루텍 하이브리드가 있다. 2143㏄ 디젤엔진에 20㎾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연비는 무려 22.7㎞/ℓ다. 차를 몰면 운전대 앞 디지털 계기판에 모터에서 동력을 받아 달릴 때와 엔진의 힘으로 달릴 때가 표시된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퓨전 하이브리드, 도요타의 렉서스 ES300h 등 최근 시승해 본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순수 전기모터로 달리는 구간이 짧다. 메르세데스 벤츠 엔지니어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배터리 크기 때문입니다.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면서 연비 효율을 최대한 높이고 공간 손실을 없애는 크기를 고민했어요. S클래스는 모든 트림의 트렁크 크기가 동일합니다.” 디젤 하이브리드 S클래스의 국내 출시를 기다리는 사람이 늘 것 같다.



디젤은 ℓ당 연비 18.2㎞메르세데스 벤츠 관계자를 곤란하게 만드는 질문이 하나있다. “S클래스는 운전자를 위한 차입니까? 뒷좌석에 앉는 VIP에 초점을 맞춘 차입니까?” 고급 세단을 생산하는 브랜드라면 항상 하는 고민 중 하나다. 직접 경험해보니 S클래스는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완벽한 차로 느끼도록 많은 장치를 했다. 모든 옵션을 탑재한 S500의 뒷좌석에 앉아 토론토 시내를 관광하는 호사를 누렸다. 약 40분 정도의 짧은 경험이었지만 차의 가치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S클래스의 뒷좌석은 움직이는 사무실이자 영화관·침대다. 일단 좌석에 앉아 온열 기능을 포함한 6가지 마사지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운전석과 동승석 뒤에 달린 개인모니터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등받이는 37~43.5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별도의 옵션 사항인 퍼스트 클래스 리어(First Class Rear)에는 전화기와 별도 수납 공간, 접이식 테이블이 포함된 비즈니스 센터 콘솔이 제공된다.

S클래스는 보이지 않는 곳에 숨은 매력이 가득한 차다. 최첨단 편의장치와 안전장치가 그렇다. 눈에 띄는 장치는 프리 세이프 브레이크(Pre-safe Brake)다. 시속 72㎞ 이내의 속도에서 작동되는 기능으로 앞에 갑작스럽게 장애물이 나타날 경우 차가 스스로 멈춰 사고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시속 50㎞ 이하 속도에서는 보행자의 충돌을 완벽하게 피한다. 헝겊으로 만든 인형을 세워놓고 간단한 테스트를 했는데 장애물 충돌 50㎝ 앞에서 차는 절묘하게 멈췄다.

매직 바디 컨트롤(Magic Body Control)도 흥미롭다. 서스펜션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도로 위의 장애물을 감지하고 대처하는 기능이다. 시속 60㎞로 과속방지턱을 넘어봤는데 서스펜션이 스스로 판단하고 무르게 변하며 부드럽게 턱을 넘었다. LED만으로 이뤄진 헤드램프 기능도 놀랍다. 나의 시야를 최대한 넓게 확보하면서 상대방 차량의 시야까지 배려하는 센스가 돋보인다.

이미 신형 E클래스에서 비슷한 기능을 선보였는데 S클래스에서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상향등을 켜고 어두운 밤길을 달리다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E클래스는 자동으로 헤드램프를 낮춰 상대방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다. S클래스는 헤드램프의 LED 전구 중에서 상대방의 시야에 방해가 되는 일부분만 점멸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고급 모델인 마이바흐의 단종을 선언했다. 그 자리를 S클래스가 이어받았다. 신형 S클래스는 마이바흐의 단종 이후 처음으로 출시된 S클래스다. 더욱 고급스럽고 완벽한 차로 만들기 위해 메르세데스 벤츠가 가진 역량을 집중했다. 올 겨울 수입차 시장은 거대 강자의 등장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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