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AFETY - 에볼라에 관한 오해와 진실
BIOSAFETY - 에볼라에 관한 오해와 진실
에볼라가 진앙지 기니에서 이웃나라로 퍼져나가면서 서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이 그 치명적인 질병의 공포에 떨고 있다. 에볼라가 아직 아프리카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에서 첫 사망자가 확인되면서 세계적으로 우려가 한층 커졌다.
이번 에볼라 파동은 사상 최악의 사태로 간주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월 첫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1603명이 감염되고 887명이 사망했다(8월 5일 현재). 빠른 속도로 계속 확산되어 7월 1일 이후 한 달 새 사망자가 400명 증가했으며 감염자 수는 2 배 이상 늘어났다.
에볼라는 전 세계에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으로 꼽힌다. 이번 균주는 사망률이 60% 안팎에 달해 상당히 치명적이다. 다른 균주들은 감염자의 최대 90%까지 사망에 이르게 한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는 또한 많은 사람에게 잘못 알려졌다. 영화화된 소설 ‘핫 존’과 ‘안드로메다 균주’ 같은 선정적인 소설들을 통해 관련 ‘지식’을 얻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무시무시한 에볼라 영토에 첫발을 들여놓는 초보들을 위해 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치명적인 질병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대략적으로 훑어본다.
에볼라란 무엇인가?에볼라는 감염자의 절반 이상을 끔찍하게 죽이는 출혈열이다. 치료제가 없으며 설사, 구토, 출혈, 심각한 내출혈 및 외출혈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WHO에 따르면 “사람이나 동물 용으로 공인된 전용 치료제나 백신이 공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몇 종의 백신이 실험 단계에 있다.
이 질병은 1976년 처음 확인됐다. 수단, 그리고 콩고민주공화국(당시 자이르)의 에볼라강 근처 마을에서 거의 동시에 2건이 발생했다. 바이러스의 이름도 강에서 유래했다. 박쥐에서 옮았다고 여겨진다. 에볼라는 박쥐, 고릴라, 침팬지 등 “감염된 동물의 혈액, 분비물, 장기 또는 기타 체액과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인간에게로 건너 뛴다고 WHO는 말한다. 그 다음, 감염자의 체액 접촉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간다. 따라서 확산을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감염 의심자를 격리한다. 잠복기가 길게는 21일에 달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격리가 더욱 중요하다.
에볼라를 얼마나 두려워해야 할까? 감염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에볼라는 의심할 바 없이 인간이 걸릴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 중 하나다. 그러나 쉽게 확산되지 않는다. 현재 언론에 요란하게 보도되는 파동이 한창일 때도 현재 에볼라 퇴치작업이 전개되는 나라들에서 다른 질병에 비해 비교적 적은 사람이 감염되고 사망한다는 의미다.
라싸열이라는 또 다른 출혈열은 “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기니·나이지리아(에볼라 파동이 일어난 4개국)를 포함한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풍토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매년 30만~50만 명이 거기에 감염돼 대략 5000명이 목숨을 잃는다. 한편 기니에선 2012년 한 해 동안에만 5100명가량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었다. 유엔 산하 HIV/에이즈 전담기구인 UN에이즈프로그램의 통계다.
에볼라 피해자 수가 비교적 적은 것은 상당 부분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시에라리온·미국·라이베리아의 최고 에볼라 전문의 몇몇이 최근 몇 주 사이 감염자들을 치료하던 중 그 병에 걸려 일부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렇지만 사람끼리는 쉽게 전염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경로로 확산될까?에볼라는 인플루엔자나 기타 급속히 확산되는 바이러스 같은 공기매개 전염병이 아니다. 그리고 초기 단계에 쉽게 전염될 수 있는 질병도 아니다. 에볼라는 거의 전적으로 에볼라 감염자의 시체, 또는 진행기의 앓아 누운 감염자 접촉, 그리고 감염된 육류 섭취를 통해 전염된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인 앤서니 S 파우치 박사의 설명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신체 분비물 및 혈액과 아주 밀접한 직접적 접촉에서 비롯된다. 가까이 선 사람의 재채기 만으로 전염될 수 있는 인플루엔자 같은 유의 질병이 아니다.” 파우치가 지난 4월 IB타임스에 말했다. “물론 기니에서 어쩌면 시에라리온이나 라이베리아로 확산될 수 있다. 하지만 에볼라가 인플루엔자처럼 한 순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가지는 않는다.”
잉글랜드 레딩대의 바이러스 학자 벤 뉴먼 박사가 당시 IB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요인을 부연 설명했다. “이 바이러스가 지금보다 더 쉽게 사람들 간에 전염될 수 있다면 흑사병보다 더 치명적인 잠재력을 지니게 된다”고 그가 말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항공 교통의 발달로 감염병의 장거리 전파가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나이지리아 라고스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내린 직후 사망한 미국인이 그 증거다. 그의 사망은 그 질병이 미국까지 전파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다. 그가 8월 중 미네소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고 전해졌기 때문이다(데일리 메일 보도).
보건 당국은 현재의 에볼라 파동 수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아마도 에볼라 퇴치의 가장 중요한 대책은 그 병에 걸린 사람, 그리고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의 이동제한과 격리수용일 성 싶다. 현재의 에볼라 파동에 직면한 국가의 의료시설들은 감염통제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정부와 보건 당국자들은 감염자의 사망 전과 후 대처법에 관해 대(對) 국민 교육을 실시한다.
망자의 포옹과 접촉을 수반하는 전통적인 장례 관행을 피하도록 하는 일이 극히 중요하다고 의료 관계자들은 말한다. 에볼라가 처음 확산된 기니 농촌 지역에서 특히 일반적인 관행이다.
보건 당국자들은 또한 서아프리카 주민들에게 ‘야생동물 고기’ 섭취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박쥐와 원숭이 등의 야생동물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같은 문화적 전통이 상당수 에볼라 발병의 원인으로 간주된다. 에볼라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감염 국가로 통하는 국경을 폐쇄하는 나라들도 있다.
최근 몇 주 사이 현지 주민 교육, 검역 집행, 그리고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기타 조치의 시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니의 콜로 벵구 마을 같은 곳의 주민들은 의료 관계자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그들이 바이러스를 옮긴다고 믿기 때문이다(뉴욕타임스 보도).
현재로선 에볼라 파동이 서아프리카에 국한된 듯하다. 하지만 그것을 다른 지역으로 옮긴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은 단지 행운이 따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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