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S | LUXURY CAR - 2억원의 질주
AUTOS | LUXURY CAR - 2억원의 질주
‘억의 질주’.
수입차 시장에서 고가 모델의 판매량이 치솟고 있다. 그동안 중저가 모델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지만 올해 수입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맞춰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 수입차 브랜드의 럭셔리 모델 출시 전략과 ‘격이 다른’ 모델을 찾는 이들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이하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2010년 9만 562대를 기록했던 수입차 연간 판매량은 2011년 10만 5037대, 2012년 13만 858대, 2013년 15만 6497대로 늘었다. 지난 1~8월에는 12만 8817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0만 3417대) 대비 24.6%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18만대 판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이한 점은 1억 5000만 원 이상 고가 수입차의 판매량 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이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 8월 1억 5000만 원 이상의 수입차는 3447 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27대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의 비중도 지난해 1.67%에서 올해 2.68%로 커졌다. 2014년이 넉 달 남은 것을 고려하면 연간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인 5000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1억 5000만 원 이상 수입차 판매는 2010년 3141대, 2011년 3042대, 2012년 2721대, 2013년 2923대 등 꾸준히 3000대 안팎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 수입차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2억 원 수입차 판매는 140% 증가했다. 지난해 8월까지 321대가 팔렸는데, 올해 같은 기간 동안 776대가 판매됐다.
지난 연말 출시한 ‘S클래스’ 폭발적 반응 고가 수입차 판매 성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S클래 스’가 이끌었다. 그중에서도 1억 9520만 원에 판매되는 ‘S 500 4MATIC’이 돋보인다. 지난해 말 국내에 출시된 이 모델은 올 들어 8월까지 767대가 팔렸다. 특히 지난 8월 118대가 팔리면서 수입차업계에서 “올해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출시 후 연간 판매량 1000대가 넘어서면 ‘한국 시장 안착’, 5000대가 넘어 서면 ‘판매 주력 모델’로 본다.
5000만~1억 원대의 모델이 주력인 BMW도 1억 8380만 원짜리 ‘750 xDrive’를 올 들어 8월까지 150대 팔았다. 지난 해 같은 기간 110대보다 훨씬 늘었다. 2억 230만 원에 판매하는’ M6 그란 쿠페’도 21대를 기록했다.
대형세단뿐 아니라 스포츠카부문의 성장도 가파르다. 아우디 ‘R85.2 FSI 콰트로’(2억 2450만 원)는 올해 1~ 8월 30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 이상 성장했다. 1억 8100만 원의 ‘S8’과 ‘S8 4.0 TFSI 콰트로’도 각각 16대, 41 대가 팔리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포르셰의 대표 모델로 꼽히는 911 시리즈 역시 8월까지 200대 가까이 팔리며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최상위 모델로 꼽히는 ‘911 터보 S’(2억 5300만 원)가 40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파나메라 GTS’(1억 7490만 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 35대에서 올해 65대로 판매가 늘었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에서는 고가로 분류되는 랜드로버의 상위 모델이 판매를 주도했다. ‘레인지로버 4.4 SDV8’(1억 7160만 원)이 8월까지 230대가 팔리면서 주목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가까운 성장이다. ‘레인지 로버 5.0 SC’(1억 8860만 원)도 배에 가까운 107대가 판매됐다. 레인지로버는 운전석이 높고 시야가 트여 운전하기 편하다는 게 장점으로 부각돼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2억 원고가 수입차의 판매 상승을 보여주는 대표 브랜드는 벤틀리다. 2억~4억 원대의 모델이 주력인 벤틀리는 지난해 1~ 8월 84대 판매에서 올해 196대로 배로 늘었다. 효자 모델은 신형 ‘플라잉스퍼 W12’였다. 2억 8310만 원의 이 모델은 올해 113대가 팔렸다. 벤틀리는 2006년 국내 진출 이후 판매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4억 원의 판매가를 보이는 롤스로이스도 지난해 1~ 8월 21대 판매 에서 28대로 늘었다.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 역시 올해 상반기 280대를 판매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700% 성장했다.
희소성 찾아 ‘사양 업그레이드’고가의 고급차가 이처럼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는 더 희소성 있는 모델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시장에선 여전히 6000만 원대 차량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지만 갈수록 희소성 높은 차량을 찾다 보니 가격대가 높은 차량 판매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 역시 디자인이 독특하거나 화려한 고급차, 강력한 파워를 갖춘 고성능 차를 국내로 들여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지난 연말부터 잇따라 선보인 고가의 신차가 시장의 좋은 반응을 불러오면서 SUV와 스포츠카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커진 것이다.
법인의 구매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수입차는 가격이 오를수록 개인 구매 비율은 상당히 낮아진다. 올해 상반기 판매를 보면 롤스로이스는 법인이 100%를 점유했고, 벤틀리는 79.3%를 차지했다. 포르셰(76.6%), 랜드로버 (66.9%) 등도 법인 비율이 높았다. 수입차 관계자는 “고가 수입차의 경우 리스 비용 등을 사업비로 처리할 수 있는 만큼 굳이 개인 명의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말을 앞두고 고가의 고급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페라리는 하반기에 ‘캘리포니아 T’를 공개했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디젤’과 ‘기블리 디젤’도 곧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포르셰도 최근 ‘뉴 911 타르가 4’와 ‘뉴 911 타르가 4S’를 국내에 출시했다. 벤틀리는 지난 9월 18일 ‘플라잉스퍼 v8’을 한국에 선보이며 럭셔리 세단의 흐름을 이어갔다. 수입차 관계자는 “대형 세단은 완성차업체의 플래그십 모델이 대부분으로 해당 업체의 기술력을 대변한다” 며 “첨단 사양을 갖춘 고가의 대형 세단이 판매 호조를 보일 경우 회사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하위차종인 중·저가 볼륨모델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미국투자이민 새 기준’ 국민이주㈜, VIP 미국영주권 세미나 개최…예비 신청자 기대감 모아
2컴투스 ‘스타시드’, 출시 하루만에 태국 구글 인기 게임 1위
3지씨셀 떠난 제임스 박 대표...롯데바이오로직스로
4S&P "내년 한국 기업 신용도 둔화 가능성 높아"
5자본시장법으로 '주주 충실 의무' 보장한다…정부안, 여당 협의 후 국회 제출 계획
6김준수 협박해 8억 갈취한 30대 여성 BJ, 끝내…
7'내가 고라니라니' 낚시하다 공기총 기습 '탕탕'
8우리금융, 그룹 통합 슈퍼앱 ‘뉴 우리WON뱅킹’ 출시
9'아무 이유 없어' 고속도로서 돌팔매질·직원 폭행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