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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는 어디로-신흥국 성장엔진 다시 가열될까? | 위태로운 러시아 살아나는 인도

세계 경제는 어디로-신흥국 성장엔진 다시 가열될까? | 위태로운 러시아 살아나는 인도

위기에 놓인 푸틴 러시 아 대통령(왼쪽)과 친기 업 성장론으로 각광 받 는 모디 인도 총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톡톡히 했던 신흥국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원자재 시장 불황에다 선진국 경제 침체 여파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 신흥국에도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신흥국의 저성장 기조는 유럽 등을 중심으로 다시 경기 침체 조짐이 나타나는 세계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흥국은 내수 부진과 인프라 부족 등 취약한 경제 구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신흥국은 금융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연 7%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앞으로는 5%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2011년 하반기 이후 지금까지 신흥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여섯차례 하향 조정했다. 조지 매그너스 UBS 수석 고문은 “신흥시장이 2006~2012년 기록했던 이례적인 고속 성장 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역시 “브라질과 러시아 같은 나라엔 경기 둔화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보다 분배 택한 브라질
남미 국가 중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브라질은 좀처럼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노동자당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경제 성장률이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7.5%(2010년)였던 경제 성장률은 2011년 2.7%, 2012년에는 0.9%로 떨어졌다. 2013년 2.3%로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2014년 다시 분위기가 나빠졌다. 1분기(-0.2%)와 2분기(-0.6%)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주요 기관이 예측한 2014년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1%대다. 브라질이 ‘제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브라질 유력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20개 컨설팅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 성장률은 0.35%다. 2015년 브라질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브라질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섰고, 적자폭도 2013년까지 계속 늘었다. 2014년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적자폭이 축소되리란 예상이지만 나쁜 상황을 타개할 정도는 아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과 중남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반전의 기회도 마땅치 않다. 성장률은 낮은데 고물가는 계속되고 있다. 브라질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약 6.5%로 정부 목표치인 4.5%를 크게 웃돌고 있다.

폭탄을 안고 달리는 형국의 러시아도 상황은 좋지 않다. 1998년 화폐개혁 이래 사상 최저 기록을 계속해 갈아치우고 있는 루블화의 추락이 러시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루블화의 가치는 2014년 초 대비 40% 이상이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깔끔하게 매듭짓지 못하면서 위기를 자초한 탓이 크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빌미로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면서 러시아에 투자한 외국인 자본이 급속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유가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이 석유 생산을 늘렸고,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국제 유가는 크게 떨어졌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러시아 재정 수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상황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재앙에 가깝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러시아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갈수록 불안하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14년 10월 러시아 국채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강등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4년 러시아 경제 성장률을 0.2%로 예측했고, 독일 도이체방크는 러시아가 2015년 마이너스(-0.2%)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2014년 0.5%, 2015년 0.3%, 2016년 0.4% 수준의 경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또 ‘만약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서방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면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5년 중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은 인도네시아는 친시장 대통령으로 평가되는 조코 위도도(조코위)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2014년 10월 취임 후 7%대 경제 성장률을 목표로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만만찮다. 최근 5년 동안 경제 성장률이 꾸준히 하락세다. 2014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5.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시장의 부진이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인도네시아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대규모 자금유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마이너스 성장 우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파업의 직격탄을 맞았다. 2014년 초부터 이어진 광산노동자 7만여명의 파업으로 손실액이 약 2조원을 넘어섰다. 파업이 길어지자 세계 최대 백금 생산업체인 영국 앵글로아메리칸은 남아공 광산 사업을 아예 접기로 했다. 이어 2014년 7월부터 금속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 미국 포드, 일본 도요타 등 일부 자동차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고, 철강업체와 제련소, 건축업체 등이 큰 타격을 입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남아공의 2014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2013년 1.9%에 이어 2014년에도 2% 전후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2010~2011년 2년 연속 8% 이상 성장하며 비교적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은 터키는 2012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됐다. 2014년에도 2%대에 머물 전망이다. 제조업 기반이 약하고, 원자재의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아 만성적인 상품수지 적자에 시달리는데다, 주요 무역대상인 유럽과 중동의 경기 둔화가 이어져 수출도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독재와 비리 논란에 휩싸인 에르도안 총리의 대통령 당선에 따른 정치 리스크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나마 기대를 걸 만한 나라는 모디노믹스를 내건 인도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는 “2012년 이후 5%를 밑돌고 있는 인도 경제 성장률을 3~4년 내로 7~8%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후 매달 새로운 경제정책과 개혁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시장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 적극적으로 외국 투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철도 부문에서 100% 외국인 직접투자를 허용하고, 복잡한 세제를 단순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업체 아마존을 비롯해 독일 폴크스바겐·월마트 등이 인도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모디 총리의 정책에 반색했다. 모디의 ‘친기업 성장론’이 위기에 빠진 인도를 빠른 속도로 바꿔놓고 있다.

모디노믹스(Modinomics) - 2014년 5월 인도의 총리가 된 모디의 경제정책을 말한다. 모디가 인도국민당(BJP)의 총리 후보자시절부터 주창해온 모디노믹스는 외국인의 투자를 통한 인프라 확충과 제조업 육성,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다. 모디는 청년 일자리 확대를 비롯해 작은 정부, 기업 자유를 강조하는 ‘모디노믹스’를 표방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모디노믹스는 인도판 ‘대처리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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