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취임 그 후 - 지도에 없는 길에서 길을 잃다
최경환 취임 그 후 - 지도에 없는 길에서 길을 잃다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발을 내디딘 최경환 경제팀이 길을 잃은 모습이다. 재정지출 확대, 부동산 규제 완화, 세제 개편 등의 내용을 담은 ‘초이노믹스’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내놓은 경제정책 방향도 성장동력을 잃은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많다. 더구나 담뱃값 인상에 이은 연말정산 증세 논란으로 중산· 서민층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뭐가 잘못된 걸까? 경제전문가 22명에게 최경환 경제팀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들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하면서 “저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뢰하는 경제 실세 답게 과감하고 공격적인 정책을 쏟아냈다. 최경환 경제팀이 밝힌 경제정책 방향은 ‘수출·제조업 중심에서 내수·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 ‘기업 소득을 가계 소득으로 이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가계 소득을 높여 내수를 살리고, 이것이 기업 투자로 이어져 일자리를 늘리고 다시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가계 소득 주도형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정책은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취임 초 하루가 멀다 하고 굵직한 정책을 내놓았다.
그의 취임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현실은 어떤까.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은 위축된 경제 심리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른바 ‘초이노믹스’의 최우선 과제인 가계 소득 증가부터 꼬였다. 소비자 물가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만큼 심각하고, 임금은 오르지 않았다. 만성적인 내수 침체는 그대로고, 기업 투자도 늘지 않았다. 구조개혁을 명분으로 꺼낸 정규직의 고용유연화 카드는 여론의 뭇매만 맞았다. 재정지출을 늘렸지만 기대만큼 효과는 얻지 못했다. 최 부총리는 ‘46조원+α’라는 막대한 재정을 동원해 내수경기를 부양하려 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4%에 불과했다. 오히려 세수 결손만 키웠다. 기획재정부가 1월 20일 발표한 ‘1월 월간 재정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국세 수입은 205조4000억원이다. 세수 결손은 11조1000억원(추정)에 달한다. 신 3저(저성장·저물가·엔저) 현상과 유가·원자재 가격 하락, 러시아 경제위기 등의 대내외 위기는 정책 효과를 반감시켰다.
그나마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 매매량은 다소 늘었다. 정부가 지난해 8월 24일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하고 각종 규제를 풀면서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했다. 하지만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급등해 서민생활이 더욱 곤궁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선 부동산 규제 완화가 가계신용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세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 시행된 연말정산도 논란거리다.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던 연말정산이 ‘세금 폭탄’으로 돌아오면서 국민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결국 최 부총리는 1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회의에서 “3가지 항목(다자녀 가정의 공제 축소, 출산 공제 폐지, 독신자의 세 부담 증가)위주로 환급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겠다”며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올해 ‘초이노믹스’는 계속된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22일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15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경제활성화 대책이라는 기조 속에서 구조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체력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 지난해 제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중 2년차 액션플랜으로 볼 수 있다. 전반적인 기조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경제구조 개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눈길을 끈다. 경제정책 방향에서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인 4.0%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수 개선과 담뱃값 인상 등의 상승 요인을 감안해 2%로 전망했다.
올해 경제정책 방향은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을 중심으로 한 구조개혁이 주요 과제다. 최 부총리는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구조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 체력 회복을 위해 경제활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가계대출·기업구조조정·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 3대 위험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연금 개혁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공무원 연금에 이어 올해는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등도 개혁대상에 올렸다. 건강보험은 2016년 말 재정 지원 만기도래에 맞춰 보험료 부과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건강보험 부과 급여 체계와 재정 지원 방식도 바꿀 계획이다. 한마디로 불안한 연금 재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더 받고 덜 주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문제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중점을 뒀다. 단기·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200조원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전환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42조원이 우선 대상이다.
규제 완화에도 적극 나선다. 정부는 투자·일자리 창출 등을 막는 규제를 철폐하는 ‘규제 기요틴(단두대)’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을 마련해 30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개발제한구역 해제 요건 완화, 장기임대주택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와 장기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주택기금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민간 주택 임대시장을 육성한다. 정부는 이런 정책 효과로 취업자가 45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본지가 취재한 경제 전문가들의 평가는 ‘글쎄’ 일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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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취임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현실은 어떤까.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은 위축된 경제 심리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른바 ‘초이노믹스’의 최우선 과제인 가계 소득 증가부터 꼬였다. 소비자 물가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만큼 심각하고, 임금은 오르지 않았다. 만성적인 내수 침체는 그대로고, 기업 투자도 늘지 않았다. 구조개혁을 명분으로 꺼낸 정규직의 고용유연화 카드는 여론의 뭇매만 맞았다. 재정지출을 늘렸지만 기대만큼 효과는 얻지 못했다. 최 부총리는 ‘46조원+α’라는 막대한 재정을 동원해 내수경기를 부양하려 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4%에 불과했다. 오히려 세수 결손만 키웠다. 기획재정부가 1월 20일 발표한 ‘1월 월간 재정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국세 수입은 205조4000억원이다. 세수 결손은 11조1000억원(추정)에 달한다. 신 3저(저성장·저물가·엔저) 현상과 유가·원자재 가격 하락, 러시아 경제위기 등의 대내외 위기는 정책 효과를 반감시켰다.
그나마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 매매량은 다소 늘었다. 정부가 지난해 8월 24일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하고 각종 규제를 풀면서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했다. 하지만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급등해 서민생활이 더욱 곤궁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선 부동산 규제 완화가 가계신용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세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 시행된 연말정산도 논란거리다.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던 연말정산이 ‘세금 폭탄’으로 돌아오면서 국민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결국 최 부총리는 1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회의에서 “3가지 항목(다자녀 가정의 공제 축소, 출산 공제 폐지, 독신자의 세 부담 증가)위주로 환급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겠다”며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벌써부터 빛 바랜 ‘초이노믹스’
올해 경제정책 방향은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을 중심으로 한 구조개혁이 주요 과제다. 최 부총리는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구조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 체력 회복을 위해 경제활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가계대출·기업구조조정·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 3대 위험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연금 개혁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공무원 연금에 이어 올해는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등도 개혁대상에 올렸다. 건강보험은 2016년 말 재정 지원 만기도래에 맞춰 보험료 부과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건강보험 부과 급여 체계와 재정 지원 방식도 바꿀 계획이다. 한마디로 불안한 연금 재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더 받고 덜 주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문제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중점을 뒀다. 단기·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200조원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전환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42조원이 우선 대상이다.
규제 완화에도 적극 나선다. 정부는 투자·일자리 창출 등을 막는 규제를 철폐하는 ‘규제 기요틴(단두대)’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을 마련해 30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개발제한구역 해제 요건 완화, 장기임대주택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와 장기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주택기금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민간 주택 임대시장을 육성한다. 정부는 이런 정책 효과로 취업자가 45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본지가 취재한 경제 전문가들의 평가는 ‘글쎄’ 일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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