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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학 4인의 돈 버는 길

세계 석학 4인의 돈 버는 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머튼과 마이런 숄즈가 주축을 이뤘던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가 1998년 파산하면서 대학 강단의 금융학자를 향한 회의와 의심의 시선이 짙어졌다. 그러나 ‘먹물’을 완전히 배제해선 곤란하다. 주택담보대출 거품 붕괴를 오래 전부터 경고한 사람은 예일대학 로버트 쉴러 교수였다. 여기 4명의 학계 고수를 소개한다. 이들의 통찰력을 이용하면 부자가 될 수도, 아니 최소한 내 재산을 보호할 수는 있다.
 앤드류 W. 로(Andrew W. Lo·54) - MIT 슬론 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 금융공학 연구실 이사 - “인공 저능을 최소화 하라”
“‘ 매수 후 보유하라’는 말은 비현실적이다. 혈기 넘치는 청소년에게 성욕을 참으라는 말과 같다”고 로는 농담을 던졌다. 투자자 다수는 하락장에서 미련하게 버티다 결국 공황상태에 빠져 주식을 헐값에 매도하고 이후 주저하다 시장에 들어가는 적절한 때를 놓치곤 한다. 이 사실을 지적한 건 하버드대학과 예일대학을 졸업한 홍콩 출신 로 교수가 처음은 아니다. 그의 이론에 새로운 점이 있다면 행동경제학과 인공지능을 조합해 자기파괴 행위를 계속하는 이들의 본능(그는 이를 ‘인공 저능’이라 부른다)을 최소화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고통에는 역치가 있다. 증시가 25% 하락했다고 가정해 보자. 보통 사람이라면 손실이 25%를 넘어가기 시작할 때 주식을 헐값에 매도해 현금을 확보한다. 그 시점이 되면 컴퓨터가 주식을 현금화시켜 투자자가 편히 잘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다 시장의 변동성이 잦아들면, 예를 들어 ‘공포 지수’로 알려진 시카고 옵션거래소 시장변동성지수(VIX)가 하락하면 투자자가 다시 증시에 뛰어들 용기를 내기 훨씬 전에 컴퓨터가 매입을 시작한다. 솔직히 말해 VIX에 따라 매도 및 매수시점을 결정하는 건 그리 어리석지 않다. “VIX가 급등할 때 주식은 결코 당신의 친구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로 교수는 말했다.

요즘 로 교수는 알파심플렉스그룹(AlphaSimplex Group)을 설립해 자신의 이론 중 일부를 시험하고 있다. 그룹이 운용하는 30억 달러(약 3조2천억원) 규모의 나티시스 ASG 글로벌대체펀드(GAFYX)는 주식지수와 통화, 상품 선물 및 선도 등의 유가증권 비중을 끊임없이 조정하는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고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리스크를 조절한다. 수익률은 2008년 9월 펀드 설정 이후 S&P 500 평균 수익률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연간 5.1% 정도를 기록했다.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막바지 기승을 부릴 때 비슷한 전략을 사용했던 다른 헤지펀드들이 11% 손실을 기록하고 S&P가 23% 급락하는 와중에도 GAFYX는 3%의 수익을 올리며 선방했다.

GAFYX 펀드의 연간 수수료 1.33%와 판매 수수료 5.75%를 내고 싶지 않다면 로 교수의 충고를 따르라. 나도 다른 사람처럼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시장 리스크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변동성이 증가하면 채권이나 현금 보유를 늘리고 변동성이 하락하면 다시 주식으로 옮겨오는 식이다.
 로버트 화이트로 - 뉴욕대학 스턴 경영대학원 금융학부 교수, 위원장(Robert Whitelaw·51) - 저렴한 비용으로 헤지펀드 전략을 적용해야
영국에서 태어나고 MIT와 스탠퍼드대학에서 수학한 화이트로는 스키광이다. 뚜르 드 몽블랑 트레킹에 가족과 함께 참여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를 관통하는 약 169㎞ 경기를 완주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그가 일반 투자자를 위해 헤지펀드라는 봉우리를 점령하려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자산 규모 15억 달러의 인덱스IQ(최근 뉴욕생명이 인수에 동의했다) 최고투자전략가인 화이트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조합해서 낮은 비용으로 헤지펀드 전략을 적용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헤지펀드 전략에 투자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대체시장(혹은 전략)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는 다른 투자상품의 상승 및 하락과 궤를 같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어떤 운용자가 대체투자에서 시장수익(베타)을 능가하는 ‘알파’를 창출해 내는지 일반 투자자는 알 길이 없다. 특히 엄청난 운용수수료(운용보수 2%, 성과보수 20%)를 감안하면 쉽사리 뛰어들기 힘들다.

상품에 투자하고 싶다면 상품가격으로 수익이 결정되는 종목 포트폴리오를 매입한 후, 전체 증시에서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해 시장 베타를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인덱스 IQ의 글로벌리소스 ETF가 바로 이 전략을 쓴다. 총 비용비율(TER, 펀드의 순자산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76%밖에 되지 않는다.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 성과를 그대로 따라가는 건 어떨까? 화이트로는 이들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는 채권 차익거래 전략과 신흥시장 주식 등의 6개 세부전략을 구축했다. 그와 인덱스IQ 프로그래머는 한 전략에서 다른 전략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최적화 방안을 개발했다.
 라세 페더슨(Lasse Pedersen·42) - 뉴욕대학 스턴 경영대학원 코펜하겐 경영대학원 금융학 교수 - 모멘텀 투자와 가치투자를 병행하라
모멘텀 투자는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시장 추세에 역행하는 투자를 하지 말고, 상승 종목을 매입하거나 하락 종목을 매도 혹은 쇼트 포지션을 취하라는 뜻이다.

페더슨의 이론이 흥미로운 이유는 따로 있다. 그가 서로 다른 국가의 각종 유가증권을 관찰하고 이들 모두가 지금껏(그러니까 약 1년간) 움직였던 방향을 계속 따라가는 일종의 모멘텀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식이건 상품이건 통화건 무엇을 거래하든 최근까지 보여온 방향, 추세가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최근 페더슨은 1150억 달러 자산을 관리하는 AQR 캐피탈 매니지먼트 공동파트너가 돼 자신의 이론을 실전에 적용할 기회가 생겼다. 이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그도 인정했다. 이론상으로 훌륭해 보이는 거래 전략 이라도 실제 증권을 사고파는 ‘인간’이 공황상태에 빠지거나 유동성이 증발하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롱텀캐피탈이 파산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페더슨은 말했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초단타 매매보다 워런 버핏 유형의 가치투자에 더 관심이 간다면 페더슨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그는 일견 지루해 보이는 가치주가 화려한 성장주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신비로운 이유를 설명한다.

뻔하고 지루해 보이는 기업의 리스크가 사실 더 높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지루한 기업일수록 쇠퇴기에 접어든 옛 산업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더슨은 다른 변수가 더 있다고 본다. 투자자 대부분은 일부 학자의 예측과 달리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차입금을 이용할 수 없고, 또 이용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빨리 대박을 터뜨려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개미 투자자는 복권에 돈을 쏟아 붓듯이 구글처럼 놀라운 수익을 약속하는 성장주에 투자한다.

다양한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페더슨은 모멘텀 투자와 저평가된 가치주를 결합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균형 잡힌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제안한다. “가치 투자와 모멘텀 투자를 비교하면 완전히 상반되는 방식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그는 인정했다. “그러나 둘을 결합했을 때 효과가 높다는 역사적 증거가 얼마든지 있다.”
 제프리 브라운(Jeffrey Brown·46) - 일리노이대학 금융학 교수, 기업 및 공공정책 센터 원장 - 장수(長壽) 리스크를 이용하라
직접 투자펀드를 운용하지는 않지만, 브라운이 우리의 은퇴 계획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어떤 교수보다 클지 모른다. MIT에서 경제학 박사를, 하버드대학에서 공공정책학 석사를 마친 브라운의 연구 논문은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퇴직연금제도 ‘401(k)’ 개혁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라운은 사람들이 연금보험에 돈을 붓지 않는 이유를 찾고 있다. 정액연금을 401(k)가 대체하기 시작한 지금, 장수 리스크에 노출된 은퇴자가 증가하면서 연금보험 문제는 더욱 시급해졌다. 그는 사람들이 연금에 돈을 붓지 않는 이유를 하나씩 점검해 나갔다. 너무 비싸서? 인플레에 대비한 보호책이 없어서? 자식에게 유산으로 남겨주기 위해서? “조금씩은 설명됐지만, 연금에 들지 않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많은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했다”고 그는 말했다.

브라운은 수천 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연금보험 가입을 설명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다. 사람들이 평생 모은 돈을 그냥 보험사에 맡기라고 하면 주저한다. 은퇴 후 기본 생활비로 얼마가 필요한지 물어보고 비상금의 일부를 연금화하면 나머지 돈을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 얼마나 유리한지 설명한다면 대부분 호의적으로 반응 한다고 브라운은 설명했다.

게다가 연금계좌를 만들고 일정 금액을 불입하는 401(k)는 그 성격상 연금보험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은퇴 계좌에 돈이 얼마나 모였는지 꼼꼼히 확인하며 직장 생활을 했다면 힘들게 모은 돈을 연금으로 넘기는 일이 쉽지 않다”고 미국 교원퇴직연금기금(TIAA-CREF)의 신탁 관리자이기도 한 브라운은 말했다.

브라운의 연구 결과는 올바른 방향으로 살짝 밀어 주기만 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연금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2014년 7월 미 재무부는 은퇴자가 80세부터 고정 연금을 지급하는 장수연금에 가입하거나 이를 개인퇴직계좌(IRA) 혹은 401(k) 안에 포함시켜 유지하는 걸 돕기 위해 세법을 개정했다.

2014년 10월에 재무부는 근로자 401(k) 자금의 투자처로 인기를 끄는 목표기간펀드(target-date fund)로 연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지금까지는 보험 계좌를 개설하는 고용주나 연기금(plan sponsor)이 연금보험을 제공하지 못하게 막는 높은 장벽이 있었다”고 브라운은 말했다. 그런데 정부의 관련법 개정으로 높은 장벽에 금이 갔다. “도끼를 몇 번 더 휘두르면 장벽이 무너질 수도 있다.”

- dainel fisher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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