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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명품의 앙상블

자동차와 명품의 앙상블

자동차와 명품 브랜드의 만남이 활발하다. 마세라티는 제냐와 손을 잡았고 피아트는 구찌의 디자인을 입었다. BMW도 루이비통으로 단장을 마쳤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히 타는 것이 아닌 향유의 대상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타 업종과의 협업은 이제 너무나 익숙한 마케팅 전략이다. 특히 자동차와 명품은 다양한 형태로 제휴를 시도하며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사실 자동차는 소수의 부유층을 위해 탄생한 명품이었다. 19세기 말, 다임러와 벤츠가 제작한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이 문명의 이기는 상류층에게도 경계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마차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편리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귀족과 부호들의 소유욕을 자극했다. 그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한 자동차는 지금 대세가 된 럭셔리카의 시초였다. 자동차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오히려 고급차에 어울릴 만한 의상과 액세서리는 더욱 사치스러워졌다.

하지만 1908년 미국의 헨리 포드가 ‘T형 포드’를 선보이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포드 시스템으로 불리는 조립 라인 방식으로 양산형 대중차의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뒤이어 1938년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비틀’, 1957년 이탈리아의 피아트는 ‘친퀘첸토(500)’, 1959년 영국의 BMC(British Motor Corporation)는 ‘미니’를 내놓았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동차는 빠르게 보급됐고, 이제 자동차는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마이 카’ 시대가 도래했던 것이다.

더불어 자동차 기술도 상향 평준화됐다. 동급의 자동차는 겉포장만 다를 뿐, 모두 강력하고 안전하며 조용했다. 서로의 장점을 닮고 싶어 안달하던 자동차 메이커는 이제 생존을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남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희소성 높은 제품으로 끊임없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명품 브랜드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 둘의 접점이 바로 협업이었다. 오늘날 협업의 영역은 여전히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로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윈-윈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인 까닭이다.

 재규어 & 스텔라 매카트니

2014 파리 모터쇼에는 수많은 자동차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 중에서도 재규어가 영국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와 함께 선보인 새로운 Xe 시리즈의 스페셜 에디션은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뿐만 아니라 패셔니스타마저도 매료시켰다. 재규어는 이미 런던 디자인 위크에서 Xe의 외형을 본 딴 알루미늄 워드 클라우드(Word Cloud) 조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파리 모터쇼에서는 스텔라 매카트니의 2015년 봄 컬렉션 ‘수퍼 히어로 프린트’를 걸친 Xe의 스페셜 에디션을 공개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정식 데뷔에 앞서 파리 패션 위크의 VIP 의전 차량으로 화제를 모은 재규어 Xe는 경량 알루미늄 소재로 역대 재규어 세단 중 가장 가벼우면서도 단단함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접근 차량 감지, 사각지대 모니터링, 주차 보조 시스템도 장착됐다. 최고급 사양인 Xe s의 경우 3.0L V6엔진을 얹어 340마력의 최대 출력을 자랑한다.
 BMW & 루이비통
BMW그룹은 루이비통과 함께 bMW i8을 위한 전용 맞춤형 여행 가방 세트를 선보였다. 이 혁신적인 제품은 bMW i8의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제작됐으며, 두 개의 여행 가방을 비롯해 비즈니스용 서류가방 및 의류 커버로 구성됐다. 소재는 bMW i8의 탄소 섬유를 적용해 뛰어난 견고함과 강도로 내구성을 높였다. 또 가죽으로 제작된 전용 네임 태그와 루이비통 로고의 자물쇠를 제공한다. 이번 제품은 깔끔하게 절제된 느낌의 카본 블랙 컬러를 사용했으며 루이비통 브랜드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체크 형태의 다미에(Damier) 패턴과 레이저로 새긴 루이비통 로고로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을 갖췄다. 특히 bMW i8의 브랜드 컬러에서 차용한 블랙 & 일렉트릭 블루의 안감을 사용했고 루이비통 천연 가죽으로 손잡이를 제작해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bMW i8은 상반기 출시를 앞둔 bMW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bMW가 추구하는 혁신적인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지속가능한 스포츠카 비전을 현실로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미니 & 로베르토 카발리
미니는 에이즈 퇴치 기금 마련 자선행사인 ‘라이프 볼’에서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한 스페셜 에디션을 매년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미니가 2001년 라이프 볼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모델은 플라워 프린트가 장식된 미소니 에디션이었다. 화려한 색채와 기하학적 패턴으로 유명한 미소니의 디자인 철학이 잘 반영된 이 에디션을 시작으로 미니와 패션의 만남은 더욱 본격화됐다. 2005년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작업한 미니 쿠퍼 컨버터블은 화려한 골드 컬러 외관, 검정 가죽시트,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된 기어 레버 등 전형적인 베르사체 스타일로 재 탄생됐다. 특히 2013년에는 로베르토 카발리가 미니의 가장 최신 모델인 페이스맨을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시켰다. 카발리만의 색다른 스타일을 적용해 빛의 각도에 따라 블랙에서 브라운 컬러로 반짝인다. 또한 로베르토 카발리의 강렬한 로고가 지붕에 디자인되어 마치 차량 몸체 위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로베르토 카발리가 디자인한 스페셜 에디션은 라이프 볼 경매 사상 최고가인 15만 유로에 낙찰됐다.
 시트로엥 & 스와로브스키
시트로엥이 2014 파리 모터쇼에서 선보인 디바인 DS 컨셉트카는 기존 DS 라인의 혁신적인 이미지와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담아냈다. 디바인 DS 컨셉트카는 크리스털 제조사 스와로브스키와의 공동 제작을 통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디바인 DS 컨셉트카의 외부 라인 장식과 헤드라이트 그리고 내부의 세련되고 화려한 대시 보드와 도어 패널은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 작업으로 완성됐다. 특히 은은하게 빛나는 도어 패널은 수많은 크리스털 장식으로 마무리했다.
 인피니티 & 폴트로나 프라우
인피니티는 2014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세계적인 명품 가구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와의 창조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특별한 차량을 선보였다. 새로운 ‘인피니티 Q50’과 ‘인피니티 QX70’은 ‘선과 악’이라는 콘셉트로 거듭났다. ‘선’을 콘셉트로 제작된 Q50의 외관은 진코(Zinco, 다크 그레이) 색상과 라바(Lava, 하늘색)색상을 사용했다. 이 두 색상은 모두 지금까지 자동차보다는 폴트로나 프라우의 가구와 더 관련있는 색상이었다. 흰색 휠, 새틴 마감 트림과 순백색 가죽 트림의 외부 미러를 적용했다. 열정을 내포하는 ‘악’을 콘셉트로 제작된 QX70의 실내에는 살로몬 블랙(Salomon Black) 색상의 가죽과 그에 대비되는 리베스(Ribes) 색상의 가죽이 사용됐다. 루프 레일 또한 리베스 색상의 가죽으로 처리해 검정색 보디, 21인치 휠과 함께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피아트 & 구찌
2011년 2월 밀라노 패션 위크에는 피아트 친퀘첸토가 구찌를 입고 등장했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와 명품 브랜드 구찌가 피아트 친퀘첸토에 구찌의 스타일을 입힌 ‘친퀘첸토 바이구찌(500 by Gucci)’를 선보인 것이다.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과 구찌 창업 90주년을 기념해 양사가 협력·제작한 친퀘첸토 바이 구찌는 차량 외부에 구찌의 상징인 붉은색과 초록색 줄무늬를 두르고, 안전벨트에도 구찌 줄무늬를 입혔다. b필러와 헤드레스트, 타이어 휠 캡에는 구찌 로고를 삽입했다. 타이어 무늬 역시 구찌의 전통 모노그램을 따랐고, 실내에도 최고급 이탈리아 가죽 메이커 ‘폴트로나 프라우’를 사용해 우아함을 강조했다. 한편 피아트는 2013년 2월 남성지 GQ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친퀘첸토 GQ(500 GQ)’를 공개했다. 친퀘첸토 GQ는 메탈릭 투톤 보디 컬러와 반짝이는 사이드 미러, 다이아몬드 디자인의 16인치 알로이 휠, b필러에 삽입된 GQ 로고, 오렌지색 스티칭으로 대비시킨 검은색 프라우 가죽 시트 등으로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세라티 & 에르메네질도 제냐
이탈리아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2014 파리 모터쇼에서 ‘기블리 에르메네질도 제냐 에디션’을 공개했다. 기블리 제냐 에디션은 브랜드 창립 10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와의 협업을 통해 단 100대만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던 ‘콰트로포르테 제냐 에디션’의 후속 모델이다. 기블리 제냐 에디션은 사륜구동인 기블리 S Q4 모델을 기반으로 디자인됐다. 기블리의 우아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에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안목이 더해져 클래식한 분위기와 현대적인 세련미를 동시에 자아낸다. 또한 빛의 강도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상이 드러나도록 고안된 블루 계열의 ‘ 아주로 애스트로(Azuro Astro)’ 스페셜 컬러, 제냐 에디션만을 위한 인테리어 소재와 디자인 등 내장과 외장에 스페셜 에디션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을 모두 담아냈다. 410 마력 V6 트윈 터보 엔진이 장착된 기블리 SQ4 모델은 최대 토크 50Nm로 최고 속도 280km/h와 제로백 4.8초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 오승일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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