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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SDR 편입은 양날의 검

위안화 SDR 편입은 양날의 검

중국 위안화가 마침내 국제통화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다. 지난 11월 3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pecial Drawing Rights, SDR)을 구성하는 바스켓 구성 통화에 편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009년 위안화 국제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이후 중국 정부는 2010년 위안화의 SDR 편입을 강력히 희망했다. 당시 중국이 글로벌 수출 비중의 상위권을 차지했기 때문에 수출기준(export criterion)을 충족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통화가 시장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사용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자유사용기준(freely usable criterion)은 충족하지 못했다.

SDR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통용되는 통화가 아니라 가상의 통화에 불과하다. 그래도 자국 통화가 SDR에 편입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위안화의 위상이 5년 전에 비해 그만큼 높아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SDR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로 불리는 달러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1968년에 등장했다. 당시 미국은 월남전에 개입하고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 건설을 위해 대규모 복지사업을 실시하면서 경상수지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금 1온스당 35달러로 고정된 달러 가치가 하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미국 중심의 달러 체제에 대한 불안과 불만으로 나타났다. 샤를르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국제통화제도에서 달러의 생명이 끝났다고 주장했다. 금본위제도로의 복귀를 주장하면서 프랑스 정부는 즉각 달러 준비금 1억5000만 달러를 금으로 바꾸었다. 국제투자자들 역시 런던 금 시장에서 금을 대규모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중앙은행 간에 거래되는 금 가격은 여전히 1온스당 35달러였지만 시장에서는 40달러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달러의 신뢰도를 둘러싼 국가간 갈등이 불거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갑자기 나온 게 바로 SDR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를 대신해서 준비자산으로 IMF가 창출한 SDR을 보유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IMF 회원국들에게는 출자 할당액에 비례해서 가상의 통화 SDR이 배분됐다. SDR은 ‘종이 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SDR은 가상의 통화일 뿐 각국의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개입통화가 아니었다.

중국 위안화는 SDR의 바스켓을 구성하는 통화로 달러(41.7%), 유로(30.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가중치(10.9%)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위안화는 달러, 유로화와 달리 국제통화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위안화의 지급결제 통화로서의 기능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2%대에 불과하다. 또한 국제 통화로 등극하려면 위안화 표시 금융자산이 각국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으로 선호돼야 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기 어려운 자산은 중앙은행이 위기 때 실탄으로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중국 위안화가 SDR의 명실상부한 3위 통화로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면 금융개혁과 자본시장 개방을 위한 제도 개선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다만, 자본시장 개방은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외환위기,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쓰디쓴 경험을 하지 않았는가.

- 왕윤종 SK경영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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