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기업 무덤에서 웃은 이케아의 비결은] 현지화+이케아식 독창성의 조화
[글로벌 유통기업 무덤에서 웃은 이케아의 비결은] 현지화+이케아식 독창성의 조화
진출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IKEA)가 한국에서 첫 해를 났다. 현재 국내 유일의 매장인 이케아 광명점의 성적표는 일단 ‘합격’이다. 이케아 코리아는 12월 16일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이케아 코리아 1주년 간담회’에서 이케아 광명점 개점 이후 지난 1년의 사업성과와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18일 문을 연 광명점은 올해 12월까지 약 30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누적 방문객 수는 670만 명, 멤버십 회원 수는 60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만난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 코리아 대표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은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첫 해를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첫 매장의 성공에 힘입어 이케아 코리아는 오는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경기 고양과 서울 강동에 이어 서울·경기권과 대전·충청, 부산·경남권에 각각 매장 하나씩을 신설, 총 6개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3500명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2호점이 될 고양점의 경우 연면적 16만4000㎡(약 4만9610평) 규모로 2017년 하반기에 문을 연다. 1호점인 광명점보다 25% 넓다. 슈미트칼 대표는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실내장식에 대한 영감을 얻고, 직접 제품을 만져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전 광명점 개점 당시 이케아는 현재 계획보다 1개 적은 5개 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케아가 1년 만에 1개점을 추가로 계획한 데는 첫 매장이 그만큼 좋은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슈미트갈 대표는 “조사 결과 광명점 고객의 75%가 10k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국 각 지역에 거점을 마련해 더 많은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의 지난 1년은 비교적 성공적이었지만, 사실 한국 시장은 ‘글로벌 유통기업의 무덤’으로 통한다. 1996년 중동점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는 진출 10년만인 2006년 짐을 쌌다. 당시 까르푸는 현지적응 실패로 고전하다 매장을 이랜드그룹에 매각하고 철수했다. 까르푸 매장은 이후 이랜드의 홈에버가 됐고, 2008년 홈플러스에 다시 인수됐다.
199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세계 1위 대형마트 월마트 역시 지난 2006년 철수를 선언했다. 한국식 맞춤경영에 실패해 실적이 부진한 탓이었다. 월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인수했다. 1999년 진출한 영국 테스코는 앞선 두 업체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일찌감치 삼성과 손을 잡았다. 국내 기업의 대형 유통망을 활용해 진출 초기 연착륙하는 듯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줄곧 이어진 경기 불황과 과도한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올해 9월 철수했다. 영국 본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도 철수 요인으로 작용했다. 테스코와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9월 홈플러스 그룹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1997년 삼성물산이 대구 1호점으로 시작한 홈플러스는 1999년 영국 테스코에 경영권을 넘긴 이후 16년 만에 다시 한국 투자자의 손에 들어오게 됐다.
‘마지막 자존심’ 테스코까지 두 손을 들게 한 한국 시장은 글로벌 유통기업에게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홈퍼니싱 업체인 이케아는 비록 일반적인 유통 업체와는 차별성을 지닌다. 그러나 28개국에서 328개 매장을 운영하는 이케아 그룹의 경쟁상대는 이미 가구·인테리어 업체가 아니다. 이케아가 올해 전 세계에서 올린 매출은 327억 유로(약 42조원)였다. 미국 종합 유통기업 아마존(약 80조원)이나 타깃(약 85조원)에 견줄 만하다. 지난해 월마트 매출(약 565조원)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이미 매장 수로는 월마트는 물론 까르푸·토이저러스를 압도한다.
월마트와 까르푸가 국내 사업을 접은 요인은 현지화 전략의 실패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테스코는 삼성물산을 내세워 현지화에는 성공했지만 가격과 서비스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다. 결국 어느 정도의 현지화 전략은 필요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너무 한국화된 글로벌 업체는 오히려 구미가 당기지 않는 법이다. 이케아는 이런 면에서 적당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케아는 해외 진출 전 각 나라의 중산층 가정을 방문해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할 만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 한국에 매장을 열기 전에도 80여 곳의 가정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수량과 가격을 책정한다.
각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긴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진 않는다. 지난 1998년에 중국에 진출할 때도 젓가락·프라이팬·부엌칼 등 일부 품목만 현지에 맞게 추가했을 뿐 이케아에서 파는 제품 종류는 전 세계 어디서나 비슷하다. 이케아의 CEO였던 안데르스 달비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우리가 현지화 전략만 펼쳤다면 한 도시나 나라의 가구점에 불과했을 것”이라며 “우리의 생각은 독창적인 모습, 다시 말해 스칸디나비아식, 이케아식 독창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케아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때 자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다. 스웨덴 국기를 상징하는 로고 색깔은 물론, 북유럽 언어를 그대로 사용한 제품명이 대표적인 예다.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이케아 모델은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한 가지 제품을 대량으로 제조해 공급 업체에 지급하는 단가를 낮게 유지하고, 소비자가도 낮춘다. 이케아를 상징하는 제품 중 하나인 ‘빌리’ 책장은 전 세계에서 10초마다 한 개씩 팔린다. 매장 수가 늘면 그만큼 공급량도 늘어 가격 역시 낮출 수 있다. 그 결과 이케아는 지난해 평균 1% 정도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다.
지난해 처음 공개된 국내 소비자가를 두고 한때 외국에 비해 비싼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내 가구 업체의 제품보다는 저렴하다는 것이 대다수 소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각국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결정해 수량을 정하다 보니, 나라별 가격이 상이하다”면서도 “외국보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한 제품은 국내 업체가 비슷한 제품을 얼마에 팔고 있는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케아코리아가 제시한 가격은 외국보다는 비싸지만 국내 다른 가구 업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하다는 뜻이다.
애초 이케아 진출로 국내 가구 업체는 물론 주변 상권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이 역시 기우로 끝나는 분위기다. 지난 3분기 국내 가구 업계 1위인 한샘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한 32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의 영업이익 역시 93억원으로 30.9% 늘었다. 퍼시스(38.3%)·에넥스(20.4%)의 영입이익도 크게 늘었다. 문미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케아의 국내 시장 진입 효과를 분석하며 “이케아가 중소 가구 업체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우려한 만큼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산업의 구조 고도화와 소비시장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케아의 국내 진출이 시장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젠 ‘이케아 효과’ 혹은 ‘메기 효과’라는 말도 나온다. 미꾸라지들이 있는 논에 메기 한 마리를 넣어두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더욱 활발해지고 생존력이 높아지는 것처럼 새롭게 등장한 강한 경쟁자가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가구 업체뿐 아니라 주변 상권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는 반응이다. 광명점 지하 공간 일부를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한 전략의 일부다. 이케아 코리아 측은 한국유통학회가 지난해 12월부터 8월 사이 신용카드 거래 내용을 조사한 자료를 내세워 “광명점 주변 10㎞ 이내 상점 매출이 7.5%에서 27.4%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슈미트갈 대표는 “지역상생 정책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정책”이라며 “광명점 지하 공간 일부를 소상공인들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것은 전 세계 이케아 매장 가운데 이곳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기대 이상의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이케아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두 손을 들게 한 정부의 높은 규제 장벽이다. 올 초 국회에서는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를 이케아로 확대 적용하려는 ‘이케아 규제법’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슈미트갈 대표는 “어느 시장이나 초기 진입단계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정부기관·규제당국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케아가 저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중국 등에서만 가구를 만들어 한국산은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단순히 임금이 저렴한 곳에서 가구를 만드는 게 아니라 효율성을 고려해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도 제작한다”며 “화분·식재료·가구 부품 등 일부에 그친 한국산 비중을 높이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hur.jungyeon@join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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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매장의 성공에 힘입어 이케아 코리아는 오는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경기 고양과 서울 강동에 이어 서울·경기권과 대전·충청, 부산·경남권에 각각 매장 하나씩을 신설, 총 6개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3500명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2호점이 될 고양점의 경우 연면적 16만4000㎡(약 4만9610평) 규모로 2017년 하반기에 문을 연다. 1호점인 광명점보다 25% 넓다. 슈미트칼 대표는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실내장식에 대한 영감을 얻고, 직접 제품을 만져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전 광명점 개점 당시 이케아는 현재 계획보다 1개 적은 5개 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케아가 1년 만에 1개점을 추가로 계획한 데는 첫 매장이 그만큼 좋은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슈미트갈 대표는 “조사 결과 광명점 고객의 75%가 10k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국 각 지역에 거점을 마련해 더 많은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첫 해”
199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세계 1위 대형마트 월마트 역시 지난 2006년 철수를 선언했다. 한국식 맞춤경영에 실패해 실적이 부진한 탓이었다. 월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인수했다. 1999년 진출한 영국 테스코는 앞선 두 업체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일찌감치 삼성과 손을 잡았다. 국내 기업의 대형 유통망을 활용해 진출 초기 연착륙하는 듯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줄곧 이어진 경기 불황과 과도한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올해 9월 철수했다. 영국 본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도 철수 요인으로 작용했다. 테스코와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9월 홈플러스 그룹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1997년 삼성물산이 대구 1호점으로 시작한 홈플러스는 1999년 영국 테스코에 경영권을 넘긴 이후 16년 만에 다시 한국 투자자의 손에 들어오게 됐다.
‘마지막 자존심’ 테스코까지 두 손을 들게 한 한국 시장은 글로벌 유통기업에게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홈퍼니싱 업체인 이케아는 비록 일반적인 유통 업체와는 차별성을 지닌다. 그러나 28개국에서 328개 매장을 운영하는 이케아 그룹의 경쟁상대는 이미 가구·인테리어 업체가 아니다. 이케아가 올해 전 세계에서 올린 매출은 327억 유로(약 42조원)였다. 미국 종합 유통기업 아마존(약 80조원)이나 타깃(약 85조원)에 견줄 만하다. 지난해 월마트 매출(약 565조원)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이미 매장 수로는 월마트는 물론 까르푸·토이저러스를 압도한다.
월마트와 까르푸가 국내 사업을 접은 요인은 현지화 전략의 실패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테스코는 삼성물산을 내세워 현지화에는 성공했지만 가격과 서비스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다. 결국 어느 정도의 현지화 전략은 필요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너무 한국화된 글로벌 업체는 오히려 구미가 당기지 않는 법이다. 이케아는 이런 면에서 적당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케아는 해외 진출 전 각 나라의 중산층 가정을 방문해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할 만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 한국에 매장을 열기 전에도 80여 곳의 가정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수량과 가격을 책정한다.
각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긴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진 않는다. 지난 1998년에 중국에 진출할 때도 젓가락·프라이팬·부엌칼 등 일부 품목만 현지에 맞게 추가했을 뿐 이케아에서 파는 제품 종류는 전 세계 어디서나 비슷하다. 이케아의 CEO였던 안데르스 달비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우리가 현지화 전략만 펼쳤다면 한 도시나 나라의 가구점에 불과했을 것”이라며 “우리의 생각은 독창적인 모습, 다시 말해 스칸디나비아식, 이케아식 독창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케아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때 자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다. 스웨덴 국기를 상징하는 로고 색깔은 물론, 북유럽 언어를 그대로 사용한 제품명이 대표적인 예다.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이케아 모델은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한 가지 제품을 대량으로 제조해 공급 업체에 지급하는 단가를 낮게 유지하고, 소비자가도 낮춘다. 이케아를 상징하는 제품 중 하나인 ‘빌리’ 책장은 전 세계에서 10초마다 한 개씩 팔린다. 매장 수가 늘면 그만큼 공급량도 늘어 가격 역시 낮출 수 있다. 그 결과 이케아는 지난해 평균 1% 정도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다.
지난해 처음 공개된 국내 소비자가를 두고 한때 외국에 비해 비싼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내 가구 업체의 제품보다는 저렴하다는 것이 대다수 소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각국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결정해 수량을 정하다 보니, 나라별 가격이 상이하다”면서도 “외국보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한 제품은 국내 업체가 비슷한 제품을 얼마에 팔고 있는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케아코리아가 제시한 가격은 외국보다는 비싸지만 국내 다른 가구 업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하다는 뜻이다.
애초 이케아 진출로 국내 가구 업체는 물론 주변 상권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이 역시 기우로 끝나는 분위기다. 지난 3분기 국내 가구 업계 1위인 한샘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한 32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의 영업이익 역시 93억원으로 30.9% 늘었다. 퍼시스(38.3%)·에넥스(20.4%)의 영입이익도 크게 늘었다. 문미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케아의 국내 시장 진입 효과를 분석하며 “이케아가 중소 가구 업체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우려한 만큼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산업의 구조 고도화와 소비시장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케아의 국내 진출이 시장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젠 ‘이케아 효과’ 혹은 ‘메기 효과’라는 말도 나온다. 미꾸라지들이 있는 논에 메기 한 마리를 넣어두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더욱 활발해지고 생존력이 높아지는 것처럼 새롭게 등장한 강한 경쟁자가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가구 업체뿐 아니라 주변 상권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는 반응이다. 광명점 지하 공간 일부를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한 전략의 일부다. 이케아 코리아 측은 한국유통학회가 지난해 12월부터 8월 사이 신용카드 거래 내용을 조사한 자료를 내세워 “광명점 주변 10㎞ 이내 상점 매출이 7.5%에서 27.4%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슈미트갈 대표는 “지역상생 정책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정책”이라며 “광명점 지하 공간 일부를 소상공인들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것은 전 세계 이케아 매장 가운데 이곳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시장 키운 ‘메기효과’?
이에 대해 슈미트갈 대표는 “어느 시장이나 초기 진입단계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정부기관·규제당국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케아가 저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중국 등에서만 가구를 만들어 한국산은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단순히 임금이 저렴한 곳에서 가구를 만드는 게 아니라 효율성을 고려해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도 제작한다”며 “화분·식재료·가구 부품 등 일부에 그친 한국산 비중을 높이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hur.jungyeon@join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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