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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예능’의 강자 JTBC <썰전> 트윈 히어로

‘정치예능’의 강자 JTBC <썰전> 트윈 히어로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4.13 총선 레이스의 방아쇠가 당겨지면서 방송가에서 주목 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JTBC 정치예능 프로그램인 <썰전> 이다. 특히 지난 1월부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전원책 변호사로 전격 라인업 하면서 매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썰전> 은 유쾌하다. 현실을 다루는 정치와 흥미거리를 계속 던져야 하는 예능 사이에서 완급조절을 잘 하고 있다는 평이다. 유시민(57)과 전원책(61) 두 논객은 전임 패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강용석 변호사,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세 명 모두가 현실정치에 직간접적으로 뛰어들면서 투입됐다. 구원투수로 차출됐지만 사실은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어 자진 은퇴한 백전노장의 고수들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방송이 아니더라도 평소 친분이 있던터라 ‘기막힌 콜라보’를 보여주는 중이다. 두 사람은 특유의 입담으로 현실정치를 비죽거리기도 하고, 날카로운 근거로 자신의 논리에 깊이를 더하기도 한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두사람은 방향성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삶의 태도는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차별화되는 지점이 확실하다. 진보 논객 유시민 전 장관은 현실정치에 직접 몸을 담았던 경험들과 뛰어난 인문학적 성찰을 보여준다. 과거 ‘백분토론’ 논객 시절 날카로움과 삐딱함을 벗어나 담담한 어조를 유지하며 한층 여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는 방송계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 비리에 대해 유시민 전 장관이 전 변호사에게 “저런 분이 검찰총장을 해야 한다”고 말하자 전 변호사가 “대통령이 돼야 해. 그러면 전부 다 단두대로 보낸다”라고 호쾌하게 맞받아쳤다.

깊이와 유머 모두를 잡으며 <썰전> 은 팟캐스트를 뛰어넘는 정치 예능의 대안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4%에 육박,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한 네티즌은 “지적이고 정중한 토론의 긴장감과 재미를 갖춘 ‘혀의 전쟁’”이라며 “매주 목요일(방송)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두 패널이 4.13 총선과 관련해 JTBC 방송국이 아닌 중국집으로 장소를 옮겨 나눈 지면용 <썰전> 이다.

JTBC<썰전>은 유쾌하다. 정치와 예능의 사이에서 완급조절을 잘 하고 있다는 평이다.


두 논객이 부딪치는 부분은 어떤 문제인가요?




유시민 - 여러 군데서요. 특히 대북관계. (웃음) 전변호사는 “단두대행!” 이러면서 정치인들을 모두 거짓말쟁이로 밀고 가요. “다 오십보백보야!” 이러면서. 오십보와 백보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아세요? 민주주의는 오십보와 백보의 차이를 아는 것이에요.



전원책 - 유 장관은 ‘어차피 (정치가) 자체적으로 정화되고 우리가 노력하는 데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인 거에요. 그런 점에서 오히려 내가 좌파적이야. 원래는 좌파가 혁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이야기로 많이 등장하거든요. 나는 어떻게 보면 교과서적 입장에서 쳐다보는 거지.



- 맞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지. 내가 불리해 이거.(웃음)



- 유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핵심 자리에도 있었잖아. 정치판 전체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정치판을 변명하고자 하는 자연적 욕구가 나와요.(웃음)

 ‘국민의당’ 용두사미 가능성 커


2012년 총선과 비교할 때 이번 20대 총선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2012년은 1:1 구도가 전국적으로 성립이 됐어요. 당시 민주당하고 통진당하고 전국적 연대를 해서 전국적으로 여야 1:1 구도가 성립된 거죠. 지금은 그게 불확실해졌어요. 1여다야로 구조가 달라진 거죠.



- 국민의당이 떨어져 나와서 지금 중도타령하고 있잖아요? 결국은 세 당의 컬러가 별로 다르지 않아요. 그러면 인물이라도 경쟁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라는 거죠.



- 아니죠. 하는 말은 닮았는데 들여다보면 달라요. 현대정치는 보편적으로 중도로 접근할수록 유리한 포지션으로 가기 때문에 양당제에서는 수렴될 수밖에 없어요. 정치가 단순해지죠. 그런 점에서 말은 닮았는데, 하는 행동은 많이 달라요. 1번(새누리당)과 2번(더불어민주당)이.



- 아니, 내가 보기에는 1번과 2번 비슷하고 3번(국민의당)은 더 웃기고, 4번(정의당)은 보이지도 않고 이러니까 기가 막히던데?(웃음)



- 원래 4번이 3번일 때는 보였는데 4번으로 밀려난 뒤로는 안 보이죠. 요즘 4번이 열 받아서 3번을 열심히 치고(비판하고) 있어.



수도권 선거는 어떻게 될까요?




- 다윗과 골리앗의 법칙이 적용될 겁니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새누리당이 골리앗으로 보여요. 더민주나, 특히 정의당은 뽑지를 않아 너무 불쌍하다 이거야.

1여다야 구도라고 하지만, 수도권에서 지역별 연대 내지 단일화가 일어나면 새누리가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위험해요. 더민주가 최근 인재영입을 다각도로 해서 정당 지지도가 많이 올라갔잖아요? 새누리당도 공천에 신경 쓰지 않으면 힘들 거에요.



- 더민주와 정의당은 연대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수도권 지역 120개가 넘어갈 거에요. 지난번 총선 사례를 보면 1:1 구도로 치러도 2000표 안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게 30~40개 선거구에서 나올 겁니다. 현역 비례대표가 나갈 경우 호남은 단일화가 필요 없고 새누리당이 당선될 가능성이 많은 곳인 영남, 강원, 수도권 이런 곳에서 연대가 될 거라고 봐요. 울산, 창원도 물론. 여기에서 국민의당이 문제죠. 현재의 스탠스는 ‘연대는 없다’ 그렇잖아요. 이 조건에서 수도권에 괜찮은 후보가 얼마나 나올까요? 전 거의 없다고 봐요. 더민주와 정의당이 연대하고 국민의당이 독자로 가고 삼파전으로 치를 경우에는, 국민의당이 교섭단체로 못 갈 거라고 봐요.



- 그럴까요? 나는 교섭단체는 만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



- 3파전을 하게 되면 수도권에서 될 곳이 없어요. 그러면 안철수 자신도 위험해지는 거죠. 이 구조는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이 유리한 구조에요. 더민주와 정의당이 연합해도 1여2야니까 반타작은 하게 되죠.



- 국민의당이 자기 나름대로의 노선부터 정립을 못 하고 있어요.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인물에서도 밀려요. 국민의당이야말로 ‘용두사미’가 될 수 있어요.
 인재 영입? 더민주가 재미 봤다


공천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각 당마다 인재영입에 뛰어들었어요.




- 인물을 데리고 올 때는 유명세뿐 아니라 국가 아젠다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된다고 봐요. 지금은 유명세에 의존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 정당이 인재를 내부에서 길러내야 정상이에요. 한국 정당은 인재양성 시스템이 없고 동원시스템만 있어요. 선거 때 급하면 곧바로 실전투입이 가능한 요원이 필요하죠. 전문성을 취득하고 인정받는 분을 영입하는. 축구에서는 ‘즉시전력감’이라고 해요. 유소년 팀에서 재능 있는 아이를 받아서 바르셀로나에서 키워서 가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까 다른 데서 데리고 오는 겁니다. 스카웃하고 입단식하고 바로 다음날 투입하는. 급할 때는 그렇게라도 해야죠. 그런 점에서 더민주가 겨울이적시장에서 재미를 제일 많이 봤죠.



- 총선 결과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겠죠. 지금 현재 상태로 가다가는 대권 부침이 상당할 거에요. 반기문 총장이 30~40% 나오거든. 그런데 이 수치는 아무 의미가 없는 거야. 앞으로 한국에 들어온 뒤에 결정할 문제죠. 새누리도 6월 되면 김무성이 당권을 놓고 나와야 돼요. 그러면 똑같은 입장에서 경쟁을 해야 해요. 당 대표 프리미엄을 떼야 하니까. 그때 당권을 친박이 쥐냐 비박이 쥐냐에 따라서 김무성 대표의 행동 폭이 달라지겠죠. 만약 국민의당이 교섭단체 못 만든다면? 안철수 대표는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 야권은 확실히 문-안-박(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경쟁이에요. 대선후보는 2년 안에 새로 안 나와요. 총선 결과에 따라서 더민주가 좋으면 문재인 대세론, 안철수 당이 선전하면 안철수가 떠오르고, 둘 다 망하면? 박원순 시장을 호출하는 목소리가 생길 수 있어요.



- 대통령이 직접 행동하겠다고 하면 또 다른 변수에요.



- 하겠다고 할 거에요.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김무성을 대선후보로 지지하지 않을 거라고 봐요. 왜냐? (김무성은 박근혜를) 한 번 배신한 사람이니까.



- 거꾸로 박대통령이 다음 정권 재창출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겠다고 하면 완전히 또 달라질 것이고.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이라는 말은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쉽게 봐서는 안 돼요.



- 김무성 대표는 이미 하락세에요. 현재 지지율은 집권당 대표라는 게 크죠. 대표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총선 결과가 좋아도 김 대표 공으로 가지 않을 거에요. 대표가 아닌 의원으로서 대권주자에 가야 하기 때문에 미디어 노출량이 줄고, 지지율 하락원으로 될 거에요. 10% 지키는 게 어렵겠죠.



- 여권에는 매력적이고 신망을 얻는, 절대적인 작은 지지층이라도 가진 주자가 없어요. 야권도 마찬가지죠. 안철수에 대한 지지는 DJ, YS, 박근혜 지지층이 갖고 있는 강도와는 차원이 달라요.



- 비유를 하자면 벽돌이 아니라 통나무를 걸쳐서 세워놓은 것 같다고 할까. 하나만 빠져도 무너져요. 여권을 보면 정치적 자산을 확고히 가진 사람이 없어요. 박 대통령이 김 대표를 절대 안 밀어줄 거에요. 친박은 대통령후보가 없어요. 그래서 나온 게 반기문 프로젝트죠. 반기문은 친박의 카드에요. 반기문이 등판하면 저쪽(여당)은 다 정리돼요.



- 친박에서 반기문 카드를 쓰면 곧장 레임덕이 올거라 생각해요. 친박의 상당수도 신뢰감을 안 가질 테니까.



- 유엔사무총장이라는 것 때문에 절대적 지지율이 있는 사람이니까. 빼고 나면 오세훈이 다시 떠오를 가능성이 있어요. 여권의 권력지도가 굉장히 혼미하죠. 그래서 내년 대선에 정권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51, 아닐 가능성이 49로 봐요. 지난번보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정권교체 가능성? 51대 49”


20대 젊은 층들에게 물어보니 가장 큰 고민은 무기력증이더라고요. 자신이 왜 투표를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해요.




- 뭐 사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때부터 고민하던 문제죠. “국가가 훌륭해지려면 정치가 훌륭해야 하고 정치가 훌륭하려면 시민이 훌륭해야 하고 훌륭한 시민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그렇게 불평하기 전에 내가 얼마나 훌륭한 시민인가, 자기표현을 얼마나 잘 하는가 생각해봐야 하죠.



- 유 장관 말씀은 교과서적 얘기에요. 가령 보일러 설치해주겠다 하면 매표행위로 인정 안 받아요. 정치인들의 공약을 분석해봐요. 거의 다 매표행위지. 세금 깎고, 뭐 깎아주고. 이러다간 군대 복무기간이 0 으로 바뀐다니까.(웃음)



반대로 50~60대의 보수 지지율은 부동이거든요?




- 일반적인 현상이에요. 자기 생활의 틀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 잘 살든 못살든.



- 다른 건 지금 50~60대는 단군 이래 가장 위대하고 못된 세대라는 것. 나도 포함해서. 왜냐하면 옛날에는 어른들이 맏아들이 와서 “이번에는 몇 번 찍으셔야 해요” 이러면 “그래 네가 잘 알지 내가 뭘 알겠냐” 이랬다고. 특히 맏아들이 말하면 어르신 표가 바뀌기도 했고요. 지금은 안 그래요. “너가 뭘 안다고 그래!” 빈곤독재 시대로 시작해 산업화 민주화를 이룬 세대에요. 성취가 큰 세대라 고집이 세요.



- 우리 세대에는 지금 20대 숫자의 두 배 이상이었어요. 대학교 예비고사 응시자가 지금 졸업생 보다 훨씬 많았죠 아마. 한 세대 졸업자가 120만 명. 요즘은 40만 정도. 일자리는 3D 업종까지 포함해서 1/3. 얼마나 어려웠겠어요. 다들 어려웠기 때문에 불평불만을 안 했어요. 다들 겸손했어. 부자에 대한 증오심이 크질 않았어요. 스스로 성취하려 하고 오히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걸 부끄러워했어.



- 요즘 아이들의 꿈은 ‘재벌 2세’래요. 그래서 아빠보고 “그러니까 아빠가 잘해”그런대. 2세니까.(웃음) 지금의 젊은 사람들이 사회적인 의식도 깨어있고 고민을 많이 하는데 부모가 자녀를 인정 안 해 주는 것 같아. 나는 60, 70대 되면 우리 애들이 하자는 대로 할 거에요.



- 60대 돼봐.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50대가 얼마나 어려 보이는지 몰라.(웃음)



- 미래세대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내일 대한민국, 우리 후손들, 다음 세대가 어떻게 잘 살게 할 것인가 비전을 제시하고 추구하는 것이 중요해요.



- 너무 이상주의적 우파를 기대하시는 거 아니에요? 원래 좌파가 “세상을 바꿔야 된다” 이러면 우파들이 “얘야 세상은 그런 게 아니란다. 점진적으로 되는 거지 갑자기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란다” 하는데 우리는 바뀌었어.



-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지.(웃음)



20대 총선 한 줄 평 좀 남겨주시죠.




- 갈 길은 멀고, 날은 저문다.



- 재 너머 사래 긴 밭은 언제 다 갈꼬.



- 하하. 역시 합이 맞아.

- 글 박지현 기자·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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