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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GTI 익스트림 에디션] 진화 거듭한 ‘핫해치’의 진수

[골프 GTI 익스트림 에디션] 진화 거듭한 ‘핫해치’의 진수

골프 GTI 익스트림 에디션의 주행 모습.
콤팩트한 해치백 차체에 강력한 엔진을 얹어 스포츠카 못지 않은 성능을 발휘하는 자동차를 ‘핫해치’라고 일컫는다. 해치백이 인기인 유럽에서는 작은 차체를 이용해 구석구석을 재빠르게 달릴 수 있는 핫해치가 하나의 자동차 세그먼트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와 달리 이른바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국내에서는 핫해치는 고사하고 해치백 모델도 별 인기를 얻지 못했다. 트렁크 공간이 별로 없어 추돌사고라도 나면 더 위험하다는 오해와 편견 탓이 컸다.

1세대 GTI부터 이어온 체크무늬 ‘클라크’ 직물시트와 가죽에 적용된 레드 스티치 등이 돋보이는 실내.
폴크스바겐의 골프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1976년 등장한 최초의 핫해치 모델인 ‘골프 GTI’는 7세대까지 진화하며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핫해치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골프 GTI는 해치백의 불모지인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강력한 성능을 뽐내며 기본형 골프보다 더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골프 GTI 가운데 100대 한정판으로 나온 GTI 익스트림 에디션을 타봤다. ‘펀 앤 익사이팅(Fun&Exciting)’을 테마로 기존 GTI의 역동적인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안팎의 디자인과 편의사양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다. 특히 더욱 다이내믹해진 19인치 ‘산티아고’ 알로이 휠이 눈길을 끈다. 1세대 GTI부터 이어온 체크무늬 ‘클라크’ 직물 시트도 젊고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급스런 가죽 시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거슬릴 수도 있겠지만 차의 테마가 ‘펀 앤 익사이팅(Fun&Exciting)’ 아닌가.
 ‘주머니 속 로켓’ ‘아우토반의 혁명’ 별칭
더욱 다이내믹해진 19인치 ‘산티아고’ 알로이 휠.
골프 GTI 익스트림 에디션은 기존 골프 GTI 와 같은 2.0 TSI 가솔린 엔진과 6단 DSG 듀얼 클러치를 조합했다. 가솔린 모델이라 디젤보다 조용하면서도 스포츠카 느낌의 배기음을 경험할 수 있다.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된 유로6를 충족한 모델로 이른바 ‘디젤게이트’와는 무관하다.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5.7kg·m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8초. 최고 속도는 210km/h이다. 골프 GTI 역대 모델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1450rpm의 낮은 엔진 회전대에서부터 최대토크를 내기 때문에 제원표에 나와 있는 숫자 이상의 짜릿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초반 치고 나가는 감이 다르다고나 할까. 게다가 한번 속도를 내면 ‘양의 탈을 쓴 늑대’ ‘주머니 속 로켓(포켓로켓)’ ‘아우토반의 혁명’ ‘빈자의 포르쉐’라는 별칭이 왜 붙었는지 느낄 수 있다.

세계적으로 190만 대 넘게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이지만 여전히 진화 중이다. 새로운 MQB(가로배치 엔진용 생산모듈) 플랫폼에서 만들어 차의 무게를 1495kg에서 1440kg으로 줄였다. 또 코너링 때 민첩함을 더해주고 직관적인 핸들링을 제공하는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을 적용해 운전의 재미를 배가했다. 급커브 구간의 코너링에서 부드럽고 민첩한 핸들링이 인상적이다.

디지털 사운드 프로세서 및 고성능 서브 우퍼로 구성된 ‘플러그 앤 플레이 사운드 시스템(Plug & Play sound system)’.
골프 GTI 익스트림 에디션의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L당 11.5km(도심 연비 10km, 고속도로연비 13.9km )로 여느 골프 모델과 비교하면 낮아 보인다. 그러나 가솔린 모델인 점과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감안하면 충분히 높은 연비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은 GTI만의 색깔이 강하다. GTI를 상징하는 레드 라인이 뚜렷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도드라진다. 6세대에서는 레드 라인이 라디에이터 그릴까지만 적용됐지만 7세대에선 헤드램프에까지 이어졌다. 이에 따라 GTI만의 카리스마가 더욱 강렬해졌다. 골프 GTD와 디자인을 공유하지만 다른 차라고 느껴진다. 골프 GTI만의 또 다른 아이덴티티인 벌집 모양의 패턴은 7세대 라디에이터 그릴에도 적용됐다. 그러면서도 프론트 범퍼 양 끝의 에어로 슬랫은 GTI만의 스포티함을 내세우고 있다. 뒷면에서도 골프 GTI만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기본형과 골프 GTD에 적용된 범퍼 좌측 하단의 듀얼 머플러 대신 범퍼 양 끝에 자리한 트윈 머플러에서 스포츠 모델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골프 GTI의 실내도 실외와 마찬가지로 GTD와 큰 틀을 공유하면서 GTI만의 개성을 곳곳에 심었다. 예컨대 스티어링 휠과 시트, 기어 노브 등을 감싸고 있는 가죽에 적용된 레드 스티치를 들 수 있다. 레드 스티치는 고급 소재가 넘쳐나는 최근의 자동차와 비교할 때 아주 특별해 보이지는 않지만 나름의 존재감은 만만치 않다.
 실내외 인테리어에서 스포츠 모델의 향기
이와 더불어 통합 디지털 사운드 프로세서 및 고성능 서브 우퍼로 구성된 ‘플러그 앤 플레이 사운드 시스템(Plug & Play sound system)’을 장착해 더욱 공간감 있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8인치로 확 커져 시원해 보인다.

다만, 후방카메라가 없는 주차시스템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다중 충돌 방지 시스템이 있지만 후방카메라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불편할 수도 있겠다. 좌석을 수동으로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스포츠카의 재미를 느끼는 동시에 해치백의 실용성도 챙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불편은 충분히 참을 만하다. 골프 GTI 익스트림 에디션 모델의 가격은 449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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