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급부상한 상권 | 경기 파주시 문발동] 3년 새 매출 23배 아웃렛이 ‘1등 공신’

[급부상한 상권 | 경기 파주시 문발동] 3년 새 매출 23배 아웃렛이 ‘1등 공신’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파주 시민도 ‘여기가 어디지?’라고 갸우뚱하는 낯선 지명이다. 하지만 지난 3년 간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이다. 2016년 문발동 카드 이용금액은 2013년보다 23배 증가했다. 가맹점은 1.5배 늘었고 이용회원도 3.4배 증가했다. 사람이 몰릴 뿐 아니라 지갑도 열고 있다는 의미다.

낯선 지명 문발동은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에 속한다. 대개 파주출판단지라고 부른다. 출판 기획부터 인쇄까지 출판의 전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국가 산업단지다. 1989년 출판유통구조의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출판 업계 종사자들이 모여들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필요성을 느낀 정부가 1997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했고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 2001년 첫 삽을 떴다. 2002년부터 관련 업체 입주가 시작됐다. 500여 개 출판사, 50여 개 인쇄사, 대형 도서 유통사 등이 모여 있다.

 아웃렛 상권은 양날의 검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지만 좀처럼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대중교통 여건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통근버스 운행 시간에 맞춰 빠져나가면 이 일대는 텅 비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2012년 이후다. 2011년 12월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가 문을 열면서 쇼핑을 위해 ‘돈을 쓰려는’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 업종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의류업이 압도적으로 성장했다. 2013년 대비 올해 이용금액은 2314% 성장했다. 이와 함께 각종 음식점 매출도 크게 늘었다. 중식 이용금액은 3년 새 7.6배 늘었고 한식도 2.9배 증가했다. 일식은 2.1배, 분식 등 간이음식점은 1.5배 뛰었다. 한국창업부동산연구원 권강수 이사는 “외곽에 있는 아웃렛을 찾는 사람들은 쇼핑은 아웃렛에서 하지만 식사는 외부에서 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의류는 거의 아웃렛 매출이지만 음식점은 아웃렛 주변 매출이 뛰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30~40대다. 카드이용회원의 연령을 살펴보니 30대가 43%, 40대가 36%였다. 10명 중 8명이 30~40대라는 의미다. 이들의 씀씀이는 3년 새 각각 30%, 24% 늘었다.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이른바 ‘아웃렛 상권’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것이 많다. 아웃렛은 해당 지역 상권 활성화의 촉매제일 수 있지만 독일 수도 있다. 기존에 형성돼 있던 인근 상권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의류 등 비슷한 업종의 가게는 살아남기 힘들다. 아웃렛이 구심점인 만큼 이와 연계된 업종을 찾아야 한다.

문발동 일대는 찾는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동선을 보인다. 지난해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를 찾은 방문객의 80%는 다른 지역 거주자였다. 30~40대 연인이나 가족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대개 아웃렛에서 쇼핑을 하거나 파주출판단지 안의 독특한 건축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들이 쇼핑이나 거리 구경을 하며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유리하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패스트푸드 같은 간식거리도 괜찮다.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는 분수·광장·공원이 있고 아웃렛 곳곳에 벤치 등 휴식공간이 넉넉한 편이다. 간식을 즐기며 휴식을 즐기기 괜찮은 환경인 셈이다. 실제로 3년 새 커피전문점 매출은 1.4배, 제과점·아이스크림 매출은 1.6배, 편의점 2.8배 올랐다.

음식점도 괜찮다. 지난해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 매출은 8% 늘었지만 아웃렛 안 음식점 매출은 되레 3% 줄었다.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 관계자는 “매장 매출이 늘어나면 매장 안 음식점 매출도 늘어나기 마련인데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아웃렛에서 쇼핑을 마친 뒤 식사는 이른바 맛집을 찾아 밖에서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음식점을 차릴 계획이라면 식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대중적인 메뉴지만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야 한다. 예컨대 치킨을 주요 메뉴로 삼더라도 닭을 토막 내지 않고 통째로 튀기거나 가마솥에 조리하는 방식이다. 연인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기 때문에 주점은 피하는 게 좋다. 3년 새 매출액이 되레 26% 줄었다. 양식 같은 거창한 메뉴도 피하는 게 좋다. 스테이크 등을 파는 양식 매출액은 3년 새 90% 감소했다.

즐길거리도 괜찮다. 쇼핑이 지루한 아이들을 노린 키즈카페나 놀이공간, 장난감 가게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단,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에는 CGV와 롯데문화센터가 있어 업종이 겹치지 않도록 확인해야 한다.

 개점 후 1년은 적자 각오해야
개인이 아웃렛에 가게를 차리기는 쉽지 않다. 입점하더라도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지불하는 방식인데 수수료까지 내고 나면 말 그대로 ‘남는 것이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계약 조건을 잘 따져보고 움직여야 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문발동 일대 상가 임대료(2016년 3월 말 기준)은 3.3㎡당 평균 보증금 49만5000원, 월세 3만4980원이다. 66㎡ 규모의 가게를 차리려면 평균 보증금 1000만원에 70만원 정도인 셈이다. 아직까지 수도권 평균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경기도 평균 상가 임대료는 3.3㎡당 보증금 13만1010원, 월세 6만6330원 정도다.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이 있는 파주시 탄현면 일대 시세와 비슷하다. 3.3㎡당 보증금 35만7060만원, 월세 3만 5640원이다. 66㎡를 기준으로 보증금 714만원, 월세 71만원 정도다. 문발동 일대 상가 매매가격은 3.3㎡당 평균 819만 8520만원이다. 66㎡를 기준으로 1억5400만원 선이다.

장사를 해본 경험이 없다면 첫 매장 규모는 99㎡를 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생각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임대료 등 금융 부담이 커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자칫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수 있다.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인테리어는 2000만원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고 그릇 등 필요한 시설을 모두 포함해 5000만원 이상 들이지 말라”고 조언한다. 권강수 이사는 “가게가 자리를 잡으려면 최소 5년은 필요하고 문을 열고 1년은 적자를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음식점 100곳 중 5곳 정도 살아남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민주당·민주연합, 30일 합당···‘코인 논란’ 김남국도 복당

2 "이스라엘, 5월1일 밤까지 하마스 휴전 응답 기다릴 것"

3“아직 한 발 남았다”...‘롤러코스터’ 타는 비트코인, 남은 호재는

4법원 “의대 증원, 5월 중순 법원 결정까지 최종 승인 말아야”

5 네타냐후 "휴전과 무관하게 라파 진입할 것"

6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30년국채+12%프리미엄 ETF 상장

7S&P, 韓 국가신용등급 ‘AA’ 유지… 등급 전망 ‘안정적’

8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가결…워크아웃 본격 진행 개시

9이제는 ‘항공기 엔진’도 쪼개 투자한다...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실시간 뉴스

1민주당·민주연합, 30일 합당···‘코인 논란’ 김남국도 복당

2 "이스라엘, 5월1일 밤까지 하마스 휴전 응답 기다릴 것"

3“아직 한 발 남았다”...‘롤러코스터’ 타는 비트코인, 남은 호재는

4법원 “의대 증원, 5월 중순 법원 결정까지 최종 승인 말아야”

5 네타냐후 "휴전과 무관하게 라파 진입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