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들의 가상현실 기업 사냥] 기술력 갖춘 스타트업이 M&A 타깃
[IT 공룡들의 가상현실 기업 사냥] 기술력 갖춘 스타트업이 M&A 타깃

페이스북, 영국을 VR 분야 전초기지로

실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VR을 그만큼 중요한 신사업 분야로 여기고 있다. 저커버그는 4월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 ‘F8’에서 “VR은 인공지능(AI)과 함께 페이스북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VR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완전히 새로 제시한다”면서 “지금은 VR 기기가 커서 착용감이 나쁘지만, 10년 후엔 안경처럼 편안하게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 구축도 그의 비전 안에 포함된 중요한 일이다. 올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저커버그는 “삼성과 손잡고 세계 최고의 VR을 구현하겠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VR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IT 공룡으로 애플도 빼놓을 수 없다. 팀 쿡 애플 CEO는 1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VR이 틈새시장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아주 쿨(Cool)한 시장이며 흥미로운 애플리케이션(앱)도 있다”고 할 만큼 VR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애플은 2013년 3D 모션센서 기술에 정통한 이스라엘 기업 프라임센스를 인수, VR 분야 투자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는 VR의 한 분야인 증강현실(AR) 분야 스타트업 메타이오(Metaio)를 인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됐다. AR은 눈에 보이는 실제 환경과 가상 환경을 합성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기술이다. 독일 기업인 메타이오는 2003년 폴크스바겐의 사내 벤처로 설립됐다가 나중에 독립했다. 자동차에 다양한 가상의 그래픽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갖춘 앱으로 주목받았다.
애플은 영화 [스타워즈:깨어난 포스] 제작에 참여한 스위스의 모션캡처 전문 스타트업 페이스시프트(Faceshift)도 지난해 메타이오에 이어 인수했다. 이 회사는 사람의 미세한 표정을 센서 등으로 포착해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게임과 함께 VR 기기의 최우선 콘텐트가 될 것으로 보이는 애니메이션을 잡겠다는 애플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인수 사례다. 이후 올해 들어서는 미국의 스타트업 두 곳을 추가로 인수했다. 최대 10만 가지에 달하는 사람의 얼굴 표정을 인식·분석하는 특허를 보유한 이모션트(Emotient)와 AR 분야 스타트업인 플라이바이미디어(Flyby Media)다. 외신은 애플이 VR 분야에서 수백 명 규모의 연구팀을 비밀리에 조직해 운영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구글 역시 VR에 대한 투자를 AI에 대한 투자 못지않게 매년 강화하고 있다. 2014년 영국의 AI 분야 스타트업 딥마인드(DeepMind)를 6억2500만 달러(약 7450억원)에 인수하면서 AI 신사업 강화에 나섰듯, VR에서도 과감한 투자로 각종 기술을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홀로그램 VR 관련 미국 스타트업인 매직리프(Magic Leap)에 5억4200만 달러(약 6420억원)를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매직리프는 올 2월 중국 알리바바로부터 IT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7억9350억 달러(약 9430억원)를 투자받는 데도 성공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구글은 1월에 VR 사업부를 신설하고 관련 인력을 대거 확충했는가 하면, 자회사인 유튜브를 통해 지난해부터 360도 동영상 기능을 선보이는 등 VR 관련 선행기술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힘쓰고 있다. 5월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선 새 모바일 VR 플랫폼인 ‘데이드림’을 선보이기도 했다. 구글은 야심차게 준비했던 스마트글래스 ‘구글글래스’가 시장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쓴맛을 봤지만, VR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란 이름의 VR 헤드셋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6월 1일엔 VR 분야 강화를 위해 인텔·퀄컴·델 등의 미국 기업과 중국의 레노버 등 10개 이상의 기업과 제휴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에 홀로렌즈의 플랫폼을 제공해 호환이 가능한 단말기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본 소니,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등도 VR에 대한 투자를 이전보다 늘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 등 10여 기업과 제휴
-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코인 투자하려 '5억 횡령'…청주 공무원, 직인도 무단 날인
2‘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도미노피자’가 만났다…제휴 이벤트 예고
3“서울에 둥지 튼 글로벌 사모펀드…한국, 아시아 투자 허브로 부상”
4글래스돔, 유럽법인 설립 통해 유럽 기후테크 시장 본격 진출
5“美 예산 절감 여파”...탄자니아서 첫 ‘엠폭스’ 감염 확인
6조원태 회장 “태극 문양 포기 없어...새로운 CI, ‘구심점’ 역할 기대”
7홍콩 증시 급등에 한국 투자자 몰렸다…3년 만에 최대 순매수
8 김하늘양 살해 교사 신상정보...내일 (12일)공개
9‘꽃단장’ 시작한 대한항공...41년만에 태극마크·CI 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