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 생리용품 무료공급하자
학생에게 생리용품 무료공급하자
화장지가 공중위생에 필수라면 영세민 소녀들에게 생리대도 그만큼 중요하다 학생들에 대한 여성 위생용품 무료 공급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와 세계은행의 글로벌 캠페인에 포함돼야 한다. 그리고 ‘소녀들에게 배움을(LGL, Let Girls Learn)’은 정부와 학교에 행동을 촉구하는 안성맞춤 수단이다(LGL은 전 세계 젊은 여성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캠페인이다).
미셸 오바마가 지적했듯이 개도국에선 이 같은 위기가 오래 전부터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에도 그런 문제가 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의 12~17세 청소년 5명 중 1명 가까이가 가난 속에서 산다. 패키지 당 7~10달러에 소비세(40개 주)를 더하면 생리대나 탐폰 같은 간단한 품목이라도 한 달 구입비가 빈곤 가정에 상당히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화장지의 경우 연방 정부와 지자체 규정에 따라 공중 화장실 비치가 의무화된다. 그리고 일상생활의 건강과 위생에 필수적이다. 그와 달리 영세민 가정의 소녀들은 흔히 탐폰과 생리대를 스스로 알아서 조달해야 한다.
탐폰과 생리대는 자주 교체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고 비위생적이고 안전하지 않다.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생각할 수 없다. 생리컵 같은 재사용 제품도 화장실에서 세척과 관리 같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은 환경에선 무용지물이다. 기본 위생용품이 없을 때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탐폰과 생리대를 학교에 무료 공급하는 데서 출발하자. 여학생들이 생리를 관리하고 학업에 집중할 뿐 아니라 젊은 여성들에게 그들의 요구가 중요하며 생리가 건강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모두 학업환경 향상에 기여하는 플러스 요인들이다.
교육평등 문제에선 이미 일부 희망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뉴욕시는 시의 모든 공립학교뿐 아니라 노숙자 보호시설과 교정 시설에서 여성 위생용품을 무료 제공하는 일괄법안을 도입했다.
지난해 가을 줄리사 페레라스 코플랜드 뉴욕시 의원은 퀸즈 지구의 미술·상업 고등학교에 탐폰·생리대 자동공급기 한 대를 설치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자동공급기는 ‘프리 더 탐폰스(Free the Tampons)’라는 전국적 프로젝트가 기획한 새 사업이다.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에 따라 퀸즈와 브롱크스 지구 전체 25개 학교로 프로그램이 확대됐다. 최초 시범학교에선 출석률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불과 6개월 사이 90%에서 92.4%로 늘어났다. 이는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여학생의 생리 중 적절한 신상관리를 지원하면 그들의 학업능력도 향상된다.
생리대의 교내 비치 같은 기본적인 지원으로 여학생들의 학업 집중도와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페페라스 코플랜드 시 의원은 재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시의 8200만 달러 예산도 관리한다. 그녀의 말마따나 “시의 화장지 예산에 관해 내게 따진 사람은 아직 없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학교에서의 위생용품 무료 공급안은 ‘탐폰세’ 폐지 캠페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미국에선 시카고 시의회뿐 아니라 3개 주 의결기관(뉴욕주 하원과 상원, 미시시피주 상원)이 생리용품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했다. 그리고 총 14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이번 회기 중 법안이 발의됐다. 영국에선 생리용품을 필수품 아닌 사치품으로 분류해 5.5%씩 부과하던 부가세가 폐지됐다. 캐나다는 지난해 위생용품에 대한 전국 물품·서비스세를 폐지하는 데 성공했다.
운동가와 의원들은 이른바 ‘생리 형평성’이라는 새 이론의 공론화를 추진한다. 이들은 건강·경제·교육 정책이 모두 생리 문제에서 교차한다고 주장한다. 여성 위생용품의 교내 무료 제공은 광범위한 글로벌 액션플랜에서 작지만 하나의 필수적인 요소다. 그리고 미셸 오바마가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법안 촉구에 목소리와 비전을 더해야 하는 이유다.
- 제니퍼 와이스 울프, 댜샤 번스
[ 필자 제니퍼 와이스 울프는 뉴욕대학 로스쿨 브레넌 사법센터 부회장이며 생리 형평성 정책에 관한 주요 저술가이자 운동가다. 미국에서 탐폰세 폐지를 촉구하는 전국적인 서명운동을 최초로 주도했다. 다샤 번스는 다큐멘터리 제작자·저술가·전략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셸 오바마가 지적했듯이 개도국에선 이 같은 위기가 오래 전부터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에도 그런 문제가 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의 12~17세 청소년 5명 중 1명 가까이가 가난 속에서 산다. 패키지 당 7~10달러에 소비세(40개 주)를 더하면 생리대나 탐폰 같은 간단한 품목이라도 한 달 구입비가 빈곤 가정에 상당히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화장지의 경우 연방 정부와 지자체 규정에 따라 공중 화장실 비치가 의무화된다. 그리고 일상생활의 건강과 위생에 필수적이다. 그와 달리 영세민 가정의 소녀들은 흔히 탐폰과 생리대를 스스로 알아서 조달해야 한다.
탐폰과 생리대는 자주 교체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고 비위생적이고 안전하지 않다.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생각할 수 없다. 생리컵 같은 재사용 제품도 화장실에서 세척과 관리 같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은 환경에선 무용지물이다. 기본 위생용품이 없을 때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탐폰과 생리대를 학교에 무료 공급하는 데서 출발하자. 여학생들이 생리를 관리하고 학업에 집중할 뿐 아니라 젊은 여성들에게 그들의 요구가 중요하며 생리가 건강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모두 학업환경 향상에 기여하는 플러스 요인들이다.
교육평등 문제에선 이미 일부 희망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뉴욕시는 시의 모든 공립학교뿐 아니라 노숙자 보호시설과 교정 시설에서 여성 위생용품을 무료 제공하는 일괄법안을 도입했다.
지난해 가을 줄리사 페레라스 코플랜드 뉴욕시 의원은 퀸즈 지구의 미술·상업 고등학교에 탐폰·생리대 자동공급기 한 대를 설치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자동공급기는 ‘프리 더 탐폰스(Free the Tampons)’라는 전국적 프로젝트가 기획한 새 사업이다.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에 따라 퀸즈와 브롱크스 지구 전체 25개 학교로 프로그램이 확대됐다. 최초 시범학교에선 출석률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불과 6개월 사이 90%에서 92.4%로 늘어났다. 이는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여학생의 생리 중 적절한 신상관리를 지원하면 그들의 학업능력도 향상된다.
생리대의 교내 비치 같은 기본적인 지원으로 여학생들의 학업 집중도와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페페라스 코플랜드 시 의원은 재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시의 8200만 달러 예산도 관리한다. 그녀의 말마따나 “시의 화장지 예산에 관해 내게 따진 사람은 아직 없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학교에서의 위생용품 무료 공급안은 ‘탐폰세’ 폐지 캠페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미국에선 시카고 시의회뿐 아니라 3개 주 의결기관(뉴욕주 하원과 상원, 미시시피주 상원)이 생리용품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했다. 그리고 총 14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이번 회기 중 법안이 발의됐다. 영국에선 생리용품을 필수품 아닌 사치품으로 분류해 5.5%씩 부과하던 부가세가 폐지됐다. 캐나다는 지난해 위생용품에 대한 전국 물품·서비스세를 폐지하는 데 성공했다.
운동가와 의원들은 이른바 ‘생리 형평성’이라는 새 이론의 공론화를 추진한다. 이들은 건강·경제·교육 정책이 모두 생리 문제에서 교차한다고 주장한다. 여성 위생용품의 교내 무료 제공은 광범위한 글로벌 액션플랜에서 작지만 하나의 필수적인 요소다. 그리고 미셸 오바마가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법안 촉구에 목소리와 비전을 더해야 하는 이유다.
- 제니퍼 와이스 울프, 댜샤 번스
[ 필자 제니퍼 와이스 울프는 뉴욕대학 로스쿨 브레넌 사법센터 부회장이며 생리 형평성 정책에 관한 주요 저술가이자 운동가다. 미국에서 탐폰세 폐지를 촉구하는 전국적인 서명운동을 최초로 주도했다. 다샤 번스는 다큐멘터리 제작자·저술가·전략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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