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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경영리더십 강의

이승윤의 경영리더십 강의

여성 리더는 전략을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실행하는 등 세심하고 분석적인 면에는 강한 반면, 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거시적인 면에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리더들이 유리 천정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와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의 예에서 여성 리더와 남성 리더의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오바마(왼쪽)는 희망을 주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연설로 유명했다. 반면 클린턴(오른쪽)은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방안 위주로 연설을 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선진 기업들이 여성 인력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한 방법을 구상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는 여성 인력보다 남성 인력을 선호하는 듯하다. 특히 대다수의 기업에서는 고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인력이 가뭄에 콩 나듯 적어진다. 유리 천정(glass ceiling)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리더의 자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세계 유수의 경영대학에서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리더십 요소에서 여성 리더가 남성 리더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는 149개 나라에서 온 고위 경영진 2,816명의 리더십을 평가했는데, 이들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이들이 가깝게 일하는 상사, 동료, 부하직원들이 담당했다. 그 결과, 업무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능력, 건설적인 피드백을 전달하는 능력, 팀을 원활하게 이끌어가는 능력, 업무를 추진하는 능력, 자신과 타인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감성지능 등 많은 핵심 부분에서 여성 리더들이 남성 리더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성 리더들의 강점은 분석력과 실행능력
그런데 여성 리더는 전략을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실행하는 등 세심하고 분석적인 면에는 강한 반면, 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거시적인 면에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고 이에 동참하도록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영감을 주는 능력은 리더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여성 리더들이 높은 점수를 받은 요소들은 주로 전략에 대한 분석능력과 체계적이고 꼼꼼한 전략 실행방안 수립 능력 등 주로 세심함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2008년 미국의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경합을 벌였던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의 예에서 여성 리더와 남성 리더의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오바마는 희망을 주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연설로 유명했다. 반면 클린턴은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방안 위주로 연설을 했다. 남성 리더들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갖춰지지 않았더라도 자신 있고 용감하게 주장을 펼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여성 리더들은 실행계획까지 수립되어야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영국의 대처 수상은 이런 말을 했다. “무슨 이야기든 하고 싶다면 남성에게 부탁하십시오. 무슨 일이든 성사시고 싶다면 그때는 여성에게 부탁하십시오.”

이처럼 여성 리더들이 현재의 직위까지 오르는 데는 철저한 분석력과 치밀한 계획수립 및 실행 능력이 중요했다. 그러나 더 높은 직위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게임의 룰을 따라야 하고, 또 다른 종류의 스킬을 개발해야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직원들이 그 비전에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인데, 마침 여성 리더들의 강점 중에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다.

BP 아모코의 대체에너지 파트 前 여성 CEO 비비안 콕스는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은 대부분 자신과 팀원들이 공동으로 수립한다고 했다. 콕스는 우선 자신이 큰 틀과 거시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그다음 단계에서 팀원들이 자유로운 의견교환을 통해 혁신적인 비전과 전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콕스는 자신의 역할을 ‘촉매제’라고 정의한다. 리더는 부하 직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그들이 스스로 성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이다. 어쩌면 이러한 촉매제로서의 역할 때문에 여성 리더들의 비전 제시 능력이 과소평가되는 것은 아닐까?

특히 남성 위주의 문화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이공계 분야 기업의 고위경영진 명단에서 여성을 찾아보기는 더욱 어렵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기업의 이공계 여성 전문인력 중 41%가 하위 직급에 종사하고 있으며, 52%가 30대 중후반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원인은 남성 중심의 문화였다. 여성 인력이 소수이다 보니 이들은 조직에서 고립되고 소외되었다. 멘토를 찾지 못한 여성도 45%에 달했고, 커리어가 정체되고 승진기회가 막힌 느낌을 받는다는 여성도 40%나 되었다.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는 남성들이 맺고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에 여성이 진입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때문에 중요한 정보와 조언, 커리어 개발 기회에서 여성이 배제될 가능성이 자연히 높아진다. 그렇다면 여성들만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어떨까? 아쉽게도 대부분 하위직에 근무하는 여성들 간의 사회적 네트워크는 승진이나 커리어 개발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로펌의 전문직 여성들에 대한 연구결과, 고위 직급에 여성이 적을수록 여성으로서의 특징이 성공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위 직급 여성을 롤 모델로 삼기보다는 경쟁상대로 생각했으며, 몇 안 되는 승진기회를 놓고 여성 동료들 간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보다는 경쟁하는 상대로 보았다.
 SNS 등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 활용 중요해
유리 천정을 깨고 고위 경영직급에 오른 여성들을 보면 남성과 여성 모두와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보를 얻고 승진에 도움을 받는 수단으로는 남성 동료와의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정신적으로나 심적으로 힘들 때 도움을 얻는 수단으로 여성 동료와의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남성들의 네트워크 안으로 들어가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여성 동료들을 경쟁상대로 보기보다는 도움을 주고받는 협력자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성으로서의 특성을 강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배려심이 깊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며 언어 구사 능력도 탁월하다. 꼼꼼하고 세심하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력, 치밀한 계획 수립 및 실행 능력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강점을 최대한 발휘한다면 남성과 여성을 아우르는 돈독한 인간관계를 맺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승윤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5년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논문 <팀 안에 공유된 긍정적 감정이 팀의 창의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 은 미국경영학회 조직행동 분과에서 ‘최고 박사학위 논문상’을 수상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팀 매니지먼트, 리더십, 조직행동, 인적자원관리 등이 주 연구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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