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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가&혁신가 | NASA와 손잡은 바이오 스타트업 BBB의 최재규 대표] 진단기 하나로 51가지 질병 분석

[창조가&혁신가 | NASA와 손잡은 바이오 스타트업 BBB의 최재규 대표] 진단기 하나로 51가지 질병 분석

NASA와 손잡은 바이오 스타트업 BBB의 최재규 대표. / 사진:김상선 기자
“엘리마크(가칭)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방법이 무엇일까?” 2014년 10월 바이오 스타트업 BBB를 창업한 최재규(36) 대표의 고민은 해외 진출이었다. 창업 후 6개월 만에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모바일 체외진단기 ‘엘리마크’ 개발에 성공했지만,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에는 인지도와 신뢰감이 턱없이 부족했다.

최 대표가 생각한 해답은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 이 센터가 우주인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곳과 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양한 헬스케어 스타트업도 이곳과 손을 잡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자신감을 얻었다. 최 대표는 “NASA 연구센터와 손을 잡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BBB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최 대표는 연구센터에 ‘세계 최초의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혈액진단기를 만든 한국의 스타트업이다. 당신들과 함께 연구하고 싶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 에임스연구센터에서 응답을 해왔다. 그쪽에서 BBB의 사업계획서를 요구했다. 가능성이 보인 것이다. 에임스연구센터가 요구한 혈액진단기의 특징부터 장점,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계획, 테스트 방법과 같은 자세한 내용을 추가로 보냈다. 최 대표는 에임스연구센터에 직접 가서 면접도 봤다. 2개월 후 예임스연구센터는 BBB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8월 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한 연구실에 ‘BBB’라는 명패가 붙었다. “한국의 스타트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며 최 대표는 웃었다.
 NASA 에임스연구센터와 손잡고 세계 진출
NASA 연구센터와 BBB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을까. “에임스 연구센터와 우주인을 위한 모바일 혈액검사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우주인의 국적이 어딘지, 어떤 인증을 받아야 하는지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하는 복잡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결과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여전히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최 대표의 예상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BBB를 알아보는 곳이 생기기 시작했다. 의학계도 주목했다. 지난해 3월 BBB는 홍콩 대학교 R&D센터와 손을 잡고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했다. 지난해 9월 미국 하버드 의대는 BBB와 파트너십을 맺고 이 기기를 아프리카 가나에 공급하기로 했다. 최 대표는 “이후 하버드 의대·가나국립대 의대·일본 노구치의학연구소와 손을 잡고 말라리아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진료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나의 최대통신사 MTN과 MOU를 맺기도 했다.

한국 병원에도 이 기기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 작업 중이다. 이 역할은 녹십자MS가 맡고 있다. 지난해 녹십자MS는 BBB와 독점 계약을 했다. 현재 2곳의 대형병원과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국내 병원에 공급된다. 최 대표는 “지난해 나온 기기는 우리 기술로 만들었지만, 녹십자MS가 인허가를 받았고 그들의 제품으로 병원에 공급된다. 올해 11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박람회 메디카에서 처음 공개되는 차기 제품은 우리가 직접 인허가를 받을 계획이고, 국내외 소비자에게 BBB의 제품으로 출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의 계획대로라면 2017년 해외에 10만 대 이상 수출한다. 2015년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BBB가 2017년에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해외에서 BBB가 내놓은 모바일 체외진단기를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했다는 점과 심장질환까지 51가지의 질병을 하나의 기기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혈당부터 심장질환까지 다양한 질병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은 존재하지만 한 기기에서 다양한 질병을 분석할 수 있는 제품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디어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실행을 누가 먼저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실행력을 강조했다.

모바일 체외진단기는 스트립(혈액진단지)을 끼워야만 진단할 수 있다. 이 기기에 부착하는 스트립은 스트립 제조사가 만들어야 한다. “올해 당뇨병 환자나 심혈관질환 환자, 고지혈증 환자를 위한 측정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출시된 이 기기의 겉모습은 갤럭시노트보다 조금 더 큰 스마트폰처럼 보인다. 기기 밑에 스트립을 끼울 수 있는 장치가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했고, 3G와 무선인터넷(Wi-Fi) 기능도 들어있다. 일반 스마트폰처럼 앱도 설치할 수 있고, 스카이프나 카카오톡 같은 앱을 이용해 통화도 가능하다. 무선인터넷에 연결돼 있으면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다. 11월에 선보일 차세대 기기에는 LTE까지 탑재한다. FDA와 한국 식약청 인증도 진행 중이다.

혈액 진단기에 통신 기능을 접목한 이유는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기를 통해 분석한 사용자 건강상태 데이터를 어딘가에 보낼 수 있다. 이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꾸준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랫폼도 준비했다. 이곳에 저장된 데이터는 사용자의 승인 여부에 따라 의사가 볼 수 있게 된다. 사용자의 승인 여부에 따라 BBB와 협업하는 헬스케어 기업과 공유해서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일 수 있다. 최 대표는 “지난 2월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눔과 MOU를 맺었다”며 “이번에 선보일 기기에는 ‘눔 헬스’ 서비스가 선탑재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이스트 학사 시절부터 바이오 한우물
차기 제품을 선보이기 전부터 BBB에 굵직굵직한 소식이 날아 들었다. 지난 8월 1일 BBB는기술 전문 투자사인 아이디벤처스, 포스코기술투자,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55억원 규모의 시리즈 A를 유치했다. 최 대표는 “제조 기반의 스타트업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건실한 스타트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집중했다. 어느 정도 성과를 냈기 때문에 투자를 처음으로 받았다”고 자랑했다. 이번 투자로 BBB는 R&D에 집중할 여력이 생겼다. 8월 15일에는 KT와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소식도 발표했다. BBB와 KT는 모바일 체외진단기기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공동개발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바이오 시장에서 이런 성과를 낸 것은 한우물을 팠기 때문이다.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학사) 및 바이오 뇌공학(석사)을 전공한 최 대표가 바이오 분야에 뛰어든 것은 학사 시절이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병역특례로 일할 곳을 찾았다. 2000년 3월 학교 선배가 창업한 한국 최초로 당뇨 분석기를 제조·판매한 올메디쿠스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4년 동안 일하면서 바이오 분야의 매력을 느꼈다. 2005년 1월 당뇨·암·심장병 등을 판별하는 바이오진단시약과 혈액분석기를 개발하는 세라젬메디시스를 공동창업했다. 10여 년 동안 키워왔고 엑스트에 성공했다. 이후 다시 BBB를 창업했다. 5명으로 시작했던 BBB의 식구는 어느 새 15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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