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부촌 | 부산 해운대] 국내외 부자 마천루 찾아 ‘부산행’
[주목할 부촌 | 부산 해운대] 국내외 부자 마천루 찾아 ‘부산행’
8월 8일 부산역에서 해운대로 향하는 버스. 차내 광고판은 3.3㎡당 분양가 7000만원에 달하는 해운대의 고급 레지던스 분양 광고로 도배돼 있었다. 광안대교를 지나 해운대 해수욕장에 가까워지자 이국적인 분위기의 고층 건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이파크·두산위브더제니스·트럼프월드 등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이다. 해운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해운대 아이파크 주차장엔 서울 강남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초고가 외제차가 심심치 않게 눈이 띄었다. 해운대가 지방의 대표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부동산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부산 분양시장이 계속 호황을 유지하는데다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수도권과 영남권의 뭉칫돈이 부산으로 흘러들며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운대 아이파크 전용면적 245㎡는 지난 3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공급면적은 360㎡로 3.3㎡당 가격은 2520만원 수준이다. 두 번째로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는 우동의 ‘해운대 경동제이드’ 전용면적 210㎡로 지난 4월 26억7176만원에 팔렸다.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884만원에서 올 6월 892만원으로 상승했다. 2013년 입주한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자이’ 전용면적 84㎡가 최근 5억8000만원에 거래돼 단지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초 5억3000만원에서 6개월 사이 5000만원이 올랐다.
2019년엔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옛 한국콘도 자리에 해운대 관광리조트인 엘시티가 들어설 예정이다. 101층짜리 랜드마크 호텔 1개동과 85층 및 83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10월 분양에 나선 엘시티더샵의 3.3㎡당 분양가는 역대 분양 아파트 중 처음으로 3.3㎡당 7000만원을 넘었다. 엘시티 더 레지던스의 분양가는 지난해 분양된 ‘엘시티 더 샵’ 아파트 평균 분양가인 3.3㎡당 2750만 원보다 더 높은 평균 3100만원대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해운대구는 부산의 변두리였다. 1980년 동래구에서 분리될 당시 해운대구 인구는 19만 명으로 부산 10개 구(현재 16개) 중 끝에서 두 번째였다. 수입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으로부터 나오는 게 대부분이었다. 현재 해운대 인구는 인구 42만 명으로 늘었다. 변화를 이끈 주역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다. 센텀시티는 현재 부산을 대표하는 고급 상권, 마린시티는 부유층이 몰려드는 고층 주상복합 촌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수영비행장이 김해국제공항으로 이전하면서 부산시와 해운대구는 2000년 센텀시티 조성 작업을 추진했다. 조성 초기엔 환경단체 등의 거센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다. 고층 건물이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과 함께 분양률이 극히 저조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을 밀어붙인 끝에 센텀시티는 2003년 전국 공공개발 사업 중 최고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부산시와 민간 업체가 공동 출자한 개발 업체는 부지 개발비로 쓴 8000여억원의 빚을 갚고도 1013억원의 흑자를 남겼다.
2001년 벡스코가 개장했을 때만 해도 센텀시티는 다른 상권에 비해 각종 인프라가 열악해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 2009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이 연달아 들어서고 나서야 부산의 상권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특히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스파랜드·아이스링크·골프레인지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춰 화제를 모았다.
해운대구 우동에 자리한 마린시티는 1987년 매립이 끝난 동백섬 서쪽의 수영만매립지였다. 1994년 대우그룹이 10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 이곳의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우는 부도를 맞았고, 부지는 방치된 채 부산의 대표적인 골칫거리 땅으로 전락했다. 6년이 지나서야 부산시와 해운대구가 부지를 소유한 민간 업체 제안을 받아들여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애초 수영만매립지는 호텔과 회의시설 위주의 상업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근 센텀시티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상업지역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졌다. 결국 상업지역 대신 고급 주거지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마린시티 주상복합 아파트들은 3.3㎡당 1600만원을 넘는 고분양가 탓에 한때 미분양에 허덕였지만 최근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 이후 미분양이 모두 소진됐다.
부촌으로 거듭나는 해운대에서는 특히 고층 건물의 인기가 좋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층수 기준) 5동 중 4동이 해운대에 있다. 80층짜리 두산위브더제니스 101동이 국내 최고 층 건물이다. 이어 두산위브더제니스 102동(75층), 해운대 아이파크 주2동(72층), 두산위브더제니스 103동(70층)이 2~4위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총 94개 동이다. 이 가운데 해운대구 빌딩이 25개로, 강남구(8개)의 세 배 수준을 넘는다. 여기에 부산롯데타운(107층)·부산해운대관광리조트(101층)도 건설 중이다.
이곳 초고층 중대형 주상복합 아파트엔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고 입주한 외지인이 많다. 휴양이나 차익 실현을 위한 투자로 들어온 사람들이다. 해운대구 우동의 H중개사무소 대표는 “실소유자 절반 이상이 외지인”이라며 “평소에는 비워두다 쉬다 가는 입주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통해 해외 부자도 불러 모으고 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적용되는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 더 레지던스’가 보름여 만에 중국인 3세대, 미국인 1세대, 캐나다인 1세대, 일본인 1세대 등 총 6세대 15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계약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에선 해운대 엘시티와 동부산관광단지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이민을 받는다. 엘시티의 경우 외국인이 5억원 이상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부하면 거주자격(F-2)을 얻고, 투자 상태를 5년 간 유지하며 잔금을 납부해 소유권을 받으면 영주권(F-5)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산 분양시장이 수도권과 비교해 가수요가 많은 만큼 분양권 등을 통해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부산 분양시장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 비중이 큰 만큼 분양권에 웃돈을 주고 아파트를 매입할 때는 가격 변동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부산 부동산시장은 아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1~2년 후 입주물량이 늘어날 경우 가격 상승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대출로 아파트를 매입한 이들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권의 확대도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올해 들어 추진되던 한화갤러리아 백화점과 초호화 호텔 센텀원 등이 경쟁 과다로 사업 자체가 무산되거나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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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분양가 3.3㎡당 7000만원대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884만원에서 올 6월 892만원으로 상승했다. 2013년 입주한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자이’ 전용면적 84㎡가 최근 5억8000만원에 거래돼 단지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초 5억3000만원에서 6개월 사이 5000만원이 올랐다.
2019년엔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옛 한국콘도 자리에 해운대 관광리조트인 엘시티가 들어설 예정이다. 101층짜리 랜드마크 호텔 1개동과 85층 및 83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10월 분양에 나선 엘시티더샵의 3.3㎡당 분양가는 역대 분양 아파트 중 처음으로 3.3㎡당 7000만원을 넘었다. 엘시티 더 레지던스의 분양가는 지난해 분양된 ‘엘시티 더 샵’ 아파트 평균 분양가인 3.3㎡당 2750만 원보다 더 높은 평균 3100만원대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해운대구는 부산의 변두리였다. 1980년 동래구에서 분리될 당시 해운대구 인구는 19만 명으로 부산 10개 구(현재 16개) 중 끝에서 두 번째였다. 수입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으로부터 나오는 게 대부분이었다. 현재 해운대 인구는 인구 42만 명으로 늘었다. 변화를 이끈 주역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다. 센텀시티는 현재 부산을 대표하는 고급 상권, 마린시티는 부유층이 몰려드는 고층 주상복합 촌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수영비행장이 김해국제공항으로 이전하면서 부산시와 해운대구는 2000년 센텀시티 조성 작업을 추진했다. 조성 초기엔 환경단체 등의 거센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다. 고층 건물이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과 함께 분양률이 극히 저조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을 밀어붙인 끝에 센텀시티는 2003년 전국 공공개발 사업 중 최고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부산시와 민간 업체가 공동 출자한 개발 업체는 부지 개발비로 쓴 8000여억원의 빚을 갚고도 1013억원의 흑자를 남겼다.
2001년 벡스코가 개장했을 때만 해도 센텀시티는 다른 상권에 비해 각종 인프라가 열악해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 2009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이 연달아 들어서고 나서야 부산의 상권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특히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스파랜드·아이스링크·골프레인지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춰 화제를 모았다.
해운대구 우동에 자리한 마린시티는 1987년 매립이 끝난 동백섬 서쪽의 수영만매립지였다. 1994년 대우그룹이 10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 이곳의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우는 부도를 맞았고, 부지는 방치된 채 부산의 대표적인 골칫거리 땅으로 전락했다. 6년이 지나서야 부산시와 해운대구가 부지를 소유한 민간 업체 제안을 받아들여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애초 수영만매립지는 호텔과 회의시설 위주의 상업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근 센텀시티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상업지역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졌다. 결국 상업지역 대신 고급 주거지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마린시티 주상복합 아파트들은 3.3㎡당 1600만원을 넘는 고분양가 탓에 한때 미분양에 허덕였지만 최근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 이후 미분양이 모두 소진됐다.
부촌으로 거듭나는 해운대에서는 특히 고층 건물의 인기가 좋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층수 기준) 5동 중 4동이 해운대에 있다. 80층짜리 두산위브더제니스 101동이 국내 최고 층 건물이다. 이어 두산위브더제니스 102동(75층), 해운대 아이파크 주2동(72층), 두산위브더제니스 103동(70층)이 2~4위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총 94개 동이다. 이 가운데 해운대구 빌딩이 25개로, 강남구(8개)의 세 배 수준을 넘는다. 여기에 부산롯데타운(107층)·부산해운대관광리조트(101층)도 건설 중이다.
이곳 초고층 중대형 주상복합 아파트엔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고 입주한 외지인이 많다. 휴양이나 차익 실현을 위한 투자로 들어온 사람들이다. 해운대구 우동의 H중개사무소 대표는 “실소유자 절반 이상이 외지인”이라며 “평소에는 비워두다 쉬다 가는 입주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투자이민제로 해외 부동산 투자자 유치
그러나 일각에선 부산 분양시장이 수도권과 비교해 가수요가 많은 만큼 분양권 등을 통해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부산 분양시장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 비중이 큰 만큼 분양권에 웃돈을 주고 아파트를 매입할 때는 가격 변동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부산 부동산시장은 아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1~2년 후 입주물량이 늘어날 경우 가격 상승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대출로 아파트를 매입한 이들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권의 확대도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올해 들어 추진되던 한화갤러리아 백화점과 초호화 호텔 센텀원 등이 경쟁 과다로 사업 자체가 무산되거나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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