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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과도하게 규제하면 역효과”

“공유경제 과도하게 규제하면 역효과”

휴가용 고급 주택 임대 중개 사이트 ‘오아시스’의 CEO, 공생의 길 모색 촉구
지난 올림픽 동안 오아시스 컬렉션이 리우에 마련한 클럽 하우스.
‘집, 호텔을 만나다!’ ‘고급판 에어비앤비’를 모토로 내건 오아시스. 쉽게 말하면 오아시스는 전통적인 호텔과 온라인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를 합쳐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도시에서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개념으로 호텔처럼 모든 편의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추구한다. 고급 호텔은 너무 비싸고, 아파트를 빌리기엔 체류기간이 짧은 여행객이 주 고객이다.

오아시스는 파커 스탠베리가 자신의 여행과 해외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설립했다. 당시 그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고 있었다. 따라서 그곳이 당연히 오아시스의 1호 도시가 됐다. 스텐베리 CEO는 오아시스를 “세계로 뻗어나가는 럭셔리 주택 중개 대여업체”라고 정의했다.

현재 오아시스는 3개 대륙 24개 도시에서 2000개가 넘는 주택을 중개 대여한다. 내년엔 아코르 호텔의 투자를 받아 홍콩과 싱가포르, 시드니 등지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스탠베리 CEO는 전 세계 100개 도시에서 사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운영 방식에서 첫 단계는 에어비앤비와 비슷하다. 오아시스는 주택 소유자로부터 중단기 체류와 휴가용으로 집을 빌려주겠다는 신청을 받는다. 그러나 유사점은 거기까지다. 에어비앤비와 달리 오아시스에는 누구나 자신의 주택을 내놓을 수 없다.

오아시스는 주택을 직접 가서 보고 엄선해서 리스트에 올린다. 위치와 상태, 특이성 같은 특정 요건에 부합하는 주택만 승인한다는 뜻이다. 집주인이 집을 과장해서 내놓는 이른바 ‘미끼 상품’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해변을 바라볼 수 있는 풍광과 넉넉한 거실, 초호화 침실과 욕실, 수영장 등이 구비된 저택을 위주로 한다. 스탠베리 CEO는 “필요 이상으로 승인하진 않는다”며 “우린 엄선된 고급 소규모 숙박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아시스는 집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도시에 현지 팀을 운영하며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하는 호텔 컨시어지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을 안내하고, 주택을 청소하고 관리해주는 것은 기본이다. 식당이나 관광을 추천·예약해주고 30분 거리 안에서 항시 대기하며 문제가 있을 때 즉시 해결해준다. 호텔에서처럼 피트니스 클럽을 이용하고 싶다면 제휴된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마사지와 헤어 메이크업 파견을 요청할 수도 있고 일류 요리사의 요리나 현지 고급 레스토랑 할인, 바텐더를 집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있다. 오아시스는 고객 서비스 팀 외에 독자적인 관광 안내책자도 제공한다. 필수적인 관광지와 식당을 현지인이 엄선해서 추천하는 가이드북이다.

그 외 할인 행사도 하고 현지 클럽이나 체육관의 회원권 같은 특별 보너스도 제공한다. 이 모든 것이 렌트비에 포함된다. 오아시스는 그 요금의 20∼30%를 받는다(집주인 대신 어느 정도 주택 관리와 운용에 책임을 지느냐에 따라 다르다). 다른 유사한 숙박 서비스보다는 훨씬 비싸지만 스탠베리 CEO는 오아시스가 그만큼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공정한 가격이라고 주장한다. “우린 온라인 시장이 아니라 숙박 서비스 제공업체다. 물론 에어비앤비 같은 서비스로 만족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여행하면서도 체육관에 가야 하고 호텔 바도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창의적으로 적당한 가격에 그런 편의시설을 대체해주려 한다. 에어비앤비가 단기 체류용 일반 아파트로 인기를 얻고 있다면, 오아시스는 부티크 호텔과 같은 고급화를 지향한다. 좁은 호텔방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것을 원치 않는 상류층 고객이 많다.”

하지만 기업 가치가 약 300억 달러에 이르는 에어비앤비 같은 거대기업이 오아시스 같은 업체를 그 막강한 힘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우려는 없을까? 스탠베리 CEO는 오아시스가 에어비앤비 같은 업체와는 초점도 다르고 사업 종류도 달라 전혀 걱정 없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반면 오아시스는 틈새 시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얘기다. “에어비앤비의 DNA는 기술 플랫폼이다. 그들도 현지에서 팀을 고용해 주택의 위치와 품질을 조사하고 청소와 세탁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들은 현재 자신이 하는 방식으로 크게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방식은 그들과 아주 다르다. 따

라서 그들이 따라할 생각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들이 우리 방식대로 일하기는 매우 어렵다.”
지난 올림픽 동안 오아시스 컬렉션이 리우에 마련한 고급 저택.
오아시스엔 또 다른 잠재적 위협이 있다.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공유 경제와 상징 브랜드를 향한 정치적 반발이다. 예를 들어 영국 런던에서 에어비앤비는 관광객에게 임대하면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집주인을 부추겨 주택 위기를 악화시킨다는 거센 비난을 받는다. 에어비앤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결국 시 의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독일 베를린이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같은 도시도 비슷한 문제와 씨름하는 중이다.

그러나 스탠베리 CEO는 오아시스의 고유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위안을 찾는다. 현지의 전담 팀이 직접 임대 주택을 관리하기 때문에 고객과 집주인 양쪽의 안전과 갈등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오아시스는 저렴한 호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보다 새 직장을 얻어 임시로 살 곳을 찾아야 하는 사람, 장기 출장자, 세계 각지에서 휴가를 즐기러 온 관광객이 찾는 장기 숙박에 초점을 맞춘다(오아시스는 고객이 최소한 3박을 묵어야 임대를 중개해준다). 얼마 전 리우 올림픽 동안 나이키 같은 후원업체나 BBC 같은 방송사는 그곳에 파견된 직원들을 위해 오아시스를 사용했다. 패션 잡지 보그도 런던 패션 위크 동안 직원들을 현지 체류시키기 위해 오아시스를 통해 주택을 임대했다.

스탠베리 CEO는 “숙박 공유 서비스를 책임 있고 적절하게 규제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몰론 궁극적으로 모든 업계에는 규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널뛰기를 하는 것 같다. 처음엔 아주 신선하고 멋지다고 칭찬하다가 이젠 끔찍하다고 비난한다. 정답은 언제나 두 극단 사이의 어디엔가에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같은 도시는 최소 5박을 기준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나로선 합리적인 것 같다. 나는 3∼4박을 원하는 손님도 받고 싶다. 하지만 규정이라면 어쩔 수 없다.”

스탠베리 CEO는 과세를 위한 주택임대 인허 계약제를 도입하는 것도 시 당국과 서비스 제공업자 사이의 바람직한 타협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주택을 휴가용으로 단기 임대하는 사업을 과도하게 규제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건 자유 시장 경제가 아니다. 사람들에게 자기 집을 이렇게 저렇게 사용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빅브라더’ 같은 측면이 있다.”

- 셰인 크라우처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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