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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두려움 떨쳐내는 ‘창조성’

죽음의 두려움 떨쳐내는 ‘창조성’

자신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문화적 유산 남긴다는 불멸의 정신이 자존감 높여
영국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은 “내가 죽은 뒤 사람들은 내 작품들을 보며 21세기가 나에 의해 시작됐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창조적 야망이 높은 사람은 죽음에 대한 존재적 불안감이 일반인에 비해 덜하다. ‘창조적 행동 저널’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창조성은 죽음에 신경 쓰지 않고 삶에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해준다”고 말한다.

창조성은 자신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문화적 유산을 남김으로써 죽음을 무시하는 마음가짐, 즉 불멸의 정신을 갖게 할 수 있다. 창조성은 또 사회에 의미와 가치가 있는 뭔가를 기부한다는 느낌을 줘 자존감을 높이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떨치게 한다.

이 연구를 이끈 영국 켄트대학의 로템 퍼래크 심리학 교수는 “창조성이 세계관의 핵심을 이루는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 덜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창조적 행동과 죽음에 대한 인식 사이에 분명한 연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창조성과 죽음에 대한 불안감 감소를 연관시킨 최초의 사례다. 창조성에 대한 이해를 넓혀줄 디딤돌이 될 것이다.”

논문에서 퍼래크 교수는 영국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 등 창조적인 인물들을 언급했다. 매퀸은 “내가 죽은 뒤 사람들은 내 작품들을 보며 21세기가 나에 의해 시작됐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헝가리 작가 기요르기 팔루디는 1996년 인터뷰에서 “죽는 게 두려워서 시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인간의 대다수 행동을 이끌어낸다고 가정하는 ‘공포 관리 이론’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이 이론에 따르면 죽음에 대한 공포와 죽음을 의식하는 것 사이엔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퍼래크 교수는 말했다. 창조성에 몰두하는 성향은 죽음에 신경 쓰지 않고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과 연관 있어 죽음에 대한 생각과 공포를 줄여준다. “결국 창조성은 죽음에 관한 한 불안의 완충제 역할을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퍼래크 교수는 말했다.

하지만 센트럴랭커셔대학의 창조성 전문가인 칼 제프리스 부교수는 “이 연구에서 관찰된 연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높은 수준의 창조성과 낮은 수준의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 연관 있다고 해서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이 되진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이런 측면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는 한 유형에만 주목했지만 세상엔 다양한 창조성이 존재한다. 창조성의 유형에 따라 죽음에 대한 인식과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퇴근 후 미술 수업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 감소할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

- 마사 헨리케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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