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제 전망 | 미국 금리인상 속도 낼까] 弗붙은 미국 … 모든 것은 트럼프에게 달렸다
[2017 경제 전망 | 미국 금리인상 속도 낼까] 弗붙은 미국 … 모든 것은 트럼프에게 달렸다
새정부 경제정책 이행 여부가 변수 … 기준금리 급격한 인상은 무리 ‘모든 것은 트럼프에 달렸다.’
2017년 미국 경제 관전 포인트는 이 한마디면 충분할 듯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가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와 상관없이 일단 미국의 자신감은 충만해 보인다. 1년 내내 양치기 소년처럼 ‘늑대가 나타날 것(기준금리 인상)’이라고 외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드디어(?) 12월 14일(현지시간)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0.5%에서 0.5~0.75%로 0.25%포인트 올렸다. 2015년 12월 이후 1년 만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2016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표시”라고 일갈했다. 조심 또 조심했던 이전 발언과 사뭇 다른 표현이었다.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고된 이벤트였고 이미 시장에 상당 부문 반영이 됐다. 정작 시장이 놀란 것은 다른 이유에 있었다. FOMC 위원들이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에 표시한 2017년 전망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FOMC는 2017년 말미국 연방금리가 1.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0.25%포인트씩 올린다고 가정하면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기존 점도표에 표시됐던 2017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1.1%였다.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1월 말 발표한 ‘2017년 세계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에서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2.2%에서 2.3%로 0.1%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는 10월 21일~11월 16일 사이 52명의 경제학자 및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를 토대로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2.2%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2017년에 두 차례 정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체 왜일까. 이는 ‘트럼프 현상’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2014년과 2015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각각 2.4%, 2.6%였다. 2016년은 1.5% 안팎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2016년 안정적인 실업률을 유지했지만 고용 시장 개선 속도는 둔화 추세다. 소매 판매와 주택시장 상승세도 약화됐다. 제조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민간 투자와 수출은 감소세다. 이런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2017년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둔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마당에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도 기대하기 힘들다. LG경제연구원은 “2007년 이후 10년 만에 미국이 다시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미국 경기가 단기적으로 급락하기보다는 부진한 활력이 장기화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 전후 국내외 경제전망기관의 대체적인 전망은 이와 비슷했다. 이런 전망과 분석을 단숨에 뒤집은 것은, 거칠게 말하면 ‘트럼프를 향한 기대’ 뿐이다. 케인시안처럼 행세하는 트럼프가 인프라 투자에 쓰겠다는 돈 1조 달러(약 1178조원)에 거는 기대다. 하지만 트럼프의 ‘돈 풀기’에 거는 기대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의 재정 정책은 언제,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정책 여력과 정책 시차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연간 1100억 달러(약 129조원)씩 10년간 1조2000억 달러의 연방정부 지출을 자동 삭감하는 시퀘스터를 2013년 3월부터 발효 중이다. 트럼프는 시퀘스터를 폐지하고 싶어하지만,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지난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미국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의 과반을 확보했기 때문에 트럼프에 힘이 실릴 것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2011년 8월 정부 부채 한도를 상향하되 자동삭감(시퀘스터)을 통해 정부 지출을 감축하도록 한 예산통제법(Budget control Act of 2011) 재정을 주도한 것이 공화당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때문에 이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긴 조율 과정을 거치면서 2017년 상반기 이후에나 재정 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상반기 내에 재정을 푼다고 해도 대략 3~4분기 이상 걸리는 정책 시차를 감안하면 2017년에 재정에 따른 경제 지표 호조를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계획은 전액 민간자본에 의존한다”며 “충분한 자금이 마련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감세 정책도 마찬가지다. 그간 미국이 헬리콥터로 뿌린 막대한 달러는 차치하더라도, 전통적으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이 대규모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를 늘리는 것에 동의할지 불확실하다.
또 하나의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의 긴장 관계다. 2018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옐런 의장은 비둘기파에 속한다. 그는 2016년 10월 보스턴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강한 총수요가 유지되면서 고용이 활기를 띠는 고압경제를 지속하는 것이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에 형성된 부정적 영향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고압경제란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경제 상태, 다시 말해 만성적인 호황 경제를 뜻한다. 옐런의 말을 쉽게 풀면, “물가가 오르더라도 금리를 천천히 올리겠다”는 말이다.
물론 연준이 정부 재정정책에 따라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되면 긴축 모드(금리 인상)로 전환할 수 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흔히 미 중앙은행은 행정부로부터 독립성을 갖기 때문에 트럼프가 연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잘못된 상식이다. 미국의 어떤 법에도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은 없다. 미 연준의 독립성은 법으로 보장된 것이 아니며 앨런 그린스펀 시절에 관례화된 것일 뿐이다. 또한 미 의회가 연준의 독립성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한마디로, 현재로서는 누구도 미 연준의 향방을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서두에 밝혔듯이, 모든 것은 트럼프에 달렸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대규모 재정을 통해 돈을 뿌리면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이와 상관없이 연준은 늘 그랬듯이 매파와 비둘기파 위원들이 번갈아 “금리를 올린다” “올리지 않는다”며 시장 구두개입에 나설 게 뻔하다. 그때마다 세계 금융시장은 출렁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금리 인상 버튼을 세 차례 이상 누르기엔 미국 경제 체력이 그리 견고하지 않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수퍼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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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 경제 관전 포인트는 이 한마디면 충분할 듯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가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와 상관없이 일단 미국의 자신감은 충만해 보인다. 1년 내내 양치기 소년처럼 ‘늑대가 나타날 것(기준금리 인상)’이라고 외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드디어(?) 12월 14일(현지시간)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0.5%에서 0.5~0.75%로 0.25%포인트 올렸다. 2015년 12월 이후 1년 만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2016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표시”라고 일갈했다. 조심 또 조심했던 이전 발언과 사뭇 다른 표현이었다.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고된 이벤트였고 이미 시장에 상당 부문 반영이 됐다. 정작 시장이 놀란 것은 다른 이유에 있었다. FOMC 위원들이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에 표시한 2017년 전망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FOMC는 2017년 말미국 연방금리가 1.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0.25%포인트씩 올린다고 가정하면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기존 점도표에 표시됐던 2017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1.1%였다.
트럼프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
대체 왜일까. 이는 ‘트럼프 현상’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2014년과 2015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각각 2.4%, 2.6%였다. 2016년은 1.5% 안팎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2016년 안정적인 실업률을 유지했지만 고용 시장 개선 속도는 둔화 추세다. 소매 판매와 주택시장 상승세도 약화됐다. 제조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민간 투자와 수출은 감소세다. 이런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2017년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둔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마당에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도 기대하기 힘들다. LG경제연구원은 “2007년 이후 10년 만에 미국이 다시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미국 경기가 단기적으로 급락하기보다는 부진한 활력이 장기화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 전후 국내외 경제전망기관의 대체적인 전망은 이와 비슷했다.
트럼프는 수퍼맨이 아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의 긴장 관계다. 2018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옐런 의장은 비둘기파에 속한다. 그는 2016년 10월 보스턴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강한 총수요가 유지되면서 고용이 활기를 띠는 고압경제를 지속하는 것이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에 형성된 부정적 영향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고압경제란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경제 상태, 다시 말해 만성적인 호황 경제를 뜻한다. 옐런의 말을 쉽게 풀면, “물가가 오르더라도 금리를 천천히 올리겠다”는 말이다.
물론 연준이 정부 재정정책에 따라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되면 긴축 모드(금리 인상)로 전환할 수 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흔히 미 중앙은행은 행정부로부터 독립성을 갖기 때문에 트럼프가 연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잘못된 상식이다. 미국의 어떤 법에도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은 없다. 미 연준의 독립성은 법으로 보장된 것이 아니며 앨런 그린스펀 시절에 관례화된 것일 뿐이다. 또한 미 의회가 연준의 독립성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한마디로, 현재로서는 누구도 미 연준의 향방을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서두에 밝혔듯이, 모든 것은 트럼프에 달렸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대규모 재정을 통해 돈을 뿌리면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이와 상관없이 연준은 늘 그랬듯이 매파와 비둘기파 위원들이 번갈아 “금리를 올린다” “올리지 않는다”며 시장 구두개입에 나설 게 뻔하다. 그때마다 세계 금융시장은 출렁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금리 인상 버튼을 세 차례 이상 누르기엔 미국 경제 체력이 그리 견고하지 않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수퍼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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