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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기자의 ‘Trend Maker’(1) | 김성동 띠아모코리아 대표] 젤라또에 커피 접목해 입맛 사로잡아

[김성희 기자의 ‘Trend Maker’(1) | 김성동 띠아모코리아 대표] 젤라또에 커피 접목해 입맛 사로잡아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유지방 적어 젊은층에 인기 … 만든 지 72시간 지나면 전량 폐기 원칙
김성동 띠아모코리아 대표는 “4월에 남녀노소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젤라또 매장인 아이스카페띠아모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젤라또는 72시간 안에 만들어지고, 14~16℃에서 냉장 보관된 제품이 가장 신선합니다. 먹을 때는 스푼으로 젤라또를 치대서 먹어야 해요.”

김성동(48) 띠아모코리아 대표가 말하는 젤라또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그는 20년 동안 젤라또를 연구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을 젤라또 박사라고 소개한다. 지난 2월 8일 서울 방이동 본사에서 만난 그는 “20년 전만 해도 젤라또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며 “요즘 젤라또가 디저트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젤라또(Gelato)는 이탈리아 수제 아이스크림이다. 천연과즙에 우유와 달걀, 설탕을 섞어 얼려 만든다. 일반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재료와 비슷하지만 만드는 과정은 다르다. 젤라또는 우유가 많이 들어가고 지방함량은 적다. 일반 아이스크림의 지방함량은 10% 이상이지만 젤라또는 4~8%다. 재료를 천천히 혼합해 젓는 것도 젤라또만의 제조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일반 아이스크림의 공기 함량이 50%라면, 젤라또는 25~30% 정도”라며 “공기 함량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아 입안에서 씹을 때 쫀득하고 차진 식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또 대량으로 공장에서 만드는 양산형 아이스크림에는 색소나 인공첨가물을 넣지만 젤라또에는 넣지 않는다.

그가 젤라또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년 전으로 이탈리아 여행 때다. 여행지에서 먹은 젤라또 맛에 반했다. 김 대표는 “당시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나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이 인기였다”면서 “젤라또를 먹은 후 쫀득쫀득한 게 한국인 입맛에 더 잘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당시 베이커리 업체 영업부 직원이었던 그는 여행 후 젤라또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때 나이 28살이었다.

회사를 그만둔 그는 다시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탈리아 3대 젤라또로 꼽히는 지올리띠(Giolitti), 파씨(G, Fassi), 올드브릿지(Old Bridge)에서 기초교육과 배합법, 제조기술 등을 차근차근 배우기 시작했다. 맛있다는 젤라또 매장을 찾아 다니며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맛과 식감을 찾아내기 위해 먹고 또 먹었다. 김 대표는 “당시 아시아권에서는 젤라또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들도 기꺼이 배울 수 있도록 해줬다”며 “이 때 인연을 맺었던 3대 젤라또 브랜드 중 한 곳에서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전 이탈리아 여행 때 접하고 반해
1년 가까이 배운 기술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직접 젤라또를 만들기 시작했다. 조그만 유통회사를 차려 직접 만든 젤라또를 들고 납품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보다 젤라또의 인기는 없었다. 그는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서울 부유층 동네나 이탈리아에서 젤라또를 먹어본 일부 사람들만 찾았다”며 “10년 가까이 일했지만 돈을 벌면 재료비와 기술개발에 모두 써버려 남는 돈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2005년 통장에 들어있는 전 재산은 100만원. 젤라또 사업을 이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림길에 섰다. 그래도 젤라또를 포기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많은 사람이 찾도록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무실을 마련할 돈이 없어 서울 뚝섬역 인근에 보증금도 없는 2평 남짓한 사무실을 얻었다. 그때까지도 젤라또가 아직 덜 알려져 창업자 모집도 쉽지 않았다. 그때 그가 고안해 낸 게 바로 복합매장이다. 당시만 해도 커피를 주력으로 한 커피 전문점이 대세였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주력 메뉴로 내세웠고, 커피는 사이드 메뉴로 판매했다. 국내 최초로 ‘젤라토 디저트카페’를 론칭한 것이다.

그는 매장의 매출이 계절에 상관없이 고르게 나올 수 있는 전략을 세웠다. 전체 매출의 40%는 젤라또, 40%는 커피, 20%는 베이커리로 나눈 ‘4-4-2’전략이다. 젤라또를 먹어본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가맹점 수는 빠르게 늘었다. 올 2월 10일 기준으로 매장은 198개다. 중국과 몽골, 필리핀 등에도 진출했다.

현재 매장에서 판매되는 젤라또 종류는 36가지다. 그가 최상의 젤라또 맛을 내기 위해 지키는 게 하나 있다. 바로 72시간이다. 김 대표는 “젤라또의 유통기한은 72시간으로 이 시간이 지나면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두 폐기 처분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가맹점주와 갈등도 있었다. 그는 “점주들은 다 팔지도 못하면 아까우니까 옆집이나 앞집에 나눠주더라”며 “공짜로 주더라도 맛있을 때 주라고 점주들을 설득하며 최상의 품질을 지키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위기도 있었다. 회사 브랜드인 띠아모(Tiamo) 이름 때문이다. 띠아모는 이탈리어 말로 ‘너를 사랑해’라는 뜻이다. 고객을 사랑하겠다는 경영이념을 담았다. 김 대표는 “40여개 가맹점을 내고 입소문이 퍼질 무렵 띠아모 브랜드를 특허청에 상표등록하려고 신청했다”며 “그런데 알고 보니 대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1년 전 상표등록을 신청해 등록 결정까지 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등골에 식은땀이 흘렀다. 만약 이들이 한 달 안에 상표등록을 하면 띠아모는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달이 넘었는데도 상표등록을 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레스트랑 경영권 분쟁으로 등록기간을 넘긴 것이었다. 결국 띠아모가 이 상표권을 갖게 됐다.
 아이스크림도 맛과 건강 따지는 수요 늘어
가맹점 수가 늘면서 글로벌 커피전문점들도 젤라또 시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주로 엄마 손을 붙잡고 와서 어린 아이들이 먹었던 젤라또가 10~20대 젊은층으로 수요가 옮겨갔다”며 “여기에 아이스크림도 맛과 건강을 따지는 수요가 늘면서 젤라또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젤라또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고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젤라또 시장 규모는 전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5% 수준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젤라또는 원료를 모두 수입하고 기술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시장 규모는 천천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띠아모코리아는 향후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젤라또 매장인 아이스카페띠아모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카페띠아모 형태가 아닌 이탈리아 정통 젤라또를 제공하기 위해 매장에서 전 메뉴의 90% 이상을 젤라또만 판매할 계획”이라며 “오는 4월 건국대를 시작으로 대학가 중심으로 5개의 매장을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동 대표는 “젊은층뿐 아니라 할아버지·할머니가 손자들 손잡고 올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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