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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함께 가면 멀리 간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함께 가면 멀리 간다”

1만여 명 동참한 제18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국내 복지소외가정, 세계 기후난민 등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 전해
주한 외교관 및 참가자들이 지구촌 이웃을 돕기 위한 희망 걸음을 걷고 있다. / 사진·INTL.WELOVEU FOUNDATION
지난해 유엔난민기구(UNHC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분쟁이나 폭력, 박해, 또는 자연재해로 강제 이주하게 된 사람은 6530만 명이다. 그중에서 내전이나 박해를 피해 다른 나라로 탈출한 난민은 2130만 명, 시리아를 탈출한 난민은 480만 명이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세계 전체로 볼 때 난민이나 강제 이주자는 113명 중 1명꼴이다. 그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유엔 난민 대이동 정상 회의가 열린 이유다. 난민 위기를 세계적인 차원에서 다루는 첫 국제회의다.

하지만 난민을 받아들이거나 돕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선진국인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일본은 지구촌 난민의 9%도 수용하지 않았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56.6%)을 차지하는 이 6개국은 지난해 모두 합해 난민 210만 명만 수용했다. 세계 전체 난민의 8.88%다(뉴스위크 보도). 하지만 요르단·터키·파키스탄·레바논·남아공·팔레스타인은 모두 합해 세계 GDP의 2%에도 못 미치지만 세계 난민의 절반 이상을 받아들였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탈출한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한 국가 요르단의 난민캠프에는 약 300만 명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한다. 그에 따라 요르단은 큰 재정적 부담을 안고 있다. 이에 올 초 글로벌 복지단체 국제WeLoveU는 시리아 난민과 그들을 받아들인 요르단을 돕기 위해 성금을 전달했다. 아델 모하마드 아다일레 주한 요르단 대사는 “우리 나라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일 만큼 여건이 좋지 않다”며 “그런 와중에 여러분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고 민간단체의 원조라 더욱 의미가 깊고 감동적이다”고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시했다.

재단법인 국제WeLoveU는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 운동본부와 함께 ‘어머니의 사랑’으로 70억 지구촌 가족에게 행복을 전한다는 목표로 세계적인 복지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0여 년간 지속적인 복지활동을 해온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 약칭 위러브유)는 2016년 체계적이고 활발한 해외사업을 위해 (재)국제WeLoveU를 추가설립, 외교부에 등록하여 두 개의 법인으로 활동 중이다. 40년 가까이 어려운 이웃에게 정성의 손길을 건네온 장길자 회장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재난과 질병, 빈곤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아동·청소년 복지, 사회복지, 긴급구호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벌인다. 그 외 매년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등 정기행사를 열고 세계 각지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위 아 더 월드, 우리는 하나, 위러브유”
개회사를 하고 있는 장길자 국제위러브유 운동본부 회장. / 사진·/ 사진·INTL.WELOVEU FOUNDATION
지난 5월 21일 화창한 일요일 오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 평화광장에서 제18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가 열렸다. ‘좋은 마음 웃는 얼굴, 70억 인류에게 희망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 기후난민과 복지소외가정을 돕자는 취지다. 기후난민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로 고향과 거주지를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세계 각지에서 많이 발생하는 기후난민은 1951년 제네바 난민협약에 명시된 ‘난민’의 범주에 속하지 않아 거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러브유는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꾸준히 기후난민을 돕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지구촌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건네고자 위러브유 회원과 가족, 이웃은 물론 주한 요르단 대사, 스페인 대사, 라오스 대사, 필리핀 총영사를 비롯해 이집트·네팔·불가리아·이라크·나이지리아·에콰도르·베트남·스리랑카·에티오피아 등의 외교관들이 참석했다. 또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 배우 김성환 씨, 가수 이승훈·윤태규 씨 등 모든 참가자들이 밝은 미소로 함께했다.

식전 행사로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의 축하공연과 마칭밴드의 활기 넘치는 연주가 분위기를 돋우었다. 개회사에서 장길자 회장은 “어머니의 사랑을 담아 온 세상에 희망을 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 행사가 벌써 20년이 다 돼 간다”고 말했다. “그동안 변함없이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도 여러분의 사랑이 국내와 해외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희망과 용기로 전해지길 바랍니다.”

장길자 회장은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아프리카 속담과 함께 훈훈한 얘기를 들려줬다.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달리기 경주를 해서 이기는 사람에게 바구니에 담긴 나무 열매를 모두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서로 손잡고 목적지까지 함께 도착해서는 즐겁게 과일을 나눠 먹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쁠 수 있나요?”라며 ‘우분투’라는 말을 했다. 우분투란 ‘네가 있기에 내가,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장길자 회장은 참가자들에게 “여러분이 함께해 주셔서 너무 행복하다”며 “모두가 1등이고 모두가 최고인 이 가족걷기대회를 통해 지구촌 이웃과 더불어 행복을 나누고 싶다”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참가자들과 함께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우리는 하나!”를 외쳤다.

장길자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축사에 나선 아다일레 주한 요르단 대사는 “기후난민에 대한 세계의 지원과 관심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위러브유가 이 특별한 행사를 통해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위러브유가 세계 곳곳에서 헌신적인 활동으로 이웃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놀랍습니다. 여러분의 수고가 더 많은 결실을 맺기 바라며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성공한 자선사업가 하워드 버핏의 저서 ‘40개의 기회(Forty Chances)’의 내용을 인용한 곤살로 오르티스 주한 스페인 대사는 축사를 통해 “빈곤과 기아 퇴치를 위한 선행 조건이 바로 환경보호”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행사를 통해 위러브유가 보다 평화롭고 풍요로우며 정의로운 지구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응활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캄수와이 케오달라봉 주한 라오스 대사는 “위러브유의 다양한 활동은 장애인과 난민 같은 취약계층 이웃들의 고통을 덜어줄 뿐 아니라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준다”며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크리스찬 데 헤수스 주한 필리핀 총영사도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정말 행복하고 많이 웃는다”며 “여러분은 그 행복과 웃음의 중심에 ‘우리’라는 공동체 정신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찬사를 보냈다. 아킬라 퍼두훈 폼푼 주한 나이지리아 공사는 “나이지리아도 강수량이 줄고 물 부족 현상과 사막화가 심각하다”며 “위러브유의 물펌프 사업과 기후난민돕기 활동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판코 파노브 주한 불가리아 영사는 “요즘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한데 전 세계를 돕고 미래를 위한 위러브유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나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수혜대상에 대한 기금 전달식을 통해 위러브유는 서울과 김포·고양·광명·부천·의정부 등 경기도 일대 다문화 가정과 복지소외가정에 생계비 및 의료비를 지원했다. 인도네시아·콜롬비아·짐바브웨·카메룬·베냉 등지의 기후 난민과 빈곤지역에 공공시설 및 생필품을 전달했다. 현장에 참석한 부천시 관계자는 “몇 년째 경기 침체로 이웃을 돕는 손길이 많이 줄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어려운 나라들도 도와주니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길자 회장의 “출발!” 신호와 함께 2부 걷기대회가 시작됐다. 광장에서 출발해 평화의 공원 산책로를 지나 다시 원 지점으로 돌아오는 경로다. 파란 티셔츠를 입은 1만여 명의 사람들이 평화의 공원 산책로를 함께 걷는 모습은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단비처럼 보였다.

참가자들은 구간 곳곳에 마련된 ‘전 세계에 사랑과 행복을 나눠요’ ‘힘차게 걸어요. 누가누가 잘하나’ ‘우리 가족 최고예요’ ‘가족과 함께 하이파이브’ 등 다양한 테마의 코스를 통과하며 걸었다. 사랑의 마음이 담긴 하트 스티커를 세계지도에 붙이고, 가족들을 서로 칭찬해주고, 여러 동물들을 흉내 내기도 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부모의 손을 꼭 잡고 걷는 아이들, 익살스러운 포즈로 사진을 찍는 학생 등 저마다 즐거운 모습이었다. 그 밖에도 가족들은 페이스 페인팅, 가족사랑 포토존 등의 부대 행사도 체험하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고등학생 아들과 해마다 걷기대회에 참여해온 강영옥(45) 씨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도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꾸준히 함께하니 보람 있다”며 “자녀들에게도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들인 원태우(17) 학생도 “이렇게 좋은 경치 속에서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도 나눌 수 있어 즐겁다”며 “기후난민 같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지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걷던 백현명(56)·김정희(50) 부부는 “평소 이렇게 함께 걷는 날이 드문데 가족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지구촌 이웃을 돕는 행사에 힘을 보탤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2002년 서울 남산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올해로 18회를 맞았다. 해마다 가정의 달 5월을 전후로 열려 가족·친지가 함께 산책로를 걸으며 사랑을 돈독히 하고 국내외 어려운 이웃을 돕는 뜻깊은 자리가 되고 있다. 올해 행사까지 총 20만 명이 넘게 참여했다.
 물 부족 국가에 물펌프 설치하고 사후 관리까지
1 아델 모하마드 아다일레 주한 요르단 대사. 2 곤살로 오르티스 주한 스페인 대사. 3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이 깜찍하고 경쾌한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4 지구촌 이웃을 돕고 화합과 소통의 시간을 갖게 된 가족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INTL.WELOVEU FOUNDATION
위러브유는 그동안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사랑의 발걸음으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고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왔다. 심장병·희귀난치병 어린이, 소년소녀가정·극빈가정·외국인 재해근로자가정 등을 도왔고 2008년부터는 전 세계로 그 지원 범위를 넓혀갔다. 가나·케냐·콩고민주공화국·캄보디아·라오스·인도 등 물 부족 국가에 물펌프 27대를 설치해 사후관리까지 하고 있다. 이 같은 물펌프 설치사업으로 아프리카 가나 중부의 브레멘 코코소 마을, 아마사멘 아베헤니스 마을, 아소보이 마을 등 곳곳의 주민들은 오염된 흙탕물이 아닌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기후난민국가인 남태평양의 투발루 국민도 위러브유가 설치한 1만ℓ 분량의 저수시설 20대로 식수를 확보했다.

지난해 제17회 걷기대회를 통해서는 당시 규모 7.8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에콰도르 이재민을 위한 긴급 구호품을 제공했다. 또한 네팔과 인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필리핀, 가봉 등지의 기후 난민에게 물펌프 및 생필품을, 서울과 경기도 일대 복지소외가정 120세대에는 생계 및 의료 지원을 했다.

위러브유는 그 밖에도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헌혈하나둘운동, 클린월드운동 등 다양한 활동으로 세계를 도울 뿐만 아니라 복지에 대한 전 세계인의 의식 개선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도 힘쓴다. 특히 헌혈하나둘운동은 지난해까지 150여 차례 개최돼 세계 각국에서 3만5000여 명이 참여했다. 삶의 터전인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클린월드운동은 1000회를 넘었고 20만여 명이 동참했다. 위러브유는 예기치 못한 재난을 당한 세계인을 돕는 일에도 앞장선다. 필리핀에 태풍(2013년), 인도네시아에 지진해일(2012년), 일본에 지진(2011년), 네팔에 지진(2015년)이 닥쳤을 때 솔선수범하여 피해 복구 및 구호활동을 펼쳤다.

제12회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서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과 이순재 당시 후원회장이 민타 아지망 당시 주한 가나 대리대사에게 물펌프 기증 POP를 전달하고 있다. / 사진·INTL.WELOVEU FOUNDATION
이 같은 이웃 사랑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협력과 도움을 요청해오기도 한다. 2015년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네팔위원회와 환경보호 양해각서(MOU)를, 2012년에는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과 알리벤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이 지구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었다. 이후 온딤바 대통령의 요청으로 가봉 현지 대학생들에게 클린월드운동을 전수했다. 2011년에는 캄보디아의 타케오 주 체육교육부와 다양한 복지활동을 전개하기로 MOU를 체결했다.

위러브유의 지속적인 복지활동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각국 정부와 각계 기관은 훈장, 표창, 공로상 등을 250회가량 수여했다. 국내에서는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헌신적인 자원봉사로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장길자 회장이 대한민국 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2011년 미국에서는 대통령자원봉사상 라이프타임상을 수상했다. 4000시간 이상 헌신적인 활동을 치하하는 상으로 개인부문에서 가장 높은 영예다. 2012년과 2014년에는 단체부문 최고상인 금상을 각각 수상했다. 캄보디아에서는 국민의 복지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국왕 훈장을, 몽골에서는 환경녹색성장관광부장관 영예감사패를 받았다. 페루 여성복지부는 ‘사회사업 분야에서 뛰어난 활동으로 공헌했다’며 장길자 회장에게 외국인 최초로 여성공로상을 수여했다.

세상은 갈수록 각박해지지만 그늘진 곳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위러브유의 ‘어머니 사랑’은 날로 더 커진다. 함께하는 이들도 해마다 늘어난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어떤 고난과 역경이라도 이겨내며 사랑과 희생을 아끼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이 확산되면서 70억 세계인의 마음에 희망과 행복이 피어나고 있다.

- 서 정 현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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