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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차는 리모콘으로 단번에

이제 주차는 리모콘으로 단번에

2017 BMW 5 시리즈는 반 자율주행 기능의 정속 주행, 마사지 시트, 고급 스테레오, 정숙한 좌석 갖춰 최고급 모델로 손색 없어
신형 2017 5시리즈는 최신·최고급형 7시리즈의 기술을 다수 채택해 개량했다. / 사진·BMW
표면상 신형 BMW 5 시리즈는 신기술 중심의 우리 자동차 섹션을 장식하는 가장 기대되는 차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우중충한 외관을 건너뛰고 선택사양 리스트에 무수히 체크 표시를 한 뒤 차 안에 들어서면 요즘 시판되는 최첨단 차량 중 하나와 마주하게 된다.

각 제조사의 최신·최상급 모델에 처음 도입된 신기술이 하위 모델로 확산된다는 건 익히 알려졌다. 하지만 2015년 신기술을 잔뜩 탑재한 신형 7 시리즈 시사회에 초대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BMW는 이미 유용한 기능을 모두 채택하고 개량해 더 저가이고 소형인 5 시리즈에 장착했다.
터치스크린 자동차 키는 도어를 잠그고, 에어컨을 설정하고, 원격으로 차를 주차시킬 수도 있다. / 사진·IBTIMES UK
5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는 원격조종 주차 기술이다. 차에 타지 않고도 자동차 키의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 차를 전진·후진시킬 수 있다. 차고가 작거나 주차공간 좁은 주차장을 수시로 이용하는 운전자가 차를 그 공간에 향하게 하고 내린 뒤 키를 이용해 주차시킨다. 자동차 스스로 운전대를 조작해 다른 물체와 충돌하기 전에 자동으로 멈춰선다.

좌우의 무분별하게 주차된 차량들로 좁아진 공간에서 차를 빼내는 데도 쓸모 있는 기술이다. 리모컨으로 차를 운전해야 할 일이 매일 생기지는 않겠지만 그래야 할 때는 마치 제임스 본드 같은 기분이 든다. 키의 터치 스크린을 통해 차 연료, 예상 주행거리를 점검하거나 정해진 시각에 에어컨이 작동되도록 원격 설정할 수도 있다.

차내 마이크로USB 포트를 통해 키를 충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제기되지만 근거 없는 낭설이다. 차내에 키를 두기 가장 편리한 곳에 무선 충전 플레이트가 내장돼 그럴 필요가 없다. 키를 이곳에 보관하면 이동 중 완전 충전된다. 삼성 갤럭시 S8·S7 등 호환되는 스마트폰도 이 플레이트에서 충전할 수 있다.
외부 카메라를 이용해 차체와 주변 환경의 360도 확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 사진·IBTIMES UK
개량된 7 시리즈 기술 중에는 각종 제스처 컨트롤도 포함된다. 2015년 말 7 시리즈를 시운전했을 때 이 기술을 실용성 없고 반응 둔한 장치로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그 뒤로 BMW가 어떤 마법을 발휘했는지 훨씬 쓸모가 커졌다.

음량을 조절할 때는 대시보드 앞에서 왼손 검지를 돌리면 된다. 둘째와 셋째 손가락을 앞으로 찌르는 동작은 스테레오 소리를 죽이거나 네비게이션 목적지를 집으로 지정하는 등의 작업을 하도록 맞춤 설정할 수 있다. 음량 조절 버튼을 돌리거나 운전대의 단추를 누르는 대신 손가락으로 돌리는 방식이 뭐가 낫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일단 숙달되면 의외로 만족스럽고 자연스럽다.

제스처 컨트롤은 주차할 때도 편리하다. 첫째, 외부 카메라가 자동차와 주변 환경의 360도 라이브 이미지를 생성한다. 차량은 디지털로 생성돼 비디오 게임 속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계기판 터치스크린에 나타나는 다른 것은 모두 실제 이미지다.

디스플레이를 쓸어 넘기거나 엄지와 검지를 붙여 스크린 앞에서 좌우로 움직이는 방법으로 자동차 이미지를 돌려가며 모든 각도에서 점검할 수 있다. 360도 이미지는 계기판 디스플레이로 볼 수 있지만 전 세계 어디서든 BMW 커넥티드드라이브(ConnectedDrive)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근무 중 또는 휴가 중 자동차(그리고 옆 차의 주차)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앱을 이용해 연료 잔량, 도어락 상태를 확인하고, 자동차 네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주행 루트를 보내 승차 후 곧바로 출발할 수 있다.

개방된 도로로 나가면 5 시리즈의 기술이 주는 감동은 계속된다. 레이더 유도 차속 유지와 능동 조향(active steering, 상황에 따라 바퀴의 조향 각도가 달라진다) 기능이 결합해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 파일럿과 비슷한 경험을 제공한다.

차선 표시가 명확한 고속도로에선 BMW의 약 324만원짜리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Driving Assistant Plus)’ 패키지를 이용해 효과적인 자율 주행을 할 수 있다. 모퉁이를 돌 때 차선을 벗어나지 않고 앞차와 안전 거리를 유지한다. 가다 서기가 반복되는 도로에서도 문제 없다. 어느 일요일 오후 런던과 사이스웨일즈 간 M4 고속도로에서 우리가 운전하지 않는데도 정체 구간을 따라 주행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고급 운전석의 스타일과 느낌은 추가 옵션을 가진 약 9500만원짜리 차답게 호화스럽다. / 사진·BMW
지체 구간에선 차에 운전을 맡겨도 안심할 수 있었다(우리가 잠들지 않았다는 표시로 손가락 하나를 운전대 위에 올려 놓았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정속(定速) 주행할 때는 차선을 지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5 시리즈는 종종 우리가 불안할 정도로 차선 왼쪽으로 바짝 붙어 달렸다. 그리고 여러 차례 자신의 주행 방식에 놀라 운전대를 떨며 내장된 탈선 경고음을 울렸다.

이는 카메라 미세조정 문제일 수도 있지만 시속 110여㎞의 속도로 주행할 때는 이 시스템을 작동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이 제대로만 작동하면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에선 정말 편리하겠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안타까웠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18개월 반 전 우리가 테스트한 7 시리즈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차의 갖가지 신기술 측면을 벗어나 5시리즈는 사람들이 바로 대형 BMW 세단에서 기대할 만한 차다. 주행감이 좋고 순응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8단 자동 기어박스는 부드럽고 어떤 기어비를 선택할지 거의 혼동하지 않는다. 스포트 모드에선 승차감에 유쾌한 정도의 단단한 느낌을, 운전대에는 묵직함을 안겨준다. 그리고 좌석은 롤스로이스처럼 정숙하다.

인테리어의 세련된 감각은 손길 닿는 모든 표면·스위치·단추에 뻗친다. 딱딱하고 촉감 나쁜 플라스틱이 없고 대신 운전자나 탑승자의 눈길과 손길 닿는 모든 것이 최고급으로 느껴진다. 발 밑 공간, 무드 등 내장된 방향제는 보여주기용 장식처럼 보일지 모르지만(방향제는 분명 그렇다) 나머지 인테리어는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다.

- 앨리스테어 찰턴 아이비타임즈 기자
 [박스기사] 우리의 평가 - BMW 5 시리즈(2017) 530d x드라이브 M 스포트
BMW답게 차분한 고속도로의 정속 주행과 시골길을 가로지르는 역동적인 주행을 모두 즐긴다는 느낌을 준다. 스포티하고 민감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비슷한 사이즈의 재규어 XF만큼 예민하지는 않다. 우리 시승차에는 약 290만원짜리 x드라이브 옵션이 추가돼 풀타임 사륜구동(permanent four-wheel-drive,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구동력을 얻도록 제어하는 시스템) 기능을 갖췄다. 약 144만원을 추가하면 사륜 조향(four-wheel steering, 앞뒤 4바퀴가 모두 조향되도록 하는 장치, BMW의 용어로는 인티그럴 액티브 스티어링)도 장착할 수 있다. 모퉁이를 돌 때 차가 더 작고 민첩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5 시리즈는 스포츠카가 아니고 지나치게 그런 흉내를 내서도 안 된다. 고속도로를 매끄럽게 왕복할 만한 파워를 가진 고급 대형차다. 운전자와 탑승자가 즐겁고 편안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장치와 기술을 잔뜩 탑재한 자동차다. 반 자율주행 기능의 장거리 정속 주행, 마사지 시트, 프리미엄 스테레오, 정숙한 좌석을 갖춘 5 시리즈는 역대 최고 수준의 최고급 모델 중 하나다.

BMW 5 시리즈 세단형의 기본 가격은 약 5240만원이다. x드라이브 사륜구동과 M 스포트 스타일링을 갖춘 이 530d 버전의 기본 가격은 약 7070만원이다. 옵션을 추가한 우리의 시승차 가격은 약 95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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