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공휴일의 경제학] “공휴일 하루 늘면 국내 지출 432억↑”
[임시 공휴일의 경제학] “공휴일 하루 늘면 국내 지출 432억↑”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황금연휴 수출 감소, 해외 여행 증가 우려도 정부는 9월 5일 국무회의에서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최장 10일의 ‘황금연휴’가 만들어졌다. 국군의날(10월 1일), 추석 연휴(10월 3일~5일), 개천절 대체 공휴일(10월 6일)에 주말을 합한 결과다. 휴일 사이에 낀 10월 2일 때문에 고심한 직장인들로선 연차를 내지 않아도 온전히 연휴를 누릴 기회를 얻게 됐다.
긴 연휴는 개인에게만 득이 되는 건 아니다.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 정부가 임시 공휴일을 지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5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국무위원들에게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국민께선 모처럼 휴식과 위안의 시간이 되고,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시 공휴일의 경제 효과’는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의 연구에선 이미 입증이 됐다. 가장 최근의 예는 지난해 5월 연휴다. 당시 정부는 5월 6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고 5일부터 8일까지의 나흘 연휴를 만들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시기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액은 임시 공휴일이 없어 하루가 징검다리였던 전년도 5월 2~5일보다 각각 16%, 4.8%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앞서 4월 증가율이 -0.5%이던 것에서 반등했다.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2% 늘었고, 카드 국내 승인액도 전년 동월 대비 22.7%나 불어났다. 박상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8월 공개한 ‘연휴가 관광수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공휴일이 하루 늘어나면 국내 지출이 432억원 증가하고 71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별 휴일이 하루 더 늘면 월별 평균 1인당 국내 여행 지출액은 919원, 해외 여행 지출액은 337원 각각 증가한다. 국내 여행 지출액 919원 가운데 숙박 여행 지출액이 788원이고, 당일 여행 지출액은 131원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4360만 명을 고려하면 공휴일 하루 증가로 국내 여행 지출액은 400억5000만원, 해외 여행 지출액은 146억9000만원 늘어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여기에 해외 여행비 지출은 모두 해외에서 이뤄지지 않고 국내에서 여행상품이나 여행준비물 구매에도 사용된다. 2008년 한국관광위성계정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 여행 지출을 할 때 국내에서의 씀씀이 비중은 21.6%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해외 여행비 중 국내 지출액은 31억7000만원으로 집계된다. 박 부연구위원은 공휴일 하루 증가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는 국내 여행 지출액과 해외 여행 때 국내 지출액을 합친 432억2000만원으로 추산했다.
2015년 광복절 연휴 때는 최대 5조원의 경제 효과가 유발된다는 분석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4일 금요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고 금~일 사흘 간의 연휴를 조성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년 8월 14일 임시 공휴일 지정과 관련해 경제 파급효과를 추정했다. 연구원은 임시 공휴일 하루의 전체 소비지출액을 1조99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평균 7만9600원을 쓴다고 가정한 수치다. 식비(34.1%)가 가장 많고, 숙박비(23.9%)·교통비(28.2%)·오락문화비(13.8%) 순이었다. 이렇게 국민 지갑에서 나오는 2조원은 경제 전 부문에 파급된다. 우선 숙박·음식·운송서비스업 등 생산유발액이 3조9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각 산업별 부가가치 유발액까지 합하면 경제 효과는 5조1600억 원으로 늘어난다.
황금연휴가 생겨도 실제 내수에는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기업의 생산일수 감소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무엇보다 수출이 큰 타격을 받는다. 통상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조업 일수가 하루 줄어들 경우 수출 감소율을 4~5%로 보고 있다. 박상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8월 공개한 ‘연휴가 관광수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공휴일이 하루 늘어나면 국내 지출이 432억원 증가하고 71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별 휴일이 하루 더 늘면 월별 평균 1인당 국내 여행 지출액은 919원, 해외 여행 지출액은 337원 각각 증가한다. 국내 여행 지출액 919원 가운데 숙박 여행 지출액이 788원이고, 당일 여행 지출액은 131원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4360만 명을 고려하면 공휴일 하루 증가로 국내 여행 지출액은 400억5000만원, 해외 여행 지출액은 146억9000만원 늘어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여기에 해외 여행비 지출은 모두 해외에서 이뤄지지 않고 국내에서 여행상품이나 여행준비물 구매에도 사용된다. 2008년 한국관광위성계정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 여행 지출을 할 때 국내에서의 씀씀이 비중은 21.6%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해외 여행비 중 국내 지출액은 31억7000만원으로 집계된다. 임시 공휴일 증가로 해외 소비만 늘어날 것이란 주장도 여전하다. 연휴가 길면 국외로 관광객이 빠져나가기만 한다는 것이다. 이미 해외 소비는 실제 증가 추세다. 8월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 에 따르면 2분기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카드금액은 41억8000만 달러다. 전분기(40억2000만 달러) 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분기당 해외 카드사용금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카드 해외 실적은 2014년 3분기에 처음 분기당 30억 달러 선을 넘어선 뒤 올 1분기에 10분기 만에 다시 40억 달러선을 뛰어넘었다.
여기에 각 항공사의 10월 초 연휴기간 해외 노선 예약률은 90% 이상을 기록하며 매진을 앞두고 있다. 평소 가기 힘든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비롯해 하와이·괌 등 휴양지 항공권 예약이 매진을 앞두고 있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9월 30일∼10월 9일 이스탄불 노선 예약률이 99%를 기록했으며 마드리드는 97%, 바르셀로나는 91%에 달했다. 유럽의 경우 84% 수준이며 호주·뉴질랜드·괌·사이판 등 대양주는 94%까지 올랐고 일본·중국·동남아 노선은 72∼75%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전체 노선 예약률이 8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미주 89%, 대양주 89%, 유럽 87%, 동남아 85%, 일본 83%, 중국 73% 등 대부분 80%를 넘겼다. 특히 파리행 티켓은 매진 상태며 뉴욕(94%)·타이베이(99%)·푸껫(98%) 등도 매진이 임박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휴일 동안에도 국내 소비가 줄고 해외 소비가 증가하는 게 추세”라며 “과거와 달리 해외 여행에 대한 의식과 부담이 크지 않아 추석 명절이더라도 해외 여행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에 비해 아직도 국내 관광 인프라와 가격 경쟁력은 낮은 편”이라며 “이번 연휴 기간 이미 해외 관광을 미리 계획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쉬는 회사만 쉬는 것도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올 수 있다. 임시 공휴일은 관공서·공공기관·학교 등은 쉬지만, 민간기업은 각 사의 취업규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휴무 여부를 결정한다. 결국 근로자를 위한 복지나 처우가 좋은 회사는 정부의 시책을 따르겠지만 근로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 등에서는 쉴 수가 없다. 특히 물량 증가나 공급 부족으로 연중 휴무 없이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기업은 정부의 휴일 지정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350개사를 대상으로 ‘임시 공휴일 지정에 따른 휴무계획’을 조사한 결과, 50.3%가 ‘하루만 쉬어도 생산량·매출액 등에 타격이 있어 쉴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 중에서도 업종에 따라 대체공휴일에 대한 입장이 갈린다. 제조업과 중소기업은 조업일수 감소와 인건비 증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관광 등 내수서비스 업종은 제도 도입을 반긴다.박 부연구위원은 공휴일 하루 증가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는 국내 여행 지출액과 해외 여행 때 국내 지출액을 합친 432억2000만원으로 추산했다.
2015년 광복절 연휴 때는 최대 5조원의 경제 효과가 유발된다는 분석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4일 금요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고 금~일 사흘 간의 연휴를 조성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년 8월 14일 임시 공휴일 지정과 관련해 경제 파급효과를 추정했다. 연구원은 임시 공휴일 하루의 전체 소비지출액을 1조99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평균 7만9600원을 쓴다고 가정한 수치다. 식비(34.1%)가 가장 많고, 숙박비(23.9%)·교통비(28.2%)·오락문화비(13.8%) 순이었다. 이렇게 국민 지갑에서 나오는 2조원은 경제 전 부문에 파급된다. 우선 숙박·음식·운송서비스업 등 생산유발액이 3조9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각 산업별 부가가치 유발액까지 합하면 경제 효과는 5조1600억 원으로 늘어난다.
황금연휴가 생겨도 실제 내수에는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기업의 생산일수 감소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무엇보다 수출이 큰 타격을 받는다. 통상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조업 일수가 하루 줄어들 경우 수출 감소율을 4~5%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임시 공휴일 제도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예측 가능성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정부는 임시 공휴일을 실제 당일에 임박해 결정해 비판을 받았다. 휴일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경제 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을 사흘 전인 11일 결정했다. 지난해 5월 6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 것도 고작 일주일 전에 결정했다. 그나마 이번 10월 2일 임시 공휴일은 한달 전에 확정됐다. 문 대통령도 5일 국무회의에서 “임시 공휴일 지정을 임박해서 결정하게 되면 국민들이 휴무를 계획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며 “또한 산업현장과 수출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어린이집 휴무 등으로 국민 생활에 불편을 줄 수도 있다”고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한 달 전에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미 대선 후보 시절부터 10월 2일 임시 공휴일 지정을 공약으로 내놨다. 지난 7월에도 김진표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임시 공휴일 지정이 확정적이란 의견을 냈었다. 한 달 전이 아니라 더 빨리 임시 공휴일 지정을 확정지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아예 현행 공휴일 제도를 ‘날짜제’에서 ‘요일제’로 바꿔 예측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높이자는 의견도 나온다. 예를 들어 어린이날을 ‘5월 5일’이 아닌 ‘5월 첫째 주 월요일’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통한 내수증진 기대효과에 더해 업무 효율성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공휴일 요일제를 시행했다.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 5월 넷째 주 월요일을 현충일로 정하는 등 대다수 공휴일을 요일제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매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에 쉬는 추수감사절을 가장 큰 내수 진작효과를 누리고 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은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불린다. 이 시기부터 다음해 초까지 미국에선 업체들이 대규모 세일행사를 벌인다. 이로 인해 이 시기는 미국인들이 한 해 중 가장 큰 규모로 쇼핑을 하는 때로 정착이 됐다. ‘날짜제’였던 일본도 1990년대 초반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해피 먼데이’ 제도를 도입했다. 2001년 성년의 날을 1월 둘째 주 월요일로, 바다의 날을 7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했다. 또 경로의 날(9월 셋째 주 월요일), 체육의 날(10월 둘째 주 월요일) 등을 요일제로 정해 내수 활성화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정치권에서 요일제 공휴일에 대한 입법 움직임이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등 10명은 한글날·어린이날·현충일을 요일제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홍준표 연구위원은 “정부가 이벤트 식으로 임시 공휴일을 매번 지정하면 피로감으로 인해 실제 경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인위적인 처방을 계속하기보다 요일제로 운영의 묘를 발휘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과 추석처럼 음력을 기준으로 정하는 연휴를 제외하면 다른 일반 공휴일은 충분히 요일제 운영이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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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는 개인에게만 득이 되는 건 아니다.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 정부가 임시 공휴일을 지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5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국무위원들에게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국민께선 모처럼 휴식과 위안의 시간이 되고,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시 공휴일의 경제 효과’는 정부와 민간 연구기관의 연구에선 이미 입증이 됐다. 가장 최근의 예는 지난해 5월 연휴다. 당시 정부는 5월 6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고 5일부터 8일까지의 나흘 연휴를 만들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시기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액은 임시 공휴일이 없어 하루가 징검다리였던 전년도 5월 2~5일보다 각각 16%, 4.8%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앞서 4월 증가율이 -0.5%이던 것에서 반등했다.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2% 늘었고, 카드 국내 승인액도 전년 동월 대비 22.7%나 불어났다.
지난해 5월 연휴 때 경제 효과 입증
여기에 해외 여행비 지출은 모두 해외에서 이뤄지지 않고 국내에서 여행상품이나 여행준비물 구매에도 사용된다. 2008년 한국관광위성계정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 여행 지출을 할 때 국내에서의 씀씀이 비중은 21.6%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해외 여행비 중 국내 지출액은 31억7000만원으로 집계된다. 박 부연구위원은 공휴일 하루 증가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는 국내 여행 지출액과 해외 여행 때 국내 지출액을 합친 432억2000만원으로 추산했다.
2015년 광복절 연휴 때는 최대 5조원의 경제 효과가 유발된다는 분석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4일 금요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고 금~일 사흘 간의 연휴를 조성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년 8월 14일 임시 공휴일 지정과 관련해 경제 파급효과를 추정했다. 연구원은 임시 공휴일 하루의 전체 소비지출액을 1조99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평균 7만9600원을 쓴다고 가정한 수치다. 식비(34.1%)가 가장 많고, 숙박비(23.9%)·교통비(28.2%)·오락문화비(13.8%) 순이었다. 이렇게 국민 지갑에서 나오는 2조원은 경제 전 부문에 파급된다. 우선 숙박·음식·운송서비스업 등 생산유발액이 3조9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각 산업별 부가가치 유발액까지 합하면 경제 효과는 5조1600억 원으로 늘어난다.
황금연휴가 생겨도 실제 내수에는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기업의 생산일수 감소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무엇보다 수출이 큰 타격을 받는다. 통상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조업 일수가 하루 줄어들 경우 수출 감소율을 4~5%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연휴 때 경제 효과 입증
여기에 해외 여행비 지출은 모두 해외에서 이뤄지지 않고 국내에서 여행상품이나 여행준비물 구매에도 사용된다. 2008년 한국관광위성계정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 여행 지출을 할 때 국내에서의 씀씀이 비중은 21.6%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해외 여행비 중 국내 지출액은 31억7000만원으로 집계된다.
근로 여건 열악한 중소기업 근로자는 박탈감
여기에 각 항공사의 10월 초 연휴기간 해외 노선 예약률은 90% 이상을 기록하며 매진을 앞두고 있다. 평소 가기 힘든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비롯해 하와이·괌 등 휴양지 항공권 예약이 매진을 앞두고 있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9월 30일∼10월 9일 이스탄불 노선 예약률이 99%를 기록했으며 마드리드는 97%, 바르셀로나는 91%에 달했다. 유럽의 경우 84% 수준이며 호주·뉴질랜드·괌·사이판 등 대양주는 94%까지 올랐고 일본·중국·동남아 노선은 72∼75%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전체 노선 예약률이 8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미주 89%, 대양주 89%, 유럽 87%, 동남아 85%, 일본 83%, 중국 73% 등 대부분 80%를 넘겼다. 특히 파리행 티켓은 매진 상태며 뉴욕(94%)·타이베이(99%)·푸껫(98%) 등도 매진이 임박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휴일 동안에도 국내 소비가 줄고 해외 소비가 증가하는 게 추세”라며 “과거와 달리 해외 여행에 대한 의식과 부담이 크지 않아 추석 명절이더라도 해외 여행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에 비해 아직도 국내 관광 인프라와 가격 경쟁력은 낮은 편”이라며 “이번 연휴 기간 이미 해외 관광을 미리 계획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쉬는 회사만 쉬는 것도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올 수 있다. 임시 공휴일은 관공서·공공기관·학교 등은 쉬지만, 민간기업은 각 사의 취업규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휴무 여부를 결정한다. 결국 근로자를 위한 복지나 처우가 좋은 회사는 정부의 시책을 따르겠지만 근로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 등에서는 쉴 수가 없다. 특히 물량 증가나 공급 부족으로 연중 휴무 없이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기업은 정부의 휴일 지정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350개사를 대상으로 ‘임시 공휴일 지정에 따른 휴무계획’을 조사한 결과, 50.3%가 ‘하루만 쉬어도 생산량·매출액 등에 타격이 있어 쉴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 중에서도 업종에 따라 대체공휴일에 대한 입장이 갈린다. 제조업과 중소기업은 조업일수 감소와 인건비 증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관광 등 내수서비스 업종은 제도 도입을 반긴다.박 부연구위원은 공휴일 하루 증가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는 국내 여행 지출액과 해외 여행 때 국내 지출액을 합친 432억2000만원으로 추산했다.
2015년 광복절 연휴 때는 최대 5조원의 경제 효과가 유발된다는 분석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4일 금요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고 금~일 사흘 간의 연휴를 조성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년 8월 14일 임시 공휴일 지정과 관련해 경제 파급효과를 추정했다. 연구원은 임시 공휴일 하루의 전체 소비지출액을 1조99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평균 7만9600원을 쓴다고 가정한 수치다. 식비(34.1%)가 가장 많고, 숙박비(23.9%)·교통비(28.2%)·오락문화비(13.8%) 순이었다. 이렇게 국민 지갑에서 나오는 2조원은 경제 전 부문에 파급된다. 우선 숙박·음식·운송서비스업 등 생산유발액이 3조9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각 산업별 부가가치 유발액까지 합하면 경제 효과는 5조1600억 원으로 늘어난다.
황금연휴가 생겨도 실제 내수에는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기업의 생산일수 감소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무엇보다 수출이 큰 타격을 받는다. 통상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조업 일수가 하루 줄어들 경우 수출 감소율을 4~5%로 보고 있다.
공휴일 제도 날짜제→요일제로 바꾸자는 의견도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미 대선 후보 시절부터 10월 2일 임시 공휴일 지정을 공약으로 내놨다. 지난 7월에도 김진표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임시 공휴일 지정이 확정적이란 의견을 냈었다. 한 달 전이 아니라 더 빨리 임시 공휴일 지정을 확정지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아예 현행 공휴일 제도를 ‘날짜제’에서 ‘요일제’로 바꿔 예측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높이자는 의견도 나온다. 예를 들어 어린이날을 ‘5월 5일’이 아닌 ‘5월 첫째 주 월요일’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통한 내수증진 기대효과에 더해 업무 효율성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공휴일 요일제를 시행했다.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 5월 넷째 주 월요일을 현충일로 정하는 등 대다수 공휴일을 요일제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매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에 쉬는 추수감사절을 가장 큰 내수 진작효과를 누리고 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은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불린다. 이 시기부터 다음해 초까지 미국에선 업체들이 대규모 세일행사를 벌인다. 이로 인해 이 시기는 미국인들이 한 해 중 가장 큰 규모로 쇼핑을 하는 때로 정착이 됐다. ‘날짜제’였던 일본도 1990년대 초반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해피 먼데이’ 제도를 도입했다. 2001년 성년의 날을 1월 둘째 주 월요일로, 바다의 날을 7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했다. 또 경로의 날(9월 셋째 주 월요일), 체육의 날(10월 둘째 주 월요일) 등을 요일제로 정해 내수 활성화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정치권에서 요일제 공휴일에 대한 입법 움직임이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등 10명은 한글날·어린이날·현충일을 요일제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홍준표 연구위원은 “정부가 이벤트 식으로 임시 공휴일을 매번 지정하면 피로감으로 인해 실제 경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인위적인 처방을 계속하기보다 요일제로 운영의 묘를 발휘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과 추석처럼 음력을 기준으로 정하는 연휴를 제외하면 다른 일반 공휴일은 충분히 요일제 운영이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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