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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폭탄으로 초강력 EMP 공격까지?

수소폭탄으로 초강력 EMP 공격까지?

북한, ICBM에 장착 가능한 수소탄 실험 “완벽한 성공” 주장
북한 언론은 지난 9월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에서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 : NEWSIS
북한은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하다.

커져가는 국제적인 압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적인 발언(“화염과 분노”)에도 베일에 가린 북한 김정은 정권은 지난 9월 3일 또다시 도발을 감행했다.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북한의 첫 핵실험이다. 확인된다면 이 실험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에서 중대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실험된 핵무기의 성격 때문이다.

지난 3일 북한 관영 언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될 수 있는 수소폭탄 실험이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북한 핵실험의 결과일 가능성이 큰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인공 지진은 중국 국경 지대에서도 감지됐으며 중국 정부를 격분시켰다.

이번에 실시된 6차 북한 핵실험의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객관적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북한의 주장은 세계 지도자들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 전쟁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수소폭탄의 위력은 미국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에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수소폭탄이란?


수소폭탄은 핵분열탄을 1단 기폭제로 사용하는 2단계 무기다. 1단계에서 핵분열무기인 원자탄을 폭발시켜 2단계 핵융합반응을 일으킴으로써 폭발력을 얻는다. 따라서 수소폭탄을 제조하려면 대량의 핵융합물질과 고도의 핵물리 기술이 필요하다. 원자폭탄이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핵물질의 분열(원자의 핵을 쪼갠다는 뜻)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분출하는 반면 수소폭탄은 한걸음 더 나아간다. 수소폭탄에선 분열 과정이 수소 가스실에서 발생하며, 핵분열에 의해 발생한 에너지가 수소 원자의 융합을 일으킨다. 그때 발생하는 중성자가 폭발 연쇄반응에서 융합 과정을 재촉진한다.

북한은 수소폭탄에 관해 어떻게 주장했나?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면서 방문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핵무기연구소에서는 핵무기 병기화에서 일대 전환을 일으킬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의도에 맞게 최근에 보다 높은 단계의 핵무기를 연구 제작하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최고 영도자 동지가 새로 제작한 ICBM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무기와 관련해 “우리의 핵과학자, 기술자들은 첫 수소탄 시험에서 얻은 귀중한 성과를 바탕으로 핵 전투부로서의 수소탄의 기술적 성능을 최첨단 수준에서 보다 갱신했다”고 밝혔다. 무기의 성능에 대해서는 “핵탄 위력을 타격 대상에 따라 수십 킬로톤(kt)급으로부터 수백 kt급에 이르기까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수소탄은 거대한 살상파괴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전자기펄스)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했다. EMP 공격이란 핵무기 폭발로 발생하는 전자기 에너지의 거대한 파장을 가리킨다. 전력망을 표적으로 하는 단 한 차례의 EMP 공격으로도 넓은 지역의 전력 공급과 통신 기능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로 주장되는 물체를 살펴보는 사진도 공개했다. 그러나 그 무기가 수소폭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에 장착해 미국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는지 여부에 관해서도 회의적이다.
미국은 1952년 태평양의 비키니 환초에서 첫 수소폭탄을 실험했다. 그 위력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탄의 약 450배에 해당했다. / 사진 : GETTY IMAGES BANK


수소폭탄이 실제로 사용된 적 있나?


지금까지 수소폭탄은 공격 무기로 사용된 적이 없다. 그러나 확인된 실험은 여러 차례 있었다. 미국은 1952년 태평양에서 첫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했다. 그 폭탄은 1만 400kt의 위력을 나타냈다.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의 약 450배에 해당한다. 2년 뒤 미국은 최대의 핵무기 실험을 실시했다. 1954년 3월 1일 미국은 태평양 비키니 환초에서 ‘캐슬 브라보’라는 이름의 1만5000kt 위력의 수소폭탄을 터뜨렸다. 히로시마에 투하했던 원자탄보다 1000배 이상 강력한 이 수소폭탄은 미국이 터뜨린 폭탄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실험 현장의 섬이 통째로 없어질 정도였다.

가장 강력한 수소폭탄 실험은 1961년 소련의 ‘차르 봄바’였다. 고도 1만m에서 투하된 폭탄은 지상 4000m에서 폭발했다. 화염이 비행기 고도까지 닿았고 버섯구름이 60㎞까지 치솟았다. 100㎞ 바깥에서 3도 화상에 걸린 사람이 속출했다. 후폭풍 때문에 1000㎞ 바깥 핀란드의 유리창이 깨졌다. 지진파는 지구를 세 바퀴나 돌았다. 무게 2만7000㎏으로 5만kt의 폭발력을 보였다. TNT 5000만t과 맞먹는다.

수소폭탄이 초래할 수 있는 피해의 규모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사용한 원자폭탄이 지금까지 전쟁에서 사용된 가장 강력한 핵무기였다. 나가사키에 투하된 ‘팻맨’은 무게 약 4700㎏에 폭발력은 20kt이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각각 약 8만 명과 7만 명이 즉사했고, 추후 10만 명 이상이 방사능 등의 다른 요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수소폭탄은 원자폭탄보다 파괴력이 수 배나 크기 때문에 사망자가 훨씬 많을 수 있다.

어떤 나라가 수소폭탄을 실험했나?


미국과 러시아 외에 영국과 프랑스, 중국이 수소폭탄을 공식 실험했다. 나머지 핵무기 보유국 중 이스라엘과 파키스탄의 경우 수소폭탄 실험이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는 1998년 5차례의 핵무기 실험을 실시했는데 열핵폭탄이 포함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인도 핵무기 프로그램 참여자는 그 주장을 반박했다.

- 코너 개피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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