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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체크 패턴의 무한 변신

[STYLE] 체크 패턴의 무한 변신

올겨울 체크 트렌드가 패션 시장을 점령했다. 클래식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체크 패턴이 클래식한 슈트에서 캐주얼웨어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추세다. 겨울 남자의 스타일에 화룡점정이 될 체크 패턴을 소개한다.
수트서플라이 그레이 체크 베스트.
올겨울 패션 매장의 쇼윈도는 체크 패턴이 점령했다. 전통적으로 패션 시장에서 F/W 시즌은 체크의 계절이지만 올해는 그 기세가 더욱 남다르다. 세계적인 명품, 컨템퍼러리, 디자이너 브랜드는 물론 스트리트, SPA 브랜드까지 너도나도 앞 다투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플래드(plaid)'라고도 불리는 체크 패턴은 우리말로 '격자무늬'라는 뜻이다. 본래는 서로 다른 색상의 실을 가로·세로 같은 간격으로 교차해 짠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프린트로 격자무늬를 물들이거나 동일한 색의 실이지만 짜는 방식을 달리해 격자무늬를 낸 것도 체크 패턴이라 부른다.

체크 패턴의 인기에는 최근 소비 생활 전반에 퍼진 가성비 트렌드가 일조했다는 것이 패션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체크 패턴 의상은 별도의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시선을 끄는 포인트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편안한 캐주얼은 물론 격식을 차려야 하는 복식에도 두루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젠더리스(genderless)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남성 정장이나 재킷에 주로 사용됐던 체크 패턴이 여성복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등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복고 바람 타고 인기몰이
2. 라르디니 글렌 체크 재킷. / 3. 솔리드옴므 브라운 체크 코트. / 4. 꼬르넬리아니 그레이 윈도페인 체크 재킷 . / 5. 꼬르넬리아니 하운드 투스 체크 코트. / 6. 갤럭시 그레이 체크 블레이저.
송지오옴므의 김현욱 수석팀장은 "최근 복고 열풍이 계속되면서 활용도가 높은 클래식한 체크 패턴 의상이나 소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트레이닝복이나 캐주얼웨어와 함께 매치할 수 있도록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된 아이템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체크 패턴은 모양과 크기가 더욱 다양해진 것이 무엇보다 큰 특징이다. 기존에 많이 사용되던 글렌 체크(glen check)나 건 클럽 체크(gun club check), 윈도페인 체크(windowpane check) 외에도 타탄(tartan), 깅엄(gignham), 하운드 투스(hound tooth), 아가일(argyle) 등 다양한 종류의 체크 의상이 출시되고 있다. 또 아주 작은 체크부터 커다란 체크까지 크기도 변칙적이다. 색상도 더욱 다채로워졌다. 겨울철 무난한 컬러인 블랙과 그레이는 물론 옐로, 레드, 핑크 계열 등 보다 다채로운 색상이 적용돼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소재가 다양해진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기존 체크 패턴 의상에 주로 사용됐던 면과 모직을 비롯해 부드러운 캐시미어와 울, 패딩 등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재킷이나 슈트, 코트 등에 주로 사용됐던 체크가 바지나 티셔츠, 가방, 신발, 심지어 패딩 점퍼에까지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솔리드옴므의 문태석 디자인 실장은 "작년까지는 체크 패턴이 단품으로만 출시됐다면 올해는 남성복의 모든 아이템에 체크 패턴이 사용되고 있다"며 "기존의 클래식한 패턴에 빈티지한 레트로 감성까지 더해진 패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당분간 체크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소재와 잘 어울리고 쉽게 싫증나지 않는 체크 패턴은 색상의 배합, 패턴의 구성, 코디네이션 방법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 체크 패턴 의상을 입을 때는 상·하의에 서로 다른 종류의 체크를 매치하면 자칫 어수선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무늬로 통일감을 주는 것이 좋다. 또 잔잔한 체크가 들어간 스타일은 체형에 상관없이 무난하게 입을 수 있다. 상·하의 모두 체크로 통일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체크 패턴이 들어간 머플러와 모자, 가방 등을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체크에는 주로 베이지, 카키, 레드, 네이비 등의 컬러가 사용된다. 그중 하나를 선택해 톤온톤으로 매치하면 더욱 멋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가령 블랙 컬러가 들어간 체크 바지 위에 검은색 터틀넥과 롱 재킷을 입으면 심플하면서도 시크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문 실장은 "체크 패턴 재킷이나 코트에는 단품의 이너웨어보다 패턴이 있는 셔츠에 터치감이 좋은 울니트나 터틀넥을 겹겹이 레이어링해 연출하는 것이 더욱 스타일리시하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믹스매치로 개성 있는 스타일 가능
(왼쪽) 송지오옴므 블루 체크 슈트. / (오른쪽) 조르지오 아르마니 3버튼 체크 재킷.
체크 패턴의 종류에 따라 연출할 수 있는 스타일도 각양각색이다. 트위드(tweed)나 플란넬(flannel)처럼 두툼한 원단을 사용한 글렌 체크 재킷은 남성의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글렌 체크는 클래식 남성복의 영원한 아이콘으로 불리는 영국의 윈저공이 유행시켰다. 글렌 체크가 들어간 재킷에는 중간 채도의 연한 회색 바지와 브라운 컬러의 옥스퍼드 슈즈를 매치하면 우아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작은 바둑판무늬 위에 다른 색깔로 큼지막한 격자를 겹친 건 클럽 체크도 한겨울의 정취와 잘 어울린다. 1874년 미국의 한 사냥 클럽에서 유니폼으로 채택한 것이 시초가 됐다. 건 클럽 체크 재킷에는 무늬가 없는 흰 셔츠가 가장 안전하지만 체크 패턴과 통일한 컬러의 줄무늬 셔츠를 입으면 훨씬 세련돼 보인다.

일명 '식탁보 무늬'라 불리는 깅엄 체크는 가장 기본적인 체크 패턴이다. 흰 바탕에 빨강, 흰 바탕에 파랑처럼 배색이 단조롭고 패턴 모양이 정사각형에 가까워 뚜렷하게 드러난다. 컬러풀한 깅엄 체크 재킷에는 청바지와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하면 훨씬 젊은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유행을 타지 않은 아이템으로는 하운드 투스 체크만한 것이 없다. 이름 그대로 사냥개 이빨 모양이 이어지는 패턴이다. 패턴이 화려하기 때문에 하운드 투스 체크 재킷이나 코트 안에 흰색이나 검은색의 단색 옷을 입으면 세련되면서도 심플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타탄 체크는 체크가 2중·3중으로 겹쳐진 복잡한 무늬를 말한다. 스코틀랜드 남자들이 즐겨 입는 전통 의상인 킬트(kilt)에 사용되는 무늬로 잘 알려져 있다. 패턴 자체가 화려한 타탄 체크는 코트나 재킷 같은 아우터보다는 머플러나 넥타이 같은 원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면 과하지 않고 훨씬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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